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하늘 아래 문화 즐기며 힐링해요"

[문화] 24~30일, 힐링 투게더 제천문화주간

등록 2020.10.29 16:05수정 2020.11.1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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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오후 2시 충북 제천 의림지 역사박물관에서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제천지회가 주최하고 한국사진작가협회 제천지부가 주관한 제37회 사진작가지부 회원전 개막식이 마스크 착용과 열 체크 등 코로나19 방역을 엄수하며 열렸다. 이번 행사는 요일별로 다르게 진행된 '힐링 투게더 제천문화주간'의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힐링 투게더 제천문화주간은 24일 '국악의 날'을 시작으로 25일 '문인의 날', 27일 '사진작가의 날', 28일 '미술의 날', 29일 '음악의 날' 30일 '연극의 날'을 개최한다. 한국예총 제천지회 소속 국악협회를 포함해 7개 단체(국악협회, 문인 협회, 사진협회, 미술협회, 음악협회, 연극 협회, 연예협회)가 행사를 함께 준비했다.

시니어 여성합창단, 해오름 전통예술단, 제천시 건강가정 다문화 가족지원센터 등 다양한 문화예술단체가 합창, 춤, 색소폰 연주 등으로 행사 기간 내내 힐링 무대를 꾸민다.


무대 주변에는 제천 지속 가능발전협의회와 세명대 지역 문화연구소 등 시민단체 부스도 운영 중이고 각 협회가 단체 성격에 맞게 국악기 체험, 느린 엽서 쓰기, 무료 사진 촬영, 마스크 페인팅, 악기 만들기, 공연 의상 체험 등 다양한 체험행사도 요일별로 다르게 진행한다. 
 

‘힐링 투게더 제천문화주간’ 전단. ⓒ 제천 예총 ⓒ 임지윤

 
김연호 제천문화재단 이사장의 축사를 시작으로 개막식에는 하순태 제천시의회 자치행정 위원장, 원용식 제천시 문화복지국장, 유필상 한국예총 제천지회 지회장, 주영숙 제천시의회 의원, 이영순 제천시의회 의원, 이정현 제천시의회 의원, 홍석용 제천시의회 전 의장, 김창규 전 아제르바이잔 대사, 이성범 전 제천시교육청 교육장, 이연정 꿈 어린이집 원장(이상천 제천시장 배우자), 한경석 전 예총 회장, 박관희 석정학원 이사장, 이영희 제천문화재단 상임이사 등 40여 명의 내빈이 참석했다.

사진으로 만나는 제천의 아름다움

제천문화주간 3번째 행사인 '사진작가의 날'에는 49점의 다채로운 사진이 시민을 반겼다. 특히 밤하늘을 비추는 의림지부터 봄에 내린 눈 속 얼지 않은 채로 버티는 의림지를 드론으로 촬영한 사진까지, 다양한 의림지의 모습을 담았다.
 

박영기 한국사진작가협회 제천지부 지부장이 자신이 직접 찍은 의림지 설경 사진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백두산 천지처럼 보이도록 드론으로 촬영한 작품이다. ⓒ 임지윤 ⓒ 임지윤

 
"우와~ 이런 건 어떻게 찍었대요?"

여러 사진 중 특히 관람객을 놀라게 한 사진은 송경호 작가의 <탁란>이다. 이 작품은 뻐꾸기 한 마리가 다른 새 둥지에 알 한 개를 부리로 밀어 떨어트린 뒤 둥지 가장자리에 자기 알을 낳자, 원래 둥지 주인인 어미 새(개개비)가 그 자리를 차지한 뻐꾸기 새끼를 자기 새끼로 착각해 먹이를 물어다 주는 장면을 포착한 것이다.

보통 뻐꾸기는 20일에서 23일 다른 새의 먹이를 받아먹고 둥지를 떠난 뒤에도 7일 정도 가짜 어미로부터 먹이를 받아먹는다. 그 장면을 찍기 위해 사진 기자는 오랜 인내의 시간을 견뎌야 한다. 사진작가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사진 한 장으로 시민에게 전달된 것이다.
 

