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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언론에 수사 자료 흘렸나? 옵티머스 사건 변호인-검찰 공방

김재현 전 대표 변호인 "정관계 로비 주장한 것처럼 나와 고통" 주장

등록 2020.10.16 13:28수정 2020.10.16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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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김인식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에게 농어촌공사 복지기금의 사모펀드 옵티머스 투자 의혹에 대해 질타했다. 사진에 이 의원의 질의 자료에 여당 유력 인사들의 이름이 씌여있다. ⓒ 공동취재사진

  
"그런데 공개된 재판에서 진실이 가려지기도 전에 김재현 전 대표가 정관계 로비를 주장하고, 펀드운영에 책임이 있는 것처럼 나와 고통을 받고 있다."
  
김재현 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의 변호인이 첫 재판에서 한 말이다. 최근 김재현 전 대표가 지난 5월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펀드 하자 치유' 문건이 공개되면서, 옵티머스 사모펀드 사기 사건은 정관계 로비 의혹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16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34부(재판장 허선아) 심리로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 1차 공판이 진행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 7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김재현 전 대표 등이 2017년부터 공공기관 발주 관급공사 매출채권(공사대금채권)에 투자하겠다고 피해자들을 속여 이들로부터 모두 1조5500억여 원을 편취해 부실채권 인수, 펀드 돌려막기 등에 사용했다며 이들을 재판에 넘겼다.

이들에게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횡령),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사기,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이날 1차 공판에서 검찰은 공소사실을 낭독했고, 변호인들은 공소사실 가운데 인정하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김 전 대표 변호인은 언론에 여러 문건이 공개된 것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은 인정할 건 인정하고 다툴 건 변론을 통해서 법정에서 이야기하겠다. 언론에서 보도되는 정계, 금감원 등의 로비와 관련해서 언제든지 방어권을 행사할 것이고, 수사에 성실히 협조할 예정이다. 피고인들이 서로 돈이나 가담 여부에 대한 책임 경중을 다투고 있고 이해관계가 완전히 상반돼있다. 그런데 공개된 재판에서 진실이 가려지기도 전에 김재현 전 대표가 정관계 로비를 주장하고, 펀드운영에 책임이 있는 것처럼 나와 고통을 받고 있다."

그는 재판부에 자료 유출 행위를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변호인들이 열람을 통해서 알게 된 다른 피고인, 참고인의 진술내용, 증거자료를 유출하거나 일부 단편적인 내용을 왜곡해서 언론에 흘리는 행위를 통해 법정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낳고 방어권 행사를 방해하거나 공판준비에 지장 없도록 하면 좋겠다. 가능한 한 재판부에서도 각별히 유의해주셨으면 좋겠다."


재판부는 "언론 보도를 알고 있는데, 직접적 공소사실과 (관련된) 부분이 드러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재판부는 현재 신경 쓰지 않고 있다"면서 "선입견이나 예단 부분은 염려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드린다"라고 강조했다.

검찰 쪽도 자료 유출을 지적했다. 검찰은 "재판기록이 모두 언론에 공개됐다, 개인정보도 유출됐고, 진행 중인 수사에도 영향이 심각하다"면서 "어떤 피고인과 변호인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언론에 증거기록을 모두 제공했는지 알 수 없지만, 언론을 통해 수사기록이 왜곡될까 우려된다, 재판부에서 엄중하게 경고하시기를 간곡하게 요청 드린다"라고 밝혔다.

이에 김재현 전 대표 변호인은 "(우리가 유출한 거) 아니다"라고 반박했고, 검찰도 "(김재현 전 대표) 변호인이 유출했다고 한 게 아니다"라고 맞받기도 했다.

이날 공판은 1시간 30분 만에 끝났다. 2차 공판은 오는 30일 열린다.
#옵티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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