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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미국과 '유명희에 불리한 판세' 뒤집을 방안 논의?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과 전화해 '긴밀협의'

등록 2020.10.28 14:05수정 2020.10.28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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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오른쪽)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이 10일 회담을 앞두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 외교부제공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은 28일 오전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과 전화통화를 갖고 한미관계, 한반도 문제, 지역 및 국제 협력 등 상호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외교부는 이날 최 차관과 비건 부장관이 굳건한 한미동맹에 대한 상호 지지와 신뢰를 재확인하고, 한미 간 양자 현안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자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또 방위비협상, 미군기지 반환 등 양국간 실무 현안을 협의하는 국장급 협의체(가칭 '동맹대화')의 추진방향을 지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최 차관은 지난 9월 방미 후 10월 중 '동맹대화'를 신설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으나 아직 첫 회의는 열리지 못하고 있다.

최 차관과 비건 부장관은 한미 정상간 굳건한 신뢰를 바탕으로 국내 정치 일정과 무관하게 한미간 공조를 흔들림 없이 지속하자는 데 공감했으며, 최 차관은 비건 부장관이 연내 방한하도록 초청했다.

컨센서스 조정 과정 미국 영향력 기대... 미 대선도 중요한 고비

한편 외교부는 이 자리에서 WTO 사무총장 선출에 대해서도 긴밀히 협의됐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외교부는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두 사람이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에게 불리해진 판세를 뒤집을 방안에 대해 논의했을 가능성이 크다.


44표를 가진 아프리카 회원국들이 같은 아프리카 출신인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 지지를 선언했고, WTO내 영향력이 큰 유럽연합(EU)마저 오콘조 후보에게 몰표를 주기로 합의해 열세에 놓인 유 후보가 가장 기댈 수 있는 언덕은 미국이다.

WTO 사무총장 선거는 표결 방식이 아닌 컨센서스(전원합의체) 방식이기 때문에 단순히 표의 많고 적음으로 승부가 갈리는 게 아니다. 우세인 쪽이 열세인 쪽을 압박, 설득하며 최종 당선자로 수렴해나간다. 여기서 세계 경제에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미국의 1표는 단순한 1표가 아니다.

그런데 WTO의 다자주의 노선에 반대하는 미국은 현재까지 WTO가 중국과 EU의 영향권에 들어갈 것을 우려해 유명희 후보를 밀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EU가 상대편 후보를 민다지만 우리를 미는 강대국들도 많다"고 말한 바 있다.

미 국무부는 자국 재외공관에 주재국 정부가 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유명희 후보를 지지하는지 파악하라는 외교전문을 보냈다고 미국의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외교전문에는 주재국 정부가 어느 후보를 지지하는지와 함께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면 유 본부장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넌지시 부드럽게 권유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는 것.

오는 3일 치러질 미 대선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전문가들은 조 바이든 후보가 당선돼 다자주의 노선에 대한 신뢰를 보여준다면 유 후보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편 WTO는 지난 27일까지 164개 전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후보들에 대한 선호도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가 곧 나오면 그를 바탕으로 컨센서스를 모으는 작업에 들어가 오는 7일까지는 최종 당선자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최종건 #비건 #유명희 #W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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