본문듣기

세계유산축전과 문화재 활용의 뉴노멀

2021년 세계유산축전 경북, 제주, 충남·전북, 경기 선정

등록 2020.10.16 09:39수정 2020.10.16 09:39
0
원고료로 응원
유네스코 세계유산 활용 문화유산축제인 문화재청의 2021년 세계유산축전 사업 공모에서 총 4건이 선정됐다. 연속유산 3건은 경북도(안동 하회마을, 봉정사, 도산·병산서원), 충남도-전북도(백제역사유적지구 공주·부여·익산), 경기도(수원화성), 단일유산 1건으로는 제주도(제주화산섬과 용암동굴)가 2021년 세계유산축전의 대상지가 됐다.
 

올해 열린 세계유산축전-제주에서 세계유산 가치 나눔 토크콘서트 <공감>에서 차진엽 현대무용가가 '여럿이 함께 몸으로 느끼는 자연유산'을 주제로 펼치는 퍼포먼스와 관객과의 대화 ⓒ 전통플랫폼 헤리스타


문화재청은 지난 7월 공모지원사업을 공고하여 유네스코 등재 세계유산을 보유한 지자체를 대상으로 사업계획서를 받아 8~9월 서면심사와 현장 조사, 발표심사를 거쳐 올해 3건에서 내년에는 1건이 증가한 총 4건을 최종 선정했다. 이중 경북도(도지사 이철우)와 제주도(도지사 원희룡)는 올해에 이어 다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고, 충남도(도지사 양승조)-전북도(도지사 송하진) 공동, 경기도(도지사 이재명)는 세계유산축전의 개최지역으로 새롭게 진입하게 됐다.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세계유산축전 공모사업에 백제세계유산센터, 익산문화재단과 함께 공동주관기관으로 참여한 충남문화재단의 김현식 대표이사는 "세계유산의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지역 연계와 주민 주도형에 중점을 두고 사업계획을 마련했다"며 "세계유산축전을 통해 백제문화의 장소성을 전 국민에게 알리고 한류의 원조인 백제가 문화의 중심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내년 세계유산축전에 수원화성을 소재로 선정된 수원시의 김기배 관광과장은 "2021 경기 세계유산축전 '수원화성, 의궤가 살아있다'는 세계유산 수원화성과 기록유산인 의궤(儀軌)를 활용해 뛰어난 세계유산의 가치를 알리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며 "죽어있는 문화유산이 아니라 활용되어 살아 숨 쉬고 즐길 수 있는 포스트 코로나형 축전으로 시민들에게 위로가 되는 수준 높은 문화유산축제로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세계유산축전(World Heritage Festival)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국내 세계유산의 가치와 의미를 널리 알리기 위한 문화유산 활용 복합 축제다. 기존의 성공 사례인 '궁중문화축전'과 '유럽연합 문화유산의 해(European Heritage Year)'를 모델로 하여 문화재청이 올해부터 새롭게 추진하는 지역문화재 활용 사업이다.

인류의 자산 세계유산의 가치를 세계인과 더불어 향유하고, 고품격의 문화유산 복합 콘텐츠를 기획·보급하기 위해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세계유산 이해·전달·해석 프로그램이 결합한 복합 페스티벌로 진행된다.

유네스코 등재 세계유산을 주제로 해당 유산의 특성,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 Outstanding Universal Value), 역사적 의미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내용의 축제 형식이다.

프로그램은 크게 향유형과 확산형으로 구분된다. 공연ㆍ전시를 목적으로 하는 가치 향유 프로그램과 세미나, 강연‧워킹투어, 체험‧교육 등 세계유산 이해 증진을 목표로 하는 가치 확산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올해 열린 세계유산축전-경북 중 안동하회마을 모습. ⓒ 전통플랫폼 헤리스타


문화유산의 관광자원 활성화를 위해 '참 만남, 참 문화유산'을 슬로건으로 추진되는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과 함께 시작한 세계유산축전은 사업 첫해인 올해 3건이 진행됐다.


