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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보도연맹 재심사건, 검사 "무죄 구형해달라"

창원지법 마산지원, 15명 재심사건 결심공판... 오는 20일 선고 예정

등록 2020.11.06 17:43수정 2020.11.06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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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 경남유족회 회원들이 11월 6일 오후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에서 열린 피해자들의 옛 국방경비법 위반사건 재심 재판을 받은 뒤, 법정에서 나와 박미혜 변호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윤성효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구형해 달라."
 

6일 오후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법정에서 검사가 한 말이다. 70년 전 한국전쟁 전후 국군에 의해 학살 희생된 민간인들에 대해 검찰이 '무죄'를 구형한 것이다.
 
민간인 학살희생자의 유족 15명이 옛 국방경비법 위반사건 재심청구를 했고, 이날 창원지법 마산지원 제1형사부(류기인·황정언·정수미 판사)가 결심공판을 열었다.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 경남유족회(회장 노치수)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의 결정이 난 뒤인 2013년과 2014년에 걸쳐 재심신청했던 것이다.
 
형사사건 재심신청은 (대)법원이 개시 결정을 해야 재판이 열리는데, 검찰이 재심개시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항고(고등법원), 재항고(대법원)을 거쳐야 한다. 유족 4명이 (재)항고 절차를 거쳐 재심개시 결정이 났던 것이고, 나머지 11명은 창원지법 마산지원이 결정하자 검찰이 받아들였던 것이다.
 
재심신청된 민간인(피고인)들은 국민보도연맹원으로, 옛 국방경비법 위반 혐의로 정당한 재판 절차를 거치지 않고 국군 등에 의해 학살됐다.
 
유족들은 박미혜(창원), 이명춘(서울), 임재인(부산) 변호사를 통해 재심신청했고, 이날 공판 때 변호사와 유족들이 법정에 출석했다.
 
앞서 지난 10월 23일 열린 공판 때 검사는 관련 증거신청을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국방부나 국가기록원 등에는 학살피해자들의 구체적인 국방경비법 위반 혐의 내용을 담은 자료가 없는 것으로 여러차례 확인됐다.
 
검찰은 피고인들에 대한 '문서(증거)촉탁신청'을 서면으로 재판부에 했다. 이날 결심공판에서 류기인 재판장은 "검찰의 문서촉탁신청을 채택하지 않고 기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류 재판장이 검사한테 "다른 증거 자료가 있느냐"고 물었고, 검사는 "다른 증거신청은 없다"고 답변했다. 이어 류 재판장이 변론종결을 선언했다. 류 재판장의 구형 요구에, 검사는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해 달라"고 요구했다.
 
박미혜 변호사는 최후변론을 통해 "무죄 구형한 검찰에 감사한다"며 "오랜 시간이 걸렸다. 피고인과 유족들은 오랫동안 '빨갱이'로 불리었고, 그 한을 푸는 의미가 있다. 재판부가 이를 깊이있게, 무겁게 받아들여 무죄 선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20일 오전 10시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이날 법정에 나온 권아무개(75)씨는 "6남 2녀의 막내로 태어났다. 아버지께서 한국전쟁 때 희생을 당하셨다. 70년 한을 풀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며 "검찰의 무죄 구형을 들으니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앞서 노치수 회장을 포함한 경남유족회 회원 5명은 지난 2월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에서 국방경비법 위반 재심사건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당시에도 검찰이 '무죄 구형'했다.
 
경남지역에서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사건에 대한 집단 재심청구사건은 이번이 두 번째다. 유족들은 재심청구한 지 6~7년만에 선고를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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