개개비(참새과)가 자기 둥지를 뺏은 뻐꾸기 새끼를 자기 새끼인 줄 알고 먹이 주는 모습을 찍은 송경호 작가의 ‘오걸상’ 수상작 <탁란>. ⓒ 송경호 ⓒ 송경호

 
다른 일정 때문에 개막식이 끝난 뒤 사진전을 둘러본 배동만(66) 제천시의회 의장은 "사진 작품마다 작가들이 찰나를 포착하려는 수고가 느껴진다"며 "사진작가들이 최대한 활동을 활발하게 할 수 있도록 제천시의회에서도 돕겠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가 1단계로 떨어져 의림지 장락 생활체육공원 등에 시민들이 돌아다니고, 관광객도 모여들어 심적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빨리 코로나가 종식돼 문화예술 산업도 부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배동만 제천시의회 의장(중앙)이 박영기 한국사진작가협회 제천지부 지부장(앞)에게 사진 설명을 듣고 있다. ⓒ 임지윤 ⓒ 임지윤

 
이날 사진전에서는 이영희(60) 제천시 문화재단 상임이사 등 5명의 심사위원이 시민 기준에서 걸작이라 생각하는 5개 작품을 뽑아 '오걸상'을 시상했다.
 

제천 의림지 용추폭포의 모습을 찍은 김예조 작가의 ‘오걸상’ 수상작 <용추폭포>. ⓒ 김예조 ⓒ 김예조

   

의림지 분수대 밤 풍경을 찍은 박종호 작가의 ‘오걸상’ 수상작 <의림지의 밤 풍경> ⓒ 박종호 ⓒ 박종호

   

옛날 우륵이 가야금을 탔다고 전해지는 제천 의림지 우륵정의 겨울 풍경을 담은 김서윤 작가의 ‘오걸상’ 수상작 <우륵정 설화>. ⓒ 김서윤 ⓒ 김서윤

   

이른 아침 안개가 덥힌 다리 위를 걸어가는 이의 모습을 담은 금동현 작가의 ‘오걸상’ 수상작 <안개속으로>. ⓒ 금동현 ⓒ 금동현

 
박영기 한국사진작가협회 제천지부 지부장은 "코로나19로 전시회는 물론이고 그 이전에 사진 촬영도 정부 방역 수칙에 의해 어려움이 많이 있었다"며 "사진협회 회원들의 열정과 노력으로 작품 전시를 하게 됐다"고 기쁨을 전했다.

그는 "사진 예술로 제천시민과 예술인이 서로 공감하고 타지 관광객이 제천을 찾아 제천에 관해 많은 것을 배우고 이해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말했다.

"시민과 예술인이 어울리는 기회 많았으면"

의림지 역사박물관 외부 잔디밭에서 펼쳐진 공연과 사진 찍기 체험행사에는 푸른 하늘만큼 싱그러운 미소가 가득했다. 곳곳에서 박수와 환호 소리가 들렸고 무대에 선 이들은 더 힘차게 몇 달간 준비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날 개막식 전 행사로는 해오름 전통예술단의 '우리 춤과 우리 소리' 공연이 이뤄졌고 개막식이 끝나고는 제천시 건강가정 다문화 가족지원센터 소속인 '뉴런화'의 중국 전통춤과 '론더울꽃'의 캄보디아 전통춤 등 다양한 무대가 시민을 들썩이게 했다.
 

해오름전통문화예술단은 현대 무용을 선보이며 시민을 즐겁게 해줬다. ⓒ 임지윤

 
주준뢰(35) '뉴런화' 단원은 "오늘 무대를 위해 중국 전통 춤 동영상을 보며 4개월 정도 팀원들과 연습했다"며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더 많이 연습해서 예쁜 모습 보일 수 있었는데 아쉽다"고 전했다. 그는 "제천 산 지 5년 됐는데 주위 사람들이 중국인이라는 이유로 차별하거나 그러지 않고 너무 따뜻하게 잘 대해준다"며 "오늘 무대도 코로나 때문에 현장 관객이 많이 없지만 시민들로부터 뜨거운 열정을 느꼈다"고 말했다.

