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청년 농업인들 한목소리 "먼저 손 내밀어 달라"

등록 2020.11.11 11:48수정 2020.11.11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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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작당 회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하희경, 김기윤, 가창진, 정지수, 황선덕 농민. ⓒ <무한정보> 김수로


충남 예산군도 '지역소멸' 위기다. 고령화된 농촌에서 농사를 짓는 이들은 계속 줄고, 아기 울음소리 한 번 듣기 어려운 현실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청년농업인을 유입하는 정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앞으로 꾸준한 논의를 통해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해 농촌사회 일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다.

2015년 결성한 '청년작당'은 20~40대 청년농업인협의회다. 5명으로 시작해 32명까지 늘었다. 이들이 생산하는 품목은 고구마와 표고버섯, 양파, 당근, 토마토 등 다양하다.

매달 2번씩 가족동반으로 회원 농가 등에 함께 모여 정보를 공유하고 고충을 나눈다. 대부분 귀농청년인 이들이 농촌살이에 공통적으로 꼽은 어려움은 '높은 진입장벽'이다.

"동네 주민들과 가까워지는 게 쉽지 않았어요. 먼저 손 내밀어주기보단 멀찍이 서서 지켜보는 분위기랄까요? 행정이나 농협 등 기관이 마을을 통해 지원하는 사업에도 접근성이 떨어지다 보니 몰라서 신청을 못 하는 경우도 많았고요." 귀농 5년 차 정지수 회장의 말이다.

그는 "새로 사람이 들어오면 이장님이 마을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자리가 있으면 좋겠어요. 안면을 트면 정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훨씬 앞당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덧붙였다.

친환경 농사를 짓는 황선덕 사무국장은 "이웃한 홍성군과 비교했을 때 행정이 청년 농업인 지원에 관심도가 낮다고 느껴요. 같은 충남도 지원사업이라도 홍성은 대상자들과 꾸준히 소통하며 교육을 진행하는데 예산군은 아니에요. 자체 시책도 찾아볼 수 없고요"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차별화된 정책을 통해 예산을 택할 '이유'를 만들어줘야 해요. 귀농귀촌인뿐만 아니라 여기서 나고 자란 청년들이 도시로 떠나는 대신 정착해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하고요. 학교부터 농업과 지역에 대한 교육에 나서야 해요"라고 제안했다.


하희경 문화복지위원장은 "여성 농업인들이 농업 현장에서 많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권한은 없어요. 경영주는 대부분 남편으로 등록하죠. 여성회원들로만 꾸린 쉐어농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활동을 하며 가장 지지를 받은 게 '자기 의견을 낼 수 있다'는 점이에요. 여성 농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정책에 반영하는 체계가 필요해요"라고 강조했다.

변화의 조짐은 보이고 있다. 예산군이 지난 10월 22일 입법 예고한 '귀농·귀촌 활성화 지원조례' 전부개정안을 보면, 귀농귀촌인이 지역주민들과 교류·협력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또 군내 귀농귀촌인들이 만든 법인이나 단체를 지원하는 근거를 담았다.

예산군 관계자는 "우리 지역 귀농 귀촌인에게 맞는 세부정책을 수립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연령대별 현황 등을 좀 더 자세히 파악하고, 교육 프로그램이나 사업은 체계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청년농업인 #청년농업 지원 #귀농귀촌 #지역소멸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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