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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구에 들어서는 넷제로공판장, 이런 곳입니다

[인터뷰] 오재룡 대덕구 상수원보호관리팀장

등록 2020.11.13 11:00수정 2020.12.04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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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호동넷제로공판장으로 바뀔 정다운쉼터 앞에서 오재룡 팀장의 모습 ⓒ 고지현

 
"상수원보호구역이면서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인 미호동 마을을 생태적이며 에너지자립마을로 전환할 수 있도록 넷제로공판장을 통해 상수원보호구역내 전국적인 롤모델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요즘과 같은 날씨에는 출퇴근 하는 시간이 너무 즐겁다는 대덕구 상수원관리팀 오재룡 팀장. 10년 넘게 매일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는 그는 비오고 눈 오는 날만 아니면 언제나 자전거를 이용 한단다. 높아진 가을하늘과 길가 단풍을 보면서 자전거 타는 출퇴근 시간이 즐겁다는 오재룡 팀장을 지난 4일 만나 각종 규제로 묶인 대덕구 미호동 마을에 대덕에너지카페 3호점으로 새롭게 진행되는 '미호동 넷제로공판장'에 관해 물었다. 아래는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

- 오재룡 팀장님 간략한 자기 소개 부탁드릴게요.
"공직생활을 만으로 27년 좀 넘게 했는데 대덕구에서만 했어요. 현재 상수원보호관리팀장을 맡고 있고, 공교롭게 2015~2016년 상수원보호관리 업무를 했는데, 올해 2월 다시 상수원관리팀으로 왔습니다. 상수원보호구역관리를 위해서 주민지원사업, 소득증대 사업, 복지 향상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고 상수원보호구역내 불법행위, 낚시나 수영, 불법어로행위, 쓰레기 불법투기 등을 단속 하는 게 주 업무에요. 주민들을 위한 지원사업과 단속행위 두 가지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 미호동 정다운쉼터를 이렇게 넷제로공판장으로 하시게 된 계기를 설명해 주세요.
"이 부지가 원래 파출소부지였어요. 바로 인근 청남대가 있어서 이 파출소가 굉장히 중요했었는데, 청남대가 개방되면서 파출소의 의미가 사라지고 파출소 부지를 대덕구가 기부채납 받게 된거죠.

제가 2016년 상수원관리팀에 있을 때, 금강유역환경청 특별지원금 공모사업으로 이곳을 정다운쉼터라고 해서 마을 주민들 소득증대 사업 일환으로 기금을 받아 지금의 이 건물을 지었어요. 원래 취지는 주민들 소득증대 사업 해볼려고 했던건데, 이번에 다시 와보니 건물만 있지 여기에 올인 해서 추진할 사람이 없고, 주민 구성도 65세 이상이 대부분이고 생업도 다들 있고 뭘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명맥만 유지되고 있는 정도였어요.

상수원보호구역에서는 행위제한이 많아 이곳에 사시는 분들은 여러 피해를 보고 있고 소외된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 건물을 활용해서 주민들에게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혜택이 갈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고민하던 차에 에너지전환'해유' 사회적협동조합 양흥모 이사장을 통해 넷제로공판장 제안을 받고 추진하게 됐어요. 그때가 올해 4월이었어요. 미호동 넷제로공판장이라면 주민들 소득증대뿐 아니라 상수원보호구역으로써 에너지자립마을, 생태마을로 거듭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


- 상수원보호구역인 대덕구 미호동은 어떤 곳인가요?
"이곳은 대청댐 본 댐이 위치해 있고, 가족캠핑장, 대청공원등 자연환경이 굉장히 좋기도 하고 취백정이 바로 인근에 있고 신석기 시대 유물이 발굴된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합니다. 반면 상수원보호관리구역이며 개발제한구역까지 묶이면서 재산권 행사등 행위제한도 많은 곳이에요. 그래서 여기는 커피 한잔을 끓여서 팔지를 못하는 거죠.

이 주변에 슈퍼 하나, 소매점 하나 없어요. 물 하나를 사러 갈려면 시내까지 나가야 되는 상황이죠. 그래서 주민들 생필품들은 살 수 있게 구 차원으로 여기 미호동 정다운 쉼터에 구판장을 만들었어요. 그만큼 열악한 환경입니다. 또 지역 간의 격차도 크고요. 개발제한구역이나 상수원보호구역 하나만 있어도 힘든데, 둘다 있는 곳이라 바로 옆 신탄진과는 많이 차이가 나죠. 주민들이 피해의식도 있고 소외감도 많이 느껴요."



넷제로공판장에서 시작하는 에너지자립마을

- 넷제로공판장이 무엇이고, 어떤 역할을 하는 건가요?
"대덕구의 에너지전환을 위한 대덕에너지카페1호점, 대덕넷제로카페2호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3호점이 넷제로공판장 형식으로 진행이 되는 것입니다. 원래 카페 형식으로 하려다가 상수원보호구역이라 카페 형태는 안 되고 공판장 형식으로 하게 되었어요. 생태마을, 에너지자립마을로 전환 할 수 있도록 3호점 넷제로공판장을 활용해 상수원보호구역내 전국적인 롤모델을 만들어 볼려고 합니다. 에너지자립마을과 생태마을을 결합하고 더불어서 쓰레기제로까지도 계획해서, 상수원보호구역의 깨끗한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싶어요."