7월 한국의 서원, 8월 경북 안동·경주·영주, 9월 제주에서 열렸다. 코로나19와 사회적 거리두기, 기록적인 장마와 연이은 태풍과 겹치며 축전 진행에 많은 제약이 따랐지만, 지역에 소재한 세계유산을 중심축으로 지역문화와 예술, 콘텐츠가 문화적 백신이 되어 지친 지역주민과 관광객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마음 방역이 되었다.

그리고 각 축전 개최를 주관하는 지역의 문화기관과 단체를 중심으로 기획자, 예술인에게 예술 활동이 전면 취소되는 상황에서, 비대면 환경에 안전하면서도 유산과 융합한 새로운 작품 창작의 계기를 만들었다.

또한 무대, 조명, 음향과 시설, 물품 등 협력업체를 비롯하여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관광업계의 내수 진작에도 도움을 줬다. 특히 축제에 참여하는 인력의 고용 창출과 숙박, 식사, 쇼핑 등 축전 개최지역의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어 위축된 지역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됐다.

한국은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유산이 1995년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를 시작으로 2019년 한국의 서원까지 현재 14건 62개소다. 이밖에 인류무형유산 20건, 세계기록유산 16건까지 모두 50건의 등재유산을 보유한 문화강국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비대면 시대의 여행 트렌드가 사람이 많이 모이지 않는 장소 위주의 여행, 넓은 야외환경에서 경관을 관람하는 방식의 관광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 중심에 여행지로 한적하면서도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인문학적 경험을 만들 수 있는 국내 세계유산을 선택하려는 문화유산관광(Cultural Heritage Tourism)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김종승 문화재청 활용정책과장은 "세계유산축전을 비롯한 지역문화재 활용사업이 국민적 호응에 힘입어 사업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전국의 지자체를 지원할 수 있는 활용정책을 발굴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며 "문화재청은 앞으로도 문화유산이 핵심 관광자원으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어 지역의 문화와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지역문화유산을 활용한 맞춤형 활용 프로그램을 꾸준히 개발하고, 활용 전문인력의 다양한 참여 유도, 문화재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꾸준히 산업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내년 개최 예정인 세계유산축전-백제역사유적지구의 공산성 야경 ⓒ 전통플랫폼 헤리스타


정재숙 문화재청장 취임 이후 예산이 1조 원 시대를 개막한 문화재청은 2020년 역대 최대 규모 예산이자 최대 비율 증액으로 '국민과 함께 누리는 문화유산'을 만들어 가고 있다. 특히 2021년 예산안도 코로나19 이후에 대응하기 위해 신기술 활용 보존관리체계 혁신과 문화유산 향유 저변 확대에 증액, 편성했다.

신한류 확산의 주역인 방탄소년단(BTS)이 지난 9월 경복궁에서 궁궐 문화재를 배경으로 펼친 공연이 미국 NBC에 방영돼, 전 세계에 한국 문화유산의 가치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또한 걸그룹 블랙핑크가 신곡을 공개하며 착용한 한복은 해외 팬들로부터 한국전통문화에 대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코로나19라는 위기를 겪으면서 K-방역이라는 기회를 만들었듯이 세계인들에게 어느 때보다도 '한국적인 것'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전국의 문화재 활용 현장에서도 지역문화의 고유성, 유산의 특성을 담은 경북형, 제주형, 수원형, 충남·전북형 등 지역별 세계유산축전의 특화성이 구현되는 뉴노멀이 요구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헤리티지큐레이션연구소가 발행하는 [전통플랫폼 헤리스타]에 함께 게재됩니다.
* 글 = 예술경영학박사 이창근 (문화칼럼니스트, 콘텐츠라이터)
#세계유산축전 #유네스코 세계유산 #문화재청 #세계유산 #세계문화유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K-콘텐츠와 문화산업을 화두로 글 쓰는 칼럼니스트입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61세, 평생 일만 한 그가 퇴직 후 곧바로 가입한 곳
  2. 2 천연영양제 벌꿀, 이렇게 먹으면 아무 소용 없어요
  3. 3 버스 앞자리 할머니가 뒤돌아 나에게 건넨 말
  4. 4 "김건희 여사 라인, '박영선·양정철' 검토"...특정 비서관은 누구?
  5. 5 죽어라 택시 운전해서 월 780만원... 엄청난 반전이 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