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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조사 왜이리 느리나" 역정 낸 의원들, 과거 행적 보니

[국감-정무위] 2015년 규제 대폭 완화, 사고 터지니 현 당국 탓

등록 2020.10.23 16:04수정 2020.10.23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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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대한민국이 흔들릴 정도로 사모펀드 사태가 벌어졌는데, 전수조사에 3~5년이 걸리면 잠재적 사기꾼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 아닙니까?"(유의동 국민의힘 의원)
"금융감독원이 억울한 피해자 입장도 충분히 생각하고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기관이 돼야 합니다."(윤두현 국민의힘 의원)


23일 국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종합감사에서 나온 말이다. 사모펀드 관련 피해 건수가 1만304건에 달하고, 피해액은 5조6000억원에 육박하는 등 사태가 심각해지자 야당인 국민의힘 쪽 의원들이 이를 현 금융감독당국 탓으로 돌리고 있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은 지난 2015년 사모펀드 최소 투자금액을 5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추는 등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 바 있어 적반하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질의에 나선 유 의원은 "사모펀드 전수조사가 결정된 뒤 162일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조사가 늦어지고 있다"며 "하루에 한 펀드씩 조사한다 하더라도 금감원 인력으로는 3년이나 걸린다, 지금처럼 급박한 상황에서 얼마나 조사가 (신속히) 이뤄질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라임펀드의 경우 금감원에서 5명을 투입했는데, 4개 펀드에 대한 중간검사 발표에 4개월이 걸렸다"며 "옵티머스펀드 조사도 3개월 소요됐는데 아직까지 어떤 결과도 들어보지 못했다"고 질타했다. 

"검찰 폭발 직전, 금융당국서 해결 못하나" 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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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에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우선 (은행, 증권사 등) 판매회사를 통해 1차 검사를 진행하고, 추가 검사에는 금감원 직원 30명이 투입된다"며 "1차 검사에는 판매사의 모든 직원이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유 의원은 "이 문제로 검찰이 폭발 직전까지 갔다"며 "사모펀드 조사가 검찰까지 가야 하는 것인가, 금융당국에서 해결할 수는 없는가"라며 고성을 질렀다. 

은 위원장은 "금감원에서 100~200명이 조사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며 "그렇지만 조사에 필요한 인원을 신규 채용한 뒤 조사가 끝나면 어떻게 하겠나, 가능한 범위 내에서 조사하겠다는 것"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의원이 역정을 내고, 걱정하는 것에 대해 저도 똑같은 심정"이라며 "빨리 진상을 밝혀내는 것이 저희의 의무이기 때문에 책임을 통감하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설명에도 유 의원의 고성은 계속됐다. 그는 "2023년까지 전수조사하겠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고 목소리 높였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현재 있는 인력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라면서도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 금융감독기구 인원이 크게 낮은 수준인데 GDP(국내총생산) 대비 금융감독기구 인원 지표를 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1.2%, 영국은 6%다, 이런 부분을 배려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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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헌 금감원장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역정 낸 유의동 의원은...

그런데 이날 국감장 분위기를 얼어 붙게 한 유 의원은 사모펀드 규제가 대폭 완화된 시점인 지난 2015년에도 제19대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던 인물이다. 올해 7월 파생결합펀드(DLF) 등 대규모 피해가 연일 불거질 당시 전문가들은 이번 사모펀드 사태의 근본 원인으로 2015년 자본시장법 개정을 지적했다.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대표는<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사모펀드 문제의 단초가 된 자본시장법 개정은 권투시합으로 치면 상대를 때리는 것이 허용된 상황에서 칼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사모펀드 규제를 대폭 완화한 것이 (사모펀드 피해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자본시장법 수정 과정에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은 당초 금융당국이 제시한 안보다 규제가 더 느슨하게 법을 변경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당국은 사모펀드 최소 투자금액을 5억원으로 설정할 것을 제안했다.  

김용태 당시 새누리당 의원은 정찬우 금융위 부위원장에게 "(최소투자금액 기준) 5억원이 너무 세다고 (증권회사 등) 시장에서 반응하면 조금 더 조율할 이런 (여지가) 있는가"라고 물었고, 정 부위원장은 "일단 5억원 정도 해놓고..."라고 소극적으로 답변했다. 

새누리당 쪽이 증권업계 입장을 대변하면서, 규제를 추가로 더 완화해달라고 요청한 셈이다. 이 같은 압박 탓인지 결국 당시 정부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일방적으로 사모펀드 최소투자금액을 5억원이 아닌 1억원으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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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야당 쪽 다른 의원도 유사한 내용으로 금감원을 질타했다. 윤두현 의원은 이날 1800억원 규모의 피해를 낳은 디스커버리펀드 문제를 지적하면서 피해자들에 대해 100% 배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원장은 "말씀한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아직 확인해야 할 부분이 남아있다"며 "금감원 내부적으로 여러 검정 단계가 밀려있다, 조금 시간이 걸릴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그러자 윤 의원은 "공권력을 가진 기관이 신중을 기하는 것은 아주 좋은 자세이지만, 상황에 따라 들이대는 잣대가 다르다면 이는 공권력이 아니라 폭력"이라며 강한 어조로 경고했다. 윤 의원은 지난 2015년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홍보수석을 거쳐 올해 5월 제21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현재 정무위원회 소속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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