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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날 맞은 김경수... 쟁점은 '닭갈비'만이 아니다

6일 김경수 항소심 선고... 1심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증거들 나오면서 쟁점도 늘어나

등록 2020.11.05 21:39수정 2020.11.06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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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경남도지사가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보석 8일 만에 항소심 3차공판에 출석 하고 있다. 김 지사는 드루킹 댓글 조작 관련 혐의 1심에 실형을 선고 받은 후 지난 17일 보석으로 풀려 났다. ⓒ 이희훈

   
대권 잠룡의 귀환일까, 또 다른 법정 싸움의 시작일까.

6일 오후 2시, 서울고등법원 형사2부(재판장 함상훈)에서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이 열린다. 앞서 김 지사는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가 지난 4월 보석으로 풀려난 바 있다. 과연 김 지사는 항소심 법정에서 웃음짓고 돌아설 수 있을까.

김 지사는 2017년 대선과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김아무개(아래 드루킹)씨와 함께 댓글 여론 조작을 공모한 혐의를 받는다.  2016년 12월부터 2018년 4월까지 주요 포털사이트의 댓글 118만 8000여개의 공감·비공감 수를 조작했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허익범 특별검사팀(아래 특검)은 2016년 11월 9일이 김 지사가 댓글작업에 공모한 결정적 증거라고 본다. 이날 김 지사가 드루킹이 소속된 경제적공진화모임의 사무실(아래 산채)을 방문했고(오후 7시경), 오후 8시 7분 경부터 23분까지 킹크랩(댓글조작프로그램)을 이용한 시연을 직접 본 뒤 최종적으로 범행 추진에 동의했다는 것이다.

만일 김 지사가 산채에서 킹크랩 시연을 봤고, 댓글조작 과정에 동의 의사를 피력했다면 드루킹과 함께 공동정범으로서 판단되어 처벌 가능성이 높아진다. 앞서 드루킹은 지난 2월 13일 대법원에서 댓글조작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받았다.

결국 항소심의 관건은 2016년 11월 9일의 재구성이다. 이 사건은 CCTV와 같은 직접 증거가 없어서 주변 간접 증거들이 주요하게 고려되는데, 항소심 말미에 김 지사 측에서 특검 논리에 맞서는 카드를 여럿 제시하며 쟁점이 확장됐다. ▲파주닭갈비 사장의 법정진술 ▲'2016년 11월 9일' 로그기록 ▲드루킹의 '역작업' 전수조사 내용이다.

[쟁점 ① - 닭갈비 식사] 포장도 맞고, 23인분도 맞다

"결국 가공의 25번 테이블은 포장해간 것 맞고요. 저희 가게에 왔던 경공모 이분들은 자주 오신 분들이라 VIP로 등록돼있습니다. (영수증에 적힌) 포장 15인분은 2+1이라 총 23인분 정도 포장해드렸습니다." (파주 닭갈비 사장 증언. 6월 22일 18차 공판)

닭갈비 사장이 언급한 것은 2016년 11월 19일 오후 5시 53분에 본인 가게에서 15인분을 결제한 영수증에 대한 것이다. 특검은 이 영수증을 두고 경공모 회원들끼리만 식사한 내역이며, 김 지사가 이들과 함께 식사하지 않은 증거라고 주장한다. 그날 김 지사의 동선에는 파주닭갈비 집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닭갈비집 사장은 가게에서 먹은 게 아니라 포장해간 것이라고 확신해서 말했다. 뿐만 아니라 15인분은 사실상 23인분이라는 반전 주장까지 내놓았다. 이 증언은 드루킹 김씨가 본인 아내에게 "(김 지사 방문 시기에) 20인 분을 준비해놓으라"고 한 것과 일치한다.

특검의 논리가 성립되기 위해선 김 지사가 경공모 회원들과 식사하지 않았다는 게 입증돼야만 하는데, 닭갈비 사장은 "경공모 사무실(산채)에 닭갈비를 포장해서 같이 먹었다"는 김 지사 측 주장을 상당수 뒷받침했다.

닭갈비 사장의 주장에 따라 김 지사가 산채에서 경공모 회원들과 함께 닭갈비 식사를 했다고 가정할 경우, 김 지사의 2016년 11월 9일 동선은 어떻게 재구성 될까? 아래는 '식사를 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견지한 특검의 타임라인과, '식사를 했다'고 가정한 변호인 측 타임라인을 비교한 것이다.
 
김경수 타임라인 : 김경수 산채 도착 (18:50) → *식사 (19시~19:40) → 드루킹 강의 및 브리핑 (19:50~21:00) → 드루킹 독대 (21:00~21:10) → 김경수 출발 (21:15)

특검 타임라인 : 김경수 산채 도착 (19:00 경) → 드루킹 강의 및 브리핑 (19:00~20:00) → *킹크랩 시연(20:07~20:23) → 드루킹 독대  → 김경수 출발 (21:15)

김 지사 측 타임라인처럼 저녁식사 시간을 가정해 재구성 할 경우, 특검이 '범죄 공모의 결정적 증거'로 판단한 '킹크랩 시연 시간(8시 7분 ~ 23분)' 자체가 빠지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킹크랩 시연 시간과 김 지사의 동선을 일치시키지 못 하게 되면 김 지사와 드루킹의 공모 혐의 또한 특정되기가 어렵다.

