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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생 해방둥이인 나, 70년 살아보니 깨달은 것

[어느 해방둥이의 삶과 꿈] 제4부 작가 및 시민 기자생활 (18)

등록 2020.12.28 11:16수정 2020.12.2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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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애독자가 보내준 나의 데생. ⓒ 위창남

  
시대정신
 
이제 연재의 마무리 부분이다.

나는 1945년생 해방둥이다. 곧 해가 바뀌면 어쩔 수 없이 70대 후반으로 넘어간다. 두보는 "사람은 예로부터 70세를 살기가 드물다(人生七十古來稀)"고 노래하였다. 하지만 이즈음에는 생활 수준 향상과 의술의 발달로 '인생은 60세부터', '70세는 중년'이라고도 한다. 또한 시중 유행어로 '9988234(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3일 앓다 죽음)'라는 말이 떠돌고 있다.
 
하지만 이건 지나친 과욕이다. 사람의 수명 연장은 그 사회조차 노화시키고, 다음 세대나 지구 환경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그 적당한 나이가 언제인가는 사람마다 다를 테다. 나는 지금 내 나이 때가 가장 알맞은 때라고 생각한다.
"야, 박도! 저승 행 열차에 승차!"
"예, 저승사자님!"

"네가 승차해야 이 세상이 쾌적해 진다."
"잘 알겠습니다. 조금도 억울치 않습니다. 그동안 이 세상에 머물게 한 것만도 감사합니다."

나는 그동안 70여 년을 살아오면서 숱한 사람들을 만났다. 그리고 글감을 위해 카메라를 메고 지구촌 곳곳을 두루 누볐다.

지난 세월 한때는 잘살아 보기도 했고, 또 한때는 씻은 듯이 가난하여 학교도 다니지 못한 채, 물로 배를 채워보기도 했다. 내가 살아본바, 한국 사회는 앞으로 새로운 인식(패러다임), 곧 '더 많은 사람과 동식물이 더불어 잘 사는 세상'으로 발돋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이것이 시대정신일 것이다.
 

백두산에서 만난 구김살 없는 남매. ⓒ 박도

   
정의가 없는 부의 추적과 그 대물림

이즈음 이전에 듣지도 보지도 못한 '코로나19' 사태로 온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있다. 또한 해마다 거듭되는 이상 기후 때문에 자연 재해 등 각종 재난이 끊어지지 않고 있다.

이 괴질과 재난의 근본 원인은 사람들의 지나친 이기심과 탐욕, 그리고 편리성 추구에 있을 것이다. 또한 '최소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으려는 자본주의 경제법칙을 각 분야에도 적용한 결과다. 그에 따른 인간성 및 자연 파괴, 도덕성 붕괴, 환경 오염, 동물 학대, 식물 남벌 등은 재난의 근본 원인이었다.

게다가 아직도 일부 정상배나 기업 모리배들은 정의가 없는 부의 추적과 그들 기득권 대물림은 악착같이 이어지고 있다. 이로써 한국 사회의 많은 사람, 특히 젊은이들을 절망케 하고 있다.

서울의 아파트나 집 한 채는 보통 월급쟁이가 수십 년을 저축해도 도저히 살 수 없는 현실이다. 또한 집값 폭등으로 그 불로소득은 직장인의 평생 퇴직금을 웃돌고 있다. 그런데도 가진 자들은 더 가지고자 너도나도 땅이나 주택 투자에 미쳐 날뛰고 있는 세태다. 

이런 세태에 분노하는 젊은이들 가운데는 '헬 조선'을 외치면서 해외로 떠나고 있다. 한국 사회를 더 이상 이대로 방치하면 모두가 함께 몰락하는 '공도동망'(共倒同亡: 넘어져도 같이 넘어지고 망해도 같이 망한다는 뜻으로, 운명을 함께한다는 말)의 커다란 수렁에 빠질 것이다.
 

소나무 기둥에 둥지를 튼 크낙새(경기도 광릉). ⓒ 문화재청

 
천민자본주의의 한계... '토지 공개념' 도입, 평생 무상교육은 어떨까

그동안 한국 사회는 남이 가져다 준, 이른바 '자유민주주의'라는 이름의 천민자본주의를 무턱 신봉해 왔다. 이 체제는 이제 그 한계점에 이르렀다. 이대로 가면 더 많은 사람 및 동식물들이 더불어 잘 살 수 없는 세상이 될 것은 불을 보듯 분명하다. 그래서 하늘은 이즈음 경고의 신호로 코로나라는 괴질을 보냈는지도 모른다. 

