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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변신 10년' 남규리, 비밀 많은 주부 연기

오는 26일 첫 방송되는 MBC 월화드라마 <카이로스> 통해 복귀하는 남규리

20.10.25 11:20최종업데이트20.10.2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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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1일에 방송된 JTBC의 예능프로그램 <슈가맨3>에서는 시즌 1,2때부터 시청자들의 많은 출연요청을 받았던 가수가 등장해 관객들과 시청자들의 추억을 소환했다. 2000년대 중후반을 강타했다가 2011년 아쉽게 해체됐던 3인조 여성 보컬그룹 씨야였다. 2집 타이틀곡 <사랑의 인사>를 슈가송으로 들고 나온 씨야는 <결혼할까요>와 <미친 사랑의 노래> <구두> <여인의 향기> 등 전성기 시절 히트곡을 부르며 많은 박수를 받았다.

<슈가맨3> 방송 이후 씨야의 노래들은 각종 음원차트에서 역주행하며 사랑 받았고 급기야 3월8일 SBS <인기가요>에서는 <사랑의 인사>가 무려 4638일 만에 차트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3월 중순 씨야의 세 멤버 남규리, 김연지, 이보람의 소속사에서는 씨야가 연내 컴백을 준비중이라는 계획을 발표했다. 많은 팬들이 기다리던 씨야의 완전체 컴백이 현실이 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것이다.

이보람은 이미 음악관련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고 김연지 역시 뮤지컬배우로 활동하고 있어 가수 컴백에 큰 제약이 없다. 하지만 씨야의 맏언니 남규리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남규리는 씨야를 탈퇴한 후 10년 동안 가수가 아닌 배우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남규리는 오는 26일 첫 방송되는 MBC 새 월화드라마 <카이로스>에서 신성록의 아내이자 바이올리니스트 강현채 역을 통해 배우로 먼저 컴백한다.

씨야 탈퇴 후 <인생은 아름다워>로 연기자 변신
 

<슈가맨3>를 통해 9년 만에 완전체로 복귀한 씨야는 많은 시청자들을 감동시켰다. ⓒ jtbc 화면 캡처

 
1980년대부터 김종찬, 김민우, 윤상, 조성모 등 대형 신인들을 잘 발굴한 것으로 유명한 연예 기획자 김광수 MBK 엔터테인먼트 회장은 2004년 선보인 SG워너비로 또 한 번 대박을 터트렸다. SG워너비가 대성공을 거두자 김광수 회장은 2006년 '여자SG워너비'를 표방한 여성 보컬그룹 씨야를 선보였다. 그리고 씨야 역시 데뷔 43일 만에 음악 방송 1위를 차지하며 또 다른 '슈퍼신인'의 등장을 알렸다.

씨야의 맏언니이자 리더 남규리는 데뷔 초기만 해도 두 동생에게 노래를 맡기고 센터 자리만 차지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깊이 있는 저음을 통해 씨야 발라드의 시작을 알리고 데뷔곡 <여인의 향기>에서는 후렴구의 고음을 담당했을 만큼 노래 실력도 상당히 탄탄했다. 2007년에는 영화 <못 말리는 결혼> OST에 단독으로 참여했을 정도.

하지만 남규리는 2009년 소속사와의 계약분쟁으로 인해 사실상 씨야에서 탈퇴하게 됐고 2010년 김수현 작가의 <인생은 아름다워> 출연을 계기로 전업 연기자로 변신했다(남규리는 당시 연기가 아닌 노래를 불러 드라마 오디션에 합격했다).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김영철과 김해숙의 막내딸 양초롱을 연기한 남규리는 63부작으로 이어지는 긴 호흡의 주말드라마 출연을 통해 신인 배우로서 첫 발을 잘 내딛었다.

