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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위해 UN에 왜곡된 정보 전달"

그린피스, 보고서 통해 방사성 오염수 위험성 축소 등 문제 제기

등록 2020.10.23 23:21수정 2020.10.23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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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23일 공개한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위기의 현실' 보고서 ⓒ 그린피스 보고서 갈무리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위해 UN 인권 특별보고관에게 왜곡된 정보를 전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UN 보고관에 오염수를 정화해 방사성 핵종 대부분을 제거했다고 보고했는데, 실제 정화를 해도 오염수에 스트론튬-90과 탄소 -14 등 방사성 핵종이 검출됐고, 이를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알면서도 사실과 다르게 알렸다는 것이다.

23일,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이런 내용을 담은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위기의 현실'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와 관련한 두 번째 보고서다. 앞서 지난해 1월 그린피스는 '후쿠시마 제 1원전 오염수 위기 보고서'를 통해 후쿠시마 원전 저장 탱크에 110만 톤 이상의 고준위 방사성 오염수가 보관돼 있다고 발표했다.

이날 공개된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UN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특별보고관에게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며, 왜곡된 정보로 소통했다.

일례로 일본 정부는 2020년 6월 특별보고관에게 "삼중수소를 제외한 대부분의 방사성 핵종을 알프스(ALPS, 다핵종제거설비)에서 제거한 후, 탱크내 처리수를 안전하게 저장한다. 따라서 탱크에 저장된 처리수는 오염수에 해당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해 8월 도코전력은 스트론튬-90 등 유해한 고준위 방사성 핵종 외에도 1차 정화 처리를 마친 오염수에 고농도의 탄소-14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처음 인정했다.

탄소-14는 생물에 쉽게 축적되는 방사성 물질로, 반감기가 5730년이며, 프랑스 원자력안전방사선방호연구소(IRSN)에 따르면 세포조직과 반응해 유전적 돌연변이가 발생할 수 있다. 스트론튬-90은 인체에 가장 위험한 핵분열 생성물질로 골육종이나 백혈병의 원인이 되는 물질이다.

그린피스는 보고서에서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 1원전의 오염수 관련 정보를 (UN 특별보고관과) 소통할 때, 주로 삼중수소만 다루고 스트론튬, 세슘, 요오드, 플루토늄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도쿄전력은 방사성 삼중수소에 대한 기본적인 사실을 계속해서 왜곡하고 무시했다. 특히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는 유기결합삼중수소(OBT)의 생태계 악영향을 의도적으로 무시했다"라며 "일본 정부도 이런 부분을(UN 특별 보고관에게) 설명한 적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일본 정부는 UN 특별보고관에게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한다고 했으나 이 역시 사실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린피스는 보고서에서 "일본 정부는 지역 주민의 의견을 청취한다는 게 그들의 의견을 따른다는 의미가 아님을 UN 특별보고관에게 설명하지 않았다"면서 "후쿠시마 제 1원전 폐로를 담당하는 경제산업성 마사토 키노 국장이 설명한 바와 같이 '우리는 지역주민의 동의를 얻기보다는, 협의를 통해 대책을 이행할 것'이란 게 일본 정부가 주민들의 의견을 다루는 방식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일본의 59개 지자체를 대표하는 20개 지방 의회가 후쿠시마 오염수의 해양 방류에 반대하는 의견을 채택했으며, 일본 전국 어업협동조합도 이보다 앞선 6월에 '오염수 해양 방류에 강력히 반대'하는 특별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그린피스는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오랜 기간의 은폐 끝에 최근에야 자신들의 처리 기술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시인했다"라며 "사고 후 거의 10년이 지난 최근에 들어서야 ALPS로는 처리할 수 없는 방사성 핵종이 오염수에 잔류하고 있다 밝혔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은 국제 해양법 및 세계 해양보호 원칙에도 저촉된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를 방류하기로 이미 마음먹었지만, 반대 움직임은 계속될 것이다"라며 "오염수를 장기적으로 저장 및 처리하는 것은 후쿠시마 주민, 일본 국민, 나아가 국제사회 공동체의 건강 및 환경, 인권 보호를 위해 수용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밝혔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서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통해 배출허용 기준 이하로 '제거' 대상인 방사성핵종 62개 목록. ⓒ 그린피스 보고서 갈무리

 
#후쿠시마원전 #방사능오염수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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