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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철 "조국 국회 발언은 거짓... 내가 허위 답변서 초안 작성"

[7차 공판] 박 전 비서관 "유재수 감찰 중단, 조국이 결정... 감찰할 때 압박 여러 번 받아"

등록 2020.10.23 23:02수정 2020.11.03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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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수 감찰 건은) 정상적인 감찰 종료가 아니었습니다."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의 말이다. 그는 2017년 유재수 금융정책국장 비위사건의 감찰 중단 결정을 내린 것은 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전 법무부장관)이었다고 지목하면서, "(유재수 감찰 중단) 의사결정이 확실히 되어 내려온 상태라, 저로서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 내용은 23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21부(재판장 김미리) 심리로 진행된 박 전 비서관과 조국 전 장관,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사건 재판에서 언급됐다.

검찰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특감반이 2017년 8월 유재수 전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에 대한 비위첩보를 입수하고 같은해 10월 휴대폰 포렌식 등 감찰에 착수했음에도 돌연 감찰을 중단했다고 보고 있다.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재직 중이었던 조 전 장관은 유 전 국장의 비위 의혹을 알고도 감찰을 중단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증언①] "조국이 사표 받는 선에서 감찰 정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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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재직 당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중단시킨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날 박 전 비서관은 2017년 무렵 조 전 장관이 자신에게 '유 전 국장 건은 사표 내는 선에서 종료하기로 했다'며 말한 적 있다고 밝혔다.

박 전 비서관은 감찰 중단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말도 했다. 유 전 국장을 감찰할 때 기초 조사는 이미 충분히 이뤄진 상태였을 뿐더러 혐의도 상당부분 입증된 상태였던 만큼, 되레 수사기관이나 감사원, 금융위 등에 해당 사건을 이첩하고 진행할 것으로 생각했다는 설명이다.

같은 맥락에서 박 전 비서관은 검찰이 읊은 조 전 장관의 검찰 조사 내용도 정면으로 부인했다.

검찰 : "피고인 조국은 검찰 조사에서 유재수 감찰 건과 관련한 입장을 설명하며 '유재수 건은 당시 추가적으로 심하게 처리할 방법이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사실 관계에 부합하는 겁니까?"

박 전 비서관 : "부합하지 않습니다."


이날 검찰이 공개한 박 전 비서관의 진술조서에 따르면, 그는 유 전 국장의 사건을 두고 중징계는 물론 형사 처벌도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나온다. 유 전 국장의 비위 혐의에는 기사 딸린 차량 제공, 미국 항공권 제공, 고가의 골프 빌리지 10회 이상을 제공 받은 것 등이 있었는데, 차량 제공의 경우 감찰 과정에서 진행한 휴대폰 포렌식 작업을 통해 실제 사실로도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에 박 전 비서관은 조 전 장관에게 유 전 국장의 감찰 상황을 보고할 때 제출한 보고서에서도 '(유재수의) 자료 제출이 이뤄지지 않으면 수사기관, 감사원, 금융위에 해당 사건을 이첩해야 한다'는 내용도 명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유 전 국장의 사표를 수리하는 대신 감찰은 중단하는 것으로 결론이 나면서 박 전 비서관의 의사는 반영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박 전 비서관은 "감사가 더 진행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아무 조치 없이 끝나면, 유재수는 더 이상 어떤 불이익도 안 받게 되는 것이었다"라며 "그런 상황이 되면 안 되니까, 여러가지를 고려해 (사표 수리 결정을) 수용하게 됐다"고 밝혔다.

[증언"조국의 허위 답변 초안, 내가 만들었다"

박 전 비서관의 증언은 이어졌다.  2018년 12월 31일 조 전 장관이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유 전 국장의 비위 의혹에 대해 언급한 것도 "사실과 다른 답변"이라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유 전 국장의 비위 의혹에 대해 "유 전 국장 비위 첩보의 근거가 약해 감찰을 중단했다"면서 "첩보와 관계없는 사적인 문제가 나왔다"고 진술한 바 있다.

