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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희 변호사가 본 김경수 대법 판결 관전포인트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692] 노영희 법무법인 강남 변호사

등록 2020.11.10 12:50수정 2020.11.10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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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에 공모한 혐의를 받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6일 오후 서울고등법원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댓글 순위 조작 혐의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원을 나와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2017년 대선 중 '드루킹'과 공모해 포털사이트 뉴스 댓글 순위를 조작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도지사에게 2심에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함상훈, 김민기, 하태한)는 6일 김 지사의 댓글 조작 혐의에 "피고인이 경제적공진화모임 사무실에서 킹크랩 시제품 시연을 참관한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 없이 증명됐다. 킹크랩 시연을 본 이상 피고인의 묵인 아래 댓글 조작이 벌어졌다고밖에 볼 수 없다"며 유죄 이유를 설명했다.

2심 재판 과정에서 닭갈비집 사장의 증언과 영수증이 나오며 김 지사가 무죄를 받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나왔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선고 결과를 분석해 보고자 지난 8일 노영희 변호사(법무법인 강남)와 전화로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노 변호사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2심에서도 유죄가 나온 까닭

- 2017년 5월 대선 전후에 이른바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포털사이트 뉴스 댓글 순위를 조작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1심에 이어 2심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는데 어떻게 보셨어요?

"공직선거법 위반은 무죄로 판단하고 댓글 조작 공모를 유죄를 판단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판단해요. 선출직 공무원 같은 경우 일반형사 사건으로 금고 이상이거나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 원 이상 형이 확정되면 당선무효입니다. 국회의원이었던 김경수 지사가 '공정한 여론형성'을 중대하게 왜곡시켰다고 법원이 판단한 거라서 정치적으로 의미가 있죠."

- 왜 이런 판결이 나왔을까요?

"일단 김경수 지사가 적극적으로 범죄사실을 부인하는 상황이고 직접적인 증거가 부족해 보이지만 재판부가 혐의사실을 인정했습니다. 특히 드루킹이나 개발자 등은 진술의 일관성이 부족해 보이는 상황임에도, 드루킹 내부 피드백 문건에 '김 지사에게 보고했다'라고 진술돼 있다는 점이나, 텔레그램 톡에서 김 지사가 드루킹 김동원씨에게 URL을 보낸 등이 그쪽하고 계속 긴밀하게 연락하면서 지낸 것처럼 보였다는 점을 재판부가 중점적으로 본 것 같고요.

2016년 11월 9일, 소위 산채라는 파주의 드루킹 사무실에서 킹크랩 프로토 타입 시연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사실을 다른 증거들과 종합해서 유죄의 판단 근거로 삼았죠. 김경수 지사 측 주장과 부합하는 듯 보이는 닭갈비 사장의 진술 등이 김 지사 측에게는 유리한 정황이고 언론에서 기사화가 많이 되기도 했지만, 실제로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본 거죠.

원래 형사사건에서는 유죄 선고를 하려면 입증을 검찰이 해야 되는데, 현실적으로는 일단 검사가 이게 유죄인 거 같다고 생각해서 기소하게 되면, 적극적으로 피고인이 그게 아니라고 반증을 제시해서 자신의 무죄를 밝혀야 되는 방식으로 재판이 진행되거든요. 그런데 그런 부분들이 좀 약했다고 재판부에서 판단한 거 같아요.

결과적으로는 '닭갈비 사장의 증언이 나왔고 영수증이 나왔지만, 그것도 역시 간접 증거이고 그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나머지 증거들을 전체적으로 종합해 보니까 댓글 조작에 공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지사가 드루킹 등의 댓글 조작 활동을 격려하는 방법으로 공모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판단하게 한 거죠. 나중에 대법원에 가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일단은 김경수 도지사 측에서 입증에 실패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거 같아요."

- 김 지사나 민주당은 당시 여론은 문재인 후보 당선이 가능성 높은데 뭣하러 댓글 조작에 가담하겠느냐고 해요.

