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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6%' 당원 지지 업은 민주당, 서울·부산시장 후보낸다

이낙연 "불가피한 결정 이해해줘 감사, 피해여성께도 거듭 사과"... 3일 중앙위서 절차 완료

등록 2020.11.02 10:45수정 2020.11.0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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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은 없었다. 2021년 4월 7일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에는 '기호 1번 민주당' 후보가 등장한다.

2일 더불어민주당은 10월 31일~11월 1일 이틀간 진행한 서울·부산시장 공천 문제 관련 당원 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찬성이 압도적이었다.

"총 21만1804명 참여해 투표율은 26.35%다. 이중 찬성 86.64%, 반대 13.3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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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이 2일 국회 소통관에서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천 및 당헌 개정 여부를 결정하는 전당원투표 결과를 발표하기 전 인사하고 있다. 민주당은 전체 권리당원의 86% 찬성으로 공천을 결정했다. ⓒ 공동취재사진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어 "앞으로 이낙연 대표는 오늘 오전 최고위원회 의결과 당무의 부의안건을 처리하는 등 당헌 개정에 바로 착수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3일 중앙위원회를 개최, 당헌 개정 절차를 완료하고 조만간 공직후보자 검증위원회와 선거기획단을 구성하는 등 본격적인 선거 준비에 착수할 계획이다.

오거돈 부산시장에 이어 고 박원순 서울시장까지 성폭력 의혹에 연루되면서 2021년 4월 선거는 '대선 전초전'이나 다름없어졌다. 하지만 민주당엔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선거를 실시할 경우 후보자를 내지 않는다'는 당헌 96조 2항이 있었다. 문재인 대표 시절인 2015년 7월, 당 혁신안으로 만들어진 내용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원칙보다 현실을 택했다. 지난 10월 29일 이낙연 대표는 직접 당원 투표로 당헌을 개정해 서울·부산시장을 공천할지 정하겠다고 발표했다(관련 기사 : 민주당 서울·부산시장 공천 여부, 전당원 투표로). 그리고 당원들은 '찬성율 86.64%'라는 강력한 지지를 보냈다. 민주당으로선 어느 정도 명분을 쌓은 셈이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총선 후 더불어시민당과 합당 여부를 물었을 때는 22.5%의 투표율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참여율"이라며 "후보 공천이 책임정치에 더 부합하고 시민들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것이라는 당 지도부 결정에 대한 (당원들의) 전폭적인 지지의사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야당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해명을 요구하는 것과 관련해선 "당시 당헌 개정도, 이번에도 전당원 뜻을 물어서 했다"며 선을 그었다.

이낙연 "후보 공천이 책임 있는 자세지만... 잘못 면해지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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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낙연 대표 역시 재차 "불가피한 결정"이었음을 강조했다. 그는 "많은 당원들께서 당헌 개정에 뜻을 모아줬다"며 "불가피한 결정이란 취지를 이해해준 당원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려고 하는 것은 유권자의 선택권을 존중하는 것이 공당의 책임 있는 자세라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이제 저희 당은 철저한 검증과 공정한 경선으로 가장 도덕적이고 유능한 후보를 찾아 유권자 앞에 세우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 대표는 "당원들의 뜻이 모아졌다고 해서 서울과 부산의 시정에 공백을 초래하고 보궐선거를 치르게 한 저희 잘못이 면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서울·부산 시민을 비롯한 국민여러분께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했다. 재차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 성폭력 의혹) 피해여성께도 거듭 사과드린다"고도 말했다.  

그는 "그 사과가 진정성을 갖기 위해서는 실천이 따라야 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저희 당은 윤리감찰단을 새로 가동한 데 이어 오늘은 윤리신고센터와 젠더폭력신고상담센터를 열어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와 주요 당직자의 성 비위·부정부패에 대한 조사, 후속조치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성인지교육을 더 강화해 그런 잘못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여당 지도부이자 한 여성으로서 천근만근 무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죄송하다, 송구하다는 말씀 외에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그는 "전적으로 저희(지도부) 책임이다. 모든 비판은 모두 지도부를 향해줬으면 한다"며 "당원들의 죄는 잔인한 선택을 강요받은 것밖에 없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공천 포기로 모든 책임이 면책된다고 보지 않는다"며 "고통스럽고 험난한 길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는 책임을 갖추겠다"고 했다.

또 다른 여성 지도부, 박성민 최고위원도 "민주당은 지금 아프지만 가야 할 길을 가고 있다"며 "후보를 내고 심판받는 것은 민주당이 가야 할 길"이라고 밝혔다. 다만 "여기서 그치지 않겠다고 말해야 한다"며 "당내 약한 고리가 발견됐고, 그것을 고쳐가는 일이 남았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 내 성 비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일을 모두 해야 하고, 2차 가해와 신상털기에서 피해자를 보호하려는 노력도 해야 한다"며 "더는 반성과 쇄신을 미룰 수 없다. 그 길을 걷겠다"고 말했다.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이낙연 #박원순 #오거돈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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