윤병순(65) 해오름 전통문화예술단 대표 역시 "올해 초에는 충북문화재단에 공모 작품도 많이 따서 기분 좋은 시점에 코로나가 퍼져 연습과 지역 봉사 등으로 인내하는 시간이 길었다"며 "이제 코로나가 9부 능선까지 온 것 같은데 청정지역인 제천처럼 빨리 종식돼 오늘과 같은 공연이 더 많이 열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행사를 보러 온 제천시민 역시 오랜만에 펼쳐진 행사를 두고 여러 목소리를 전했다. 제천 칠성로에 거주하는 김성배(44)씨는 "의림지에 도라지 팔러 왔다가 공연하는 소리를 듣고 오게 됐다"며 "다양한 공연팀이 노래하고 춤추는 것을 직접 들으니 너무 좋았고 앞으로도 이런 행사가 자주 열리고 제천이 더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천시 봉양읍에 거주하는 권진혁(67) 한국차 문화 박물관 관장은 "평소 사진 찍기를 좋아해서 1년 정도 배우기도 했는데 이번 사진전을 통해 사진 공부를 더 해야겠다고 느꼈다"며 "작가들에게 존경심이 들고, 나도 눈이나 비 올 때 풍경 사진을 찍으러 산수 좋은 제천의 여러 곳을 더 둘러봐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서울에서 원주까지만 고속버스가 운영되는 등 제천은 교통이 굉장히 불편했는데 지금은 교통의 요지가 됐다"며 "앞으로는 사진전과 같은 행사로 예술 인프라가 확충돼 낙후한 문화 관광이 제천에 더 활성화했으면 좋겠다"고 아쉬움도 전했다.

유필상(62) 한국예총 제천지회 지회장은 끝이 나지 않는 코로나19 상황에 문화 예술인으로서 겪는 어려움을 호소했다. 유 지회장은 "예술하는 분들을 한 번에 모으기 쉽지 않은데, 코로나19로 인해 사계절에 나눠 진행하는 행사를 일주일 만에 끝내는 것으로 단축하게 됐다"며 "방역이 1단계가 되기 전까지는 행사를 접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제천 지역에 사설 미술관 몇 개가 있기는 하지만, 사진이나 문예 등 예술작품을 한꺼번에 모아서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며 공공 미술관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시민에게 바라는 점 역시 빼놓지 않았다.

"지금 저물어가는 가을인데 코로나로 인해 모두 숨죽이고 지내며 나들이가 많이 어려웠잖아요. 방역 조치가 1단계로 내려간 만큼 의림지를 찾아주시는 관광객이나 관람객들이 가는 계절 만끽하시고 공연과 전시도 보시며 힐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유필상(62)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제천지회 지회장이 ‘힐링 투게더 제천문화주간’을 통해 얻은 기쁨과 그동안의 어려움을 설명하고 있다. ⓒ 임지윤 ⓒ 임지윤

 
제37회 사진작가지부 회원전은 11월 10일까지, 시화전과 제천·화련 미술 국제교류전은 11월 14일까지 진행된다. '힐링 투게더 제천문화주간' 행사는 오는 30일 금요일 오후 4시 '다 함께 강강술래'를 끝으로 마무리된다.

문화예술7협 강강수울래

한반도의 중간 참 일레 강강수울래
살기 좋다 우리 제천 강강수울래
자연으로 치유되네. 강강수울래

천혜비경 10경이고 
문화예술 7협일세. 강강수울래

개나리 물고 느티낭구 저 비둘기 
강강수울래
제천 십경 둘러보세 강강수울래

삼한시대 심군 낭구 강강수울래
의림지가 1경일세 강강수울래

박달 이와 금봉이가 합장으로 치성했네.
박달재가 2경일세 강강수울래

월악산에 올랐더니 덕주공주 반겨주네 
강강수울래
덕주사 마애여래 3경이라 미소 짓네
강강수울래

청풍 호에 빠진 달에 문화재가 절경일세.
강강수울래
바람도 시원 허다 4경이여기로다
강강수울래

퇴계가 붓을 드니 두향이가 먹을 가네.
강강수울래
한 획 그어 5경이라 금수산이 우뚝하다
강강수울래

제천의병 곧은 절개 피로 젖은 용하구곡
강강수울래
신선이 하강했네. 6경이라 감탄 하네
강강수울래

심산유곡 맑은 물에 땀들이나 해봄세.
강강수울래
탁한 마음 씻어내고 돌아보니 송계계곡 7경일세
강강수울래

옥으로 빛은 마음 님 그린 두향이다
강강수울래
절경 중에 8경이라 옥순봉이 절경이라
강강수울래

탁사정 맑은 물 갓끈을 씻었구나.
강강수울래
용암천 찬바람이 9경이라 휘돌아 친다.
강강수울래

신유박해 황사영 배론 성지 토굴일세.
강강수울래
주검으로 지킨 절개 10경으로 남았네.
강강수울래 살기 좋다 우리제천 강강수울래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북 지역 언론 <중부저널>(http://www.jbjn.kr/news/view.php?no=1736)에도 실립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합니다.
#충북 제천 #제천 의림지 #제천문화주간 #사진작가협회 #오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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