"그 부분이 조금 애매한 부분이죠. 실질적으로 김 지사 측에선 2016년도에 경공모 회원과 드루킹을 소개받았고, 이 댓글 작업은 2016년 12월경부터 이뤄졌다는 건데, 그때 당시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당연히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하는 게 많은 사람의 예측이었기에 굳이  위험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그런 일을 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는 거죠. 이건 범행의 '동기'와 관련된 거고 이에 대해 김 지사 측은 '동기가 없었다'는 걸 설명한 겁니다.

그런데 재판부에서는, 혹은 검찰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 댓글 조작을 할 개연성이 있었다. 왜냐하면 김경수 지사가 경공모 사무실 방문했을 때, 드루킹 측에서 온라인 여론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조성되고 조작될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안전하게 가야 된다'라는 식으로 보고를 했고, 특히 이를 '극비'라는 제목을 써가면서 보고하면서 김 지사 측에 적극적으로 어필했어요.

따라서 그런 보고를 받고 불안해질 수밖에 없고 혹시라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민심이기 때문에, 그것을 무조건 '우리는 이길 건데 뭐 하려고 그러냐'면서 여유 있게 넘길 수가 없었을 거라고 본 거죠."

- 2심에서 핵심은 뭐라고 보세요?

"2심에서 핵심은 기본적으로 직접증거가 부족하고 피고인이 적극적으로 부인함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간접증거와 정황 증거들을 종합해서 '김 지사에게 킹크랩 시연을 했다'고 판단했다는 부분입니다. 결국 재판에 현출된 증거들이 '단순히 누구에게든 킹크랩 시연이 있었다'는 것이냐, 아니면 '김경수 지사에게 킹크랩 시연을 했다'는 것이냐, 둘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비록 직접 증거는 없지만 전체적으로는 후자로 보인다고 재판부가 판단했다는 겁니다. 당시의 네이버 로그인 기록 등을 따져보면, 꼭 김경수 지사에게 시연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일단 그 시점에 킹크랩 시연이 있었고, 김 지사를 위한 것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거죠.

드루킹 김동원의 진술, 김경수 지사가 산채에 있었다는 사실, 기타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해왔던 정황, 그리고 그 이후 보고서 등에 '김경수 지사에게 보고 했다'라는 진술 등이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따져보게 되면, 오로지 닭갈비 사장님의 증언이나 비서의 구글 타임라인이 안 맞는다는 정도만 가지고는 공소사실을 무너뜨리기 어렵다고 재판부가 판단한 것 같아요."

- 일단 직접 증거는 없는 거 아닌가요?

"직접증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고, 텔레그램 톡 등에서 '고맙다'고 말한 것이나 서로 의견 주고받은 것 등도 격려의 의미이기 때문에 일종의 직접 증거로 판단한 것 같고, 이는 특검이나  재판부가 같은 견해인 것으로 보입니다. 텔레그램을 통해 서로 얘기 주고받으면서 한마디씩 했던 거, 그 다음에 계속해서 보고가 갔던 것들, 그리고 김 지사가 직접 김동원에게 기사 URL을 전송한 거, 김동원 측에서 기사 목록을 전송해준 것 등등. 그래서 직접증거가 완전히 없다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본 거 같고요.

여기에서 재판부가 밝힌 김경수 지사의 역할은 '드루킹의 댓글 조작을 격려했다'는 거예요. 정범의 행위를 독려하고 격려해주기 위해서는 '고맙다'는 정도의 말만 해도 충분하다고 봤던 거죠. 격려라는 것이 직접 이거 해라 저거 하라고 지시하지 않아도 그 사람이 심리적으로 '너 이거를 하는데 정말 잘하는구나, 열심히 해라, 내가 봐줄게' 이런 식의 제스처만 취해도 된다고 보기 때문에, 당시 대통령 후보의 최측근이자 현역 국회의원으로서 그런 정도의 커뮤니케이션이면 충분하다고 재판부가 판단한 거예요.