하지만 변호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언이 나왔더라도 재판부 판단은 여전히 미지수다. 함 재판장은 7월 20일 재판에서 "그런데 (닭갈비를) 사간 게 맞다는 거지, 김 지사가 이날 경공모 사무실에서 식사했다는 필연적인 결과는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식사 여부가 김 지사 측 주장에 힘을 실어줄 수는 있지만,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을 봤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결정적 증거가 되지는 못 하기 때문이다. 

[쟁점 ② - 로그기록] 2016년 11월 9일은 시연일까, 테스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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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경남도지사가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보석 8일 만에 항소심 3차공판에 출석 하고 있다. 김 지사는 드루킹 댓글 조작 관련 혐의 1심에 실형을 선고 받은 후 지난 17일 보석으로 풀려 났다. ⓒ 이희훈

 
한편, 특검이 '김 지사 앞에서 킹크랩 시연이 벌여졌다'고 주장하는 '2016년 11월 9일'을 두고도 진위 공방이 지속되고 있다. 항소심 후반부에 김 지사 측에서 제출한 자료가 공방의 여지를 열어놨다.

앞서 특검은 드루킹 측 맥북 컴퓨터에서 킹크랩을 구동하기 위해 네이버 포털사이트 로그 내역을 분석한 이후 2016년 11월 9일을 특정한다. 이날 오후 8시 7분부터 23분까지 16분 간 3개의 아이디를 가지고 반복적으로 특정 기사 댓글에 공감/비공감을 클릭한 정황이 드러난 게 근거였다. 특검은 이를 두고 '누군가에게 킹크랩 프로토타입의 시연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한, 특검은 2016년 11월 4일부터 문제의 11월 9일까지만 ID 3개가 사용된 것도 정황 증거로 내세웠다. 김 지사가 산채에 방문하기로 결정된 11월 4일부터 ID 3개 테스트가 진행됐으며, 김 지사가 시연을 본 9일 이후로는 한동안 ID 3개를 이용한 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지사 측은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자료를 제시했다. 김 지사 측은 최근에 제공한 언론자료에서 "1심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던 킹크랩 개발 문서가 항소심에 와서야 변호인단에 의해 새롭게 확인됐다"며 "2016년 11월 9일 로그기록은 (김 지사를 위한) 시연이 아니라, 킹크랩 개발과정에서 나타난 테스트 기록임이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가 확인한 개발 문서란, 지난 7월 킹크랩 개발자 강아무개씨 컴퓨터에서 새로 발견한 '더미데이터_1030.txt'파일이다. 더미데이터 파일이란,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한 과정을 적어놓은 문서다. 김 지사 측은 "10월 30일자 파일에는 이미 3개의아이디를 이용해 개발을 진행하는 것으로 명확하게 정리되어 있었다"면서 "3개의 아이디는 (김 지사 앞에서 킹크랩을 시연하기 위한) 시연용 프로토타입 개발용이었다는 1심 판결은 명백한 오류였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 측은 2016년 10월 21일자 '시나리오관련의견서_1020.docx' 파일도 근거로 내세웠다. 해당 파일에서조차 3개의 아이디를 이용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테스트할 계획이 있었음이 분명하게 드러난다는 주장이다. 뿐만 아니라 김 지사가 경공모 산채를 방문한 다음날인 11월 10일까지도 3개의 아이디를 이용한 패턴 동작이 이어져왔다고 주장했다.

즉, 김 지사의 산채 방문이 확정된 11월 4일 전부터 3개의 아이디를 이용한 개발 계획은 이미 존재한 상태였으며 11월 9일은 특별한 시연이 아니라 개발 계획에 따른 테스트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쟁점 ③ - 역작업] 1% vs 36%
  
'역작업'도 항소심 판단에서 주요하게 고려될 예정이다. 역작업이란 김 지사와 공모 관계에 있다고 추정되는 드루킹이 되레 김 지사에 불리한 댓글과 기사에 호감 표시를 보인 행위를 뜻한다.

이를 두고 함 재판장은 지난 7월 20일자 재판에서 "(역작업이) 굉장히 의미있다고 생각해 재판부에서도 심도있게 검토할 예정"이라며 검찰과 변호인에게 역작업의 전수조사를 요구했다.

특검은 역작업을 두고 드루킹 김씨와 김 지사 간의 사이가 안 좋았을 무렵에 생긴 일이라고 말한다. 또, 특검은 7월 20일 재판에서 "역작업은 1% 정도에 미칠 뿐이며, 일부는 (킹크랩 프로그램이) 실수한 부분도 있다"는 주장도 했다.

김 지사 측의 해석은 특검과 정반대다. 김 지사 측은 최근에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약 36.19%에 달하는 역작업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 지사 측은 특검이 제시한 범죄 일람표 1/3 이상이 역작업으로 나타난다며, 자체 검토한 결과 특검이 제출한 범죄일람표는 전체 역작업 내역이 전수조사 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지사 측은 역작업의 존재를 두고 김 지사와 드루킹이 서로 공모 관계가 아님을 반증하는 유력한 증거이며, 킹크랩이 사실상 드루킹 입맛대로 운영됐다는 증거라고 본다.

김 지사의 선고는 이날 오후 2시에 진행된다. 김 지사가 여권의 '대권 잠룡' 이라고 평가받는 만큼, 정치권 또한 김 지사의 선고 결과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이번 결과가 향후 대권 구도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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