남규리는 2011년 드라마 < 49일 >에서 부유한 집안의 밝고 긍정적인 외동딸에서 자살미수사건에 휘말려 예정에 없는 죽음을 맞게 된 신지현 역을 통해 처음으로 주연을 맡았다. 남규리는 <인생은 아름다워> 때와 마찬가지로 < 49일 > 역시 방영 초기에는 연기력 논란에 시달렸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안정된 연기로 시청자들을 몰입시켰다. 남규리는 극 후반으로 갈 수록 캐릭터와 동화돼 연기가 살아나는 '슬로스타터' 같은 배우라 할 수 있다.

남규리는 연예계에서 격투게임 <철권> 마니아로도 유명하다. 비록 이벤트 매치였지만 프로 게이머를 상대로 승리한 적이 있을 정도. 이 밖에도 겉으로 풍기는 청순하고 여린 외모와 달리 롱보드(테크가 긴 형태의 스케이트 보드)나 레이싱 등 반전 취미를 가지고 있다.

<카이로스>에서 비밀 많은 바이올리니스트로 변신
 

작년 <이몽>에서 가수 역할을 맡은 남규리는 OST에도 세 곡이나 참여하며 가수 출신임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 MBC 화면 캡처

 
< 49일 >,<해운대 연인들> 등에서 주로 서브 주인공을 맡았던 남규리는 2013년 JTBC 드라마 <무정도시>에서 거대 마약 조직에 잠입수사를 하는 경찰 윤수민 역을 통해 처음으로 '메인 주인공'을 연기했다. 하지만 멜로 연기에 익숙하던 남규리에게  누아르의 색깔이 짙은 <무정도시>는 어울리지 않는 장르였고 드라마 자체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면서 남규리도 배우 전향 후 처음으로 시청자들의 혹평을 받았다.

남규리는 2018년 <붉은 달 푸른 해>에서 다시 한 번 강력계 형사를 연기했지만 경쟁작인 <왜 그래 풍상씨>, 아시안컵 중계 등의 암초를 만나면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작년 MBC에서 3.1 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드라마 <이몽>에서는 경성구락부 가수 미키 역을 맡으면서 OST에도 세 곡이나 참여, 녹슬지 않은 노래솜씨를 뽐내기도 했다.

특별 출연했던 <내 뒤에 테리우스>를 시작으로 최근 세 편 연속 MBC 드라마에만 출연했던 남규리는 2020년에도 MBC의 월화드라마 <카이로스>를 차기작으로 선택했다. 두 남녀가 각각 딸과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시간을 가로질러 고군분투하는 '타임 크로싱 스릴러'를 표방한 <카이로스>에서 남규리는 건설회사 이사와 결혼한 단아한 바이올리니스트에서 딸을 유괴 당한 엄마로 삶이 크게 흔들리는 강현채를 연기한다.

<카이로스>에는 남규리 외에도 드라마와 뮤지컬을 넘나들며 왕성한 활동을 하는 배우 신성록이 건설회사의 최연소 이사로 자신이 100% 만족하던 인생이 펼쳐진 순간 딸을 유괴 당하는 아빠 김서진 역을 맡았다. 아역배우에서 성인배우로 성공적으로 변신한 이세영은 실종된 엄마를 구하기 위해 시간을 가로지르는 공무원 준비생 한애리를 연기한다. 이 밖에도 안보현, 신구, 이주명, 강승윤, 황정민(여성배우) 등이 <카이로스>를 빛낼 예정이다.

사실 남규리는 <슈가맨3>에 출연하기 전부터 작년 이보람의 소극장 콘서트에 깜짝 손님으로 출연해 <사랑의 인사>를 함께 불렀을 정도로 씨야 멤버들과 돈독한 사이를 이어가고 있었다. 남규리는 오는 12월 중순에 종영 예정인 <카이로스>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기분 좋게 씨야 신곡을 발표하기를 기대할 것이다. 그리고 이는 씨야 시절부터 남규리를 응원했던 많은 팬들의 바람이기도 하다.
 

남규리는 <카이로스>에서 위태로운 결혼 생활을 이어가던 중 딸을 유괴 당하는 엄마 연기를 펼친다. ⓒ <카이로스> 홈페이지

 
남규리 씨야 카이로스 슈가맨3 인생은 아름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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