특히 약간 괘씸죄가 들어간 것 같아요. 민주사회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여론을 왜곡시키지 않는 것인데, 민주주의 가치를 제일 잘 지켜야 할 국회의원이 이를 방해했다는 거니까요."

- 정황 증거만으로 재판하는 게 맞나요?

"기본적으로 정황 증거만 가지고 재판은 원래 안 되죠. 원칙적으로 형사사건에서는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입증이 되어야지만,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는지 있는지 역시 재판부가 임의적으로 판단하는 거고, 그에 대한 책임도 재판부가 져야 되는 거죠.

어쨌든 김동원하고 김경수 지사가 계속 대화를 하면서 왕래가 있었다는 거, 텔레그램만 한 게 아니라 김 지사가 직접 산채를 세 번이나 방문하기도 했고 그러면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 것처럼 보인다는 것, 실질적으로 김 지사와 접촉한 후 드루킹의 댓글 조작 작업이 되게 활발히 많이 이루어진 것 같다는 점을 주로 본 것 같고요. 만약 여권 실세와 어떤 커넥션이 없다면 김동원이나 드루킹 관련자들이 계속 그런 식의 작업을 왜 했겠느냐는 점 등도 재판부에서 판단한 근거가 되는 것 같습니다."

"닭갈비 영수증, 완벽한 증거 아니라고 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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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대통령 선거 등을 겨냥해 댓글 조작을 벌인 혐의로 기소된 '드루킹' 김동원 씨가 지난 2019년 9월 30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재판부는 "민주사회에서 공정한 여론 형성은 가장 중요한 의미가 있고, 이를 저해한 행위를 했을 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하던데.

"이 사건 댓글 조작 범죄 행위에는 역작업과 무의미한 말 등에 '좋아요'를 누른 행위 등이 포함돼 있는데 이런 작업의 비중이 전체 범죄 사실 중 30% 정도가 돼요. 그리고 이에 대해서는 재판부가 이유 무죄를 선고했단 말이에요. 전체 범죄 중 30%가 무죄면 당연히 선고형도 낮아져야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결은 2년의 실형을 그대로 선고했어요.

그 얘기는, 일단은 김 지사가 드루킹 일당하고 킹크랩 등을 이용해 댓글 작업 공모하기로 했다는 자체가 민주사회의 공정 여론 형성에 끼치는 해악이 매우 크니까 위법성이 크고 중대한 범죄이고, 김 지사 같은 경우에는 특히 국회의원으로서 이런 행위를 하면 안 된다는 의미에서 더 무겁고 크게 책임을 져야 된다고 재판부가 판단했다는 겁니다."

- 재판부는 최대 쟁점이었던 김 지사의 킹크랩 시연 참관 및 개발 승인 여부와 관련, 이를 사실이라고 인정했어요. 김 지사 측은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수행비서의 구글 타임라인과 닭갈비 식당 영수증 등을 증거로 제출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어요. 이유는 뭘까요?

"왜 이런 걸 인정 안 해주냐면 실제 그 영수증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렇게 크지 않다는 거죠. 닭갈비 영수증이 2심 재판에 나왔기 때문에 1심의 사실관계 판단이 조금 잘못됐을 수 있지 않을까, 또는 일반인들이 보기에 '영수증이 있으니까 피고인 쪽 주장이 맞을 수도 있겠네'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지만, 영수증이 나온 것과 별개로 그 시간에 김경수 지사는 따로 킹크랩 시연을 받을 수도 있다고 본 거죠.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그게 완벽한 증거는 아니었다는 겁니다."

- 이 사건에서 킹크랩 시연이 왜 중요한가요?