내 생각으로는 개인의 기본 자유와 생존권도 누리면서 더 많은 사람이 고루 평등하게 사는 그런 사회가 바람직한 미래상으로 여겨진다. 그런 사회이어야만 이 난세도 헤쳐 나갈 수 있고, 과부하된 지구 환경도 되살릴 수 있을 것이다.

그 방안의 하나다. 우선 우리 국토와 대자연은 이 땅에 사는 사람 및 모든 생명체들의 공동 터전이라는 점을 인식케 하는 '토지 공개념(토지의 소유와 처분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적절히 제한할 수 있다는 개념)'을 도입하는 일이다. 곧 지상의 생명체들이 국토 대자연을 다함께 누리며 살다가, 이 세상을 떠날 때는 모두 국가나 공공단체에 반납케 하는 세상으로 변했으면 좋겠다.

곧 개인에게 경작권이나 거주권은 인정하되, 토지 및 대자연은 국가나 지방정부의 소유로 개인은 그들 단체로부터 빌려 쓰게 한다. 그러면 부동산 투기도 근원적으로 봉쇄될 것이다. 국가나 지방정부가 주택이 필요한 이들에게는 거저, 또는 아주 싼 값으로 분양케 하는, 그럼으로써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사람은 누구나 주거문제를 근본적으로 태어날 때부터 해결케 하는 것이다.

이 지상 어느 동물이 주거문제로 고통을 받고 사는가. 하늘을 나는 새나 땅 속에 사는 개미들도 태어날 때부터 다 제 집을 지니고, 그들 평생 집 걱정을 하지 않고 살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인간의 기본 생존권은 동물보다 못한 것도 같다.

또 2세 교육은 국가가 전적으로 책임지는, 아니 교육뿐 아니라 모든 사람을 '요람에서 무덤까지' 국가나 공공단체에서 보살펴주는 복지사회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인흥마을 시절 나의 산책 길. ⓒ 박도

   
더 많은 사람과 동식물이 더불어 잘 사는 세상으로 가야

이는 한 교육자, 한 작가, 한 시민기자인 내가 70(칠십) 평생 한 세상을 온 몸으로 겪은 뒤, 늘그막에야 비로소 깨달은 우리의 미래상에 대한 대안이다. 이제 더 이상 파국으로 치닫는, 모두가 함께 쓰러지고 다 같이 망해 가는 이 사회 현상을-더구나 이미 코로나19가 경고음을 보낸-, 두 눈 멀거니 뜨고 가만히 지켜볼 수만은 없지 않는가.

이제 한국 사회도 '더 많은 사람과 동식물이 더불어 잘 사는 세상'으로 나가야 할 때다. 그래야만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기본권을 누리는, 더 많은 사람이 웃음 속에 다함께 자기의 재능을 최대한 발휘하면서 행복하게 사는 사회가 될 것이다. 또한 그렇게 해야만 동식물도 인간과 평화롭게 공존하게 될 것이다. 동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이라야 인간도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게 된다.

강원 산골의 한 서생이 잠꼬대 하듯이, 사람과 동식물이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미래상을 그려 보았다. 내가 세계 여러나라를 방문하고 둘러 보니, 그 중에서도 한국 사회는 참 아름다운 살기 좋은 나라에 속했다. 한국 실정에 맞는 체제로 정치만 잘 한다면, 사람과 동식물이 잘 사는 지상 최대의 낙원이 될수도 있을 것이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다음 회로 이 연재기사는 마무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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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 교사생활 후 원주에서 지내고 있다. 장편소설 <허형식 장군> <약속> <용서>, 역사다큐 <항일유적답사기><영웅 안중근>, 사진집<지울수 없는 이미지> <한국전쟁 Ⅱ> <일제강점기> <개화기와 대한제국> <미군정 3년사>, 어린이 도서 <대한민국의 시작은 임시정부입니다> <김구, 독립운동의 끝은 통일> <독립운동가, 청년 안중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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