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휠체어는 못 건너는 은평구 불광천 신흥상가교

장애인 편의시설 등 설치기준 점검하고 개선해야

등록 2020.10.21 11:20수정 2020.10.2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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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천을 찾은 김삼식씨가 신흥상가교 입구에 설치된 구조물 때문에 힘겹게 통과하고 있다 (사진 : 박은미 기자) ⓒ 은평시민신문

 
서울 은평구 불광천 신흥상가교 다리에 휠체어 장애인의 이동권이 제한되는 구조물이 설치되고 은평구청 앞 인도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이 엉뚱하게 설치되는 등 장애인의 이동권이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불광천은 어르신, 휠체어를 탄 장애인, 유아차를 미는 부모 등 많은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하는 은평구 명소다. 산책하는 시민들과 자전거를 탄 시민들이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신흥상가교에 S자 모양의 구조물이 설치되면서 유아차나 휠체어 등이 힘겹게 통과하거나 아예 통과하지 못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는 이동 및 교통수단 등을 접근·이용함에 있어 장애인 차별을 금지하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위반하는 것이다. 

은평구청이 장애인의 사회통합과 사회참여를 보장해야 할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교통약자들은 지나기 어려운 S자 구조물 

지난 11일 불광천을 찾은 김삼식씨는 신흥상가교에 설치된 S자 구조물 때문에 진땀을 흘려야 했다. 김삼식씨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으로 전동휠체어를 타고 있어 S자 모양의 구조물을 통과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몇 번이나 휠체어 바퀴를 돌리고 구조물에 부딪히기를 반복하며 어렵사리 구조물을 통과할 수 있었다. 

유아차를 끌고 나온 시민이 S자로 곡예를 하듯 힘겹게 구조물을 통과하는 모습도 보였다.  

김삼식씨는 "나는 그나마 휠체어가 작아서 겨우 지나갔지만 웬만한 전동휠체어는 지나가기 어려울 것"이라며 "교통약자들은 어떻게 하라고 이런 구조물을 설치했는지 답답하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신흥상가교 옆에서 불광천으로 진입하는 진입로에 설치된 비상스위치도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은 이용할 수 없는 낮은 위치에 설치돼 있었다. 침수 등 위험상황 등에 대비해 설치된 비상문이 잠겨있을 때 비상스위치를 눌러 담당자와 소통할 수 있도록 설치된 시설물이지만 휠체어 장애인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설치된 것이다. 
 

은평구청 인근 도로에 점자블록이 잘못 설치 되어 있는 모습 (사진 : 박은미 기자) ⓒ 은평시민신문


엉뚱하게 설치된 시각장애인 점자블록

은평구청 앞 인도에는 시각장애인 점자블록이 엉뚱한 방향을 가리키거나 끊어져 있는 상황이어서 시설물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시각장애인유도블록은 시각장애인이 보행할 때 발바닥이나 지팡이의 촉감으로 위치나 방향을 알 수 있도록 유도하는 시설물이다. 

점자블록은 시각장애인들의 보행 및 안전을 위해 설치하는 것으로 그들의 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점자블록이 잘못 설치돼 있을 경우 도리어 시각장애인을 위험으로 내몰 수 있다. 

이에 대해 은평구청 관계자는 "배달 오토바이들이 신흥상가교를 이용하면서 구조물이 부서지고 다리를 건너는 일반 시민들도 위험해서 불가피하게 구조물을 설치했다. 장애인 이동권에 문제가 있다고 하니 좀 더 고민을 해보겠다"고 밝혔다. 시각장애인 점자블록 관련해서는 "현장을 확인하고 빨리 조치하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장애인 이동권 침해에 대해 은평장애인자립생활센터 최용기 소장은 "불광천에 방송문화거리를 만들겠다고 나선 은평구청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의 이동권을 막는 구조물을 설치한 건 이해할 수 없는 행정"이라며 "장애인을 분리·배제시키지 말고 장애인의 삶과 생활에 관심을 갖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애인들이 편의시설을 이용할 때 보다 편리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장애인 편의시설 등의 설치기준을 점검하고 개선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은평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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