"킹크랩이라고 하는 게 댓글 조작을 위해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잖아요. 만약에 그런 종류의 프로그램이 없으면 일반인이 그렇게 그냥 몇 명 동원해서 조직적으로 해서 여론을 왜곡시키기가 매우 힘들거든요. 킹크랩이라고 하는 프로그램이 있어야 댓글 조작이나 왜곡 작업이 가능하단 말이죠. 그런 의미에서 킹크랩을 봤는지 안 봤는지는 이 사건에서 매우 중요하죠.

왜냐면 김경수 지사에게 드루킹이 '킹크랩을 만들겠습니다'라고 했는데, 김 지사가 '그러세요'라고 했다거나 '오케이' 했다면, 비록 김 지사가 직접 그 프로그램을 만든 건 아니지만 그런 것들을 이용해서 댓글을 조작하고 여론을 형성하라고 암시를 주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에요. 그런 의미에서는 킹크랩 프로그램 시연을 봤는지 아닌지가 중요하죠."

- 선거법 위반(매수 및 이해유도죄) 혐의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던 1심과 달리 무죄가 선고됐어요.

"검찰하고 1심 재판부에서는 '센다이 총영사직 제의가 공직선거법상 매수 및 이해유도에 해당하는 댓가다. 그래서 그것을 보면 당신은 공직선거법 위반이다'이라고 했지만, 오히려 2심 재판부에서는 '센다이 총영사직 제의는 드루킹 댓글 조작에 대한 대가다, 왜냐하면 센다이 총영사직 제의 시점이 2018년도 지방선거 실시하는 시점하고도 맞지 않기 때문에'라고 판단했죠.

그래서 아이러니하게 다른 범죄의 증거라고 내놓은 것이 오히려 이쪽 범죄의 댓글 조작 증거로 인정되었다는 것이 좀 특이한 부분이라고 하고 있고요. 아마 시점 같은 것들이 맞지 않아서 재판부 입장에선 공직선거법 위반의 증거로 보기는 좀 부담스러웠던 거 같아요."

- 그럼 이게 문재인 대통령 정통성에도 영향을 줄까요?

"당시의 댓글 조작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은 있지만, 그 자체가 매우 큰 건 아니니까 댓글 조작이 인정됐다고 해서 문 대통령 정통성이 훼손됐다거나 그렇지 않을 거 같아요."

"기존 판례 비춰봤을 때 파기환송 가능성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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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희 변호사. ⓒ 노영희 변호사 제공

 
- 대법원에서 파기 환송될 가능성 있을까요?

"형사사건에서는 아까 말한 대로 직접적으로 증거가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고 그 증거들이 범죄 혐의에 대해 어느 정도 증명력을 가지느냐가 중요한데, 이거는 1심과 2심 등 사실심 재판부가 알아서 판단하는 거예요. 대법원은, 각 재판부가 증거를 선택적으로 받아들여서 유죄의 증거로 삼은 그 절차나 법리 등에 문제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곳이기 때문에 기존 판례에 비춰 봤을 때 파기환송 가능성이 커 보이지는 않아요."

- 앞으로 관전 포인트는 뭔가요?

"앞으로 관전 포인트는, 재판부에서 킹크랩 시연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를 판단하는 거와 관련해서 판단의 근거를 설시한 게 있는데, 그 판단 근거가 제대로 되었는지를 따져 보는 겁니다.

예를 들면 '그 당시 네이버 접속 로그 내역 같은 것들이 있다'고 해서, 그 사실이 곧바로 '김 지사에게 킹크랩 시연을 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죠. 그리고 드루킹이나 개발자의 진술이 오락가락한 부분이 있는데, 이것을 유죄의 증거로 삼는 것이 과연 타당하냐 이런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죠.

대법원에서는, 간접적이고 정황적인 증거가 다수를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으로 이 사람이 재판에서 유죄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판단하는 것, 이 부분에 잘못은 없었을까를 판단해야 합니다. 앞으로 관전 포인트는 '킹크랩 시연이 있었다'는 것이 '김경수에 대한 킹크랩 시연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하느냐 이쪽으로 모아질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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