검찰 : "'유재수 감찰 건을 이례적으로 중단한 것이 국회나 외부로 알려질 경우 사회적 비판이 커질 수 있다. 그래서 유재수 감찰 과정에서 여자 문제가 나와 감찰을 중단했다는 식의 프레임으로 끌고 가기 위해 사실과 다른 답변을 만들어냈다고 보시면 된다'... 이렇게 (검찰 조사에서) 진술하신 것 맞습니까?"

박 전 비서관 : "네."


박 전 비서관은 본인이 해당 허위 답변서의 초안을 작성했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도 "정상적 절차를 통해서 감찰 종료한 것 같은 구조를 만들기 위해 국회나 언론에 대한 대응 논리가 허위로 만들어지게 됐다"면서 "(허위 답변서에는) 마치 최초에 제기된 비위 의혹에 대해서는 혐의 인정이 어려웠고, 감찰 과정에서는 여자 문제 등 별도의 프라이버시 문제가 제기돼(중단된 것처럼 언급했다)"라고 진술했다.

이어 그는 답변서의 초안은 본인이 만들었지만, 이를 최종 확정할 때는 조 전 장관(당시 민정수석)이 동석한 회의를 거쳐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종으로 민정수석에게 답변 내용을 컨펌 받았다고 했다.

[증언 "정치계의 유재수 구명 운동... 상당한 압박감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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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재직 당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중단시킨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박 전 비서관은 정치계에서 유 전 국장의 감찰을 무마하려는 이른바 '구명 운동'이 강하게 일어났고 이로 인해 본인과 특감반원들이 상당한 압박감을 느꼈다는 진술도 했다.

박 전 비서관은 "(감사 중단 이후) 특감 반원들은 유재수가 정권의 실세라는 걸 이용해서 특감반을 무력화 한 것에 대해 상실과 분노를 느꼈다고 한다"는 검찰의 말에 대해서도 "나중에 들었다"고 답하며 관련 내용에 동의하기도 했다.

검찰이 공개한 박 전 비서관의 진술조서에서도 그는 "'유재수의 감찰을 시작하자 여러 곳에서 구명 운동이 와서 저희가 정말 쫄리는 상황이었다"면서 "(유재수 감찰 사건이) 이렇게 정리되는 걸 보며 저와 이인걸 특감반장은 '유재수가 정말 세긴 세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 전 비서관은 공동 피고인인 백 전 비서관 또한 "유재수 본인이 억울하다고 하는데 선처하는 게 어떠냐", "사표를 받는 정도로 끝내면 되지 않느냐" 등의 의견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날 같은 법정에 선 백 전 비서관은 "그런 말을 장난처럼, 수석의 동의 없이 비서관에게 툭툭 던지듯이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제가 아무리 설렁설렁 정치하며 살아왔다 하더라도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해당 내용에 반박했다.

이밖에도 백 전 비서관은 유 전 국장의 사건을 두고 "조직적인 권력형 비리라고 보기는 굉장히 어려웠다"면서 "(비위) 액수가 적은 건 아니었지만 이게 몇 년에 걸쳐서 조금씩 이뤄진 편의 제공과 개인적 비리였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변호인 "검찰의 투망식 기소, 바람직하지 않아"

한편 이날 검찰은 증인신문에 앞서 조 전 장관을 비롯한 피고인 3명에 대해 기존의 '직권남용' 혐의에 '직무유기' 혐의를 추가한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검찰은 "이 사안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직무유기의 실체를 다 갖추고 있는 사항이다"라며 "피고인 측이 직권남용 혐의와 관련해 '(특감반원들에겐) 방해받을 권리 자체가 없다'면서 부정하니, 직무유기에 대한 판단도 이뤄져야 한다"며 관련 취지를 설명했다.

조 전 장관 변호인 측은 "A가 안 되면 B로, B가 안 되면 C로 한다는 식의 '투망식 기소'는 대단히 바람직하지 않다"고 항의했지만, 재판부는 검찰의 공소장 변경 신청을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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