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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공고 학생, 숨지기 전 "코로나 걸려도 내 책임" 각서 썼다

[국감-경북교육청] 이탄희, 기능반 준서군 서명한 동의서 공개... "집에 가고 싶다" 메시지도

등록 2020.10.19 21:03수정 2020.10.20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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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경북대학교에서 열린 국회 교육위 국정감사에서 이탄희 의원이 임종식 경북교육감에게 질의하고 있다. ⓒ 조정훈

 
지난 4월 기능경기대회를 앞두고 합숙훈련을 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북 경주의 S공고 학생이 숨지기 전 학교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동의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되고 있다.

19일 국회 교육위원회의 대구시교육청 국정감사에서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용인시정)은 "지난 4월 신천지발 코로나19로 고통받던 상황이고 등교도 금지된 상황에서 이 아이는 사실상 생명 포기각서를 쓰고 훈련받았다"며 동의서 내용을 공개했다.

이 의원이 공개한 학부모 동의서에는 "훈련 중 코로나19에 감염이 되더라도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본인이 책임지고 학교에 대해서는 일체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을 보호자의 연서로 서약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준서 학생이 친구들과 부모에게 "집에 가고 싶다. 살려줘"라고 쓴 문자메시지도 공개했다.

이 의원은 "동의서는 아이가 학부모에게 보여주지 못해 자기 필체로 서명했다. 아빠 대신에"라며 "휴대전화 대리점에서도 이런 식으로 안 한다. 필체만 봐도 뻔히 보이지 않느냐"고 임종식 교육감을 다그쳤다.

이어 "준서 학생이 하루에 몇 시간 훈련했는지 아느냐"며 "11시간씩 했다. 4개월 동안. 요즘 노역장에 유치돼도 이렇게 안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사는 아이들이 메달을 따면 실적 가산점을 주고 포상도 준다. 해당 교사는 지난해 600만 원을 포상으로 받았다"고 말했다.


임종식 경북교육감 "기능훈련 전면 중단하도록 지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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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경북교육청을 상대로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탄희 의원이 경주 S공고에서 받은 학부모 동의서 내용을 공개했다. ⓒ 조정훈

  
하지만 경북교육청은 지난 9월 전국 기능경기대회에서 1등을 한 후 낸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전국 기능경기대회 기능훈련은 교육부와 국가수준의 코로나19 수칙을 준수하고 기능훈련 학생과 인권, 복지에 역점을 두고 자율적 훈련을 실시했다"고 했다.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지난 4월 1일 학교에서 훈련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능훈련을 전면 중단하도록 지침을 내리고 전화로 확인까지 했다"며 "조금 욕심을 낸 학교도 있다"고 답했다.

임 교육감은 학교관계자를 징계했느냐는 질문에 "교장은 임기가 좀 남아있지만 퇴직을 했고 교사는 아직 검찰 수사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이준서 학생은 교사, 학교, 교육청이 만들어낸 지나친 메달 경쟁의 피해자"라며 "전국적으로 기능반을 운영하고 있는 250개 학교에서 아이들이 어떤 교육을 받고 있는지 긴급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아이들의 학습권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기능경기 폐지까지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준서 학생의 아버지 이진섭씨는 참고인으로 출석해 "학교에서 우리 아이의 잘못을 들추며 제 잘못으로 몰아갔다"며 "학부모 동의 하에 아이를 등교시켰다는데 나는 그런 동의서를 못 봤다. 등교 중지 명령을 잘 지켰더라면 이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준서 학생은 지난 4월 8일 S공고 기숙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타살 혐의를 발견하지 못해 사건을 종결했던 경찰은 이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 기능경기대회 출전 압박 때문인지 밝혀달라는 유족의 요청에 수사를 벌였다.

이후 해당 교사 등 관계자를 강요죄 혐의로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경북교육청은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중징계를 하지 않았다.
#국정감사 #이탄희 #임종식 #기능경기대회 #경북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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