- 미호동 넷제로공판장을 추진하기 위해 환경단체와 기업, 협동조합, 주민등 여러곳의 합심으로 진행된 것 같아요. 각각의 역할들은 뭔가요?
"이번 넷제로공판장은 여러 곳들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데요. 대덕구청, 미호동 복지위원회, 에너지전환'해유' 사회적협동조합, 신재생에너지 전문기업인 신성이앤에스, 대전충남녹색연합이 함께 하고 있어요. 신성이앤에스는 넷제로공판장을 위해 건물 리모델링 등 환경 조성에 기부를 할 예정이고 또한 태양광 보급을 통해 에너지자립마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최근에 이곳에도 태양광발전기 12kw를 설치·지원해줬습니다. 태양광 발전수익은 마을에 기부가 되고 있어요. 대전충남녹색연합에서는 앞으로 추진하는 사업이 환경보호구역이니 사업목적에 맞게 되는지 모니터링과 평가를 합니다. 전반적으로 모든 기획은 미호동 복지위원회, 대덕구청, 에너지전환'해유' 사회적협동조합이(이하 해유) 함께 하고 있고요.

특히 '해유'가 그간 주민과 구에서 하기 어려웠던 일들을 추진할 수 있도록 촉매제 역할을 했어요. 구청에서 주민들 움직이게 하는 것이 힘들거든요. 또 행정이 많이 개입하다 보면 행정이 다 해주는 걸로 알아서 주민참여가 안되는데 넷제로공판장은 '해유'가 그 역할을 하고 있어요."

 

지난 10월 30일에 열린 미호동 넷제로 공판장 추진협약식 모습(왼쪽부터 대전충남녹색연합 김은정 대표, 미호동 복지위원회 차선도 위원장, 대덕구 박정현 구청장, 신성이앤에스 김영덕 대표, 에너지전환'해유'사회적협동조합 양흥모 이사장) ⓒ 고지현

 
- 여러 곳들과 추진해서 인지 준비 과정도 만만치 않았던 것 같은데, 지난 협약식(10월 30일) 까지 준비과정이 어떠했나요?
"지난 4월에 첫 모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약 8개월이 걸렸어요. 공식적·비공식적 모임을 많이 했어요. 제일 어려웠던 것이 규제죠 규제. (미호동) 여기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고 그런 문제들을 풀어나갈 시간이 필요했던 거죠. 9월 24일 주민설명회 하고 전체 동의를 다 받았고 주민들과 워크샵도 하고 협약식도 하고, 단계적으로 잘 진행한 것 같아요. 오랫동안 준비 하면서 주민들이 넷제로공판장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아졌어요."

진짜 미호동을 알아가기

-지금 주민들이 직접 조사를 한다고 들었는데, 어떤 조사를 하는건가요?
"주민들로 구성된 2인 1조로 5개팀 10명이 집집마다 방문해서 자연스럽게 조사를 하고 있는데요, 사람에 관해서 혹은 자연에 관해서든 뭐든 인터뷰 형식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어요. 마케팅커뮤니케이션협동조합'살림'의 이무열 대표님이 사전교육을 진행했고 앞으로 추진될 마을학교 교장이기도 합니다. 넷제로공판장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주민들의 역할, 참여방식과 기능 등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에요.

주민들이 (마을조사) 이런 걸 해본 적도 없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이번 마을 자원조사를 통해 그들이 살고 있는 미호동 공간에 대해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이 넷제로공판장을 통해 마을수익 증대뿐 아니라 동네에 대한 긍정적인 면도 알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 넷제로공판장은 언제 개점하나요? 시민들이 이용방법 등도 구체적으로 나왔나요?
"현재 1, 2층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오는 12월 초에 1차 개소하는 2층의 공간은 에너지전환도서관으로 만들어 에너지, 생태관련 도서 기획전을 기획하고 있고요. 마을학교 입학식도 진행될 예정입니다, 주민들이 2인1조로 마을자원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했잖아요. 그 결과를 이날 발표할 예정입니다. 마을학교에서는 우선 마을자원조사를 통해 마을에 대해 객관적으로 알아보고, 에너지자립과 생태마을에 대한 공부를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민 스스로 넷제로공판장을 활용해 기획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합니다.

내년 4월 2차 개장에는 기존의 공판장으로 활용되던 곳을 리모델링해 미호동 및 대덕구 일대에서 나오는 농산물을 상시 판매할 예정이고, 더 잘되면 대청호 상류 지역 옥천, 금산의 농산물까지도 확대하려고 합니다. 철마다 프리마켓도 진행하고요. 1차 개소하면 2차 개장 전까지 마을 자원조사 및 마을학교를 통해 디자인된 내용을 가지고 넷제로공판장에 대한 구체적인 활용계획이 나올 것 같아요."


- 그러면 내년에 진짜 공판장으로서의 역할이 시작되는 거군요.
"네. 내년 2차 개장하기 전까지는 마을주민학교를 통해서 이 공간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등 넷제로공판장 이용에 대한 계획과 디자인이 나올 것 같아요. 내년 2차 개장 전까지는 주민들과 함께 마을학교 하면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주민 참여 시키고. 주민들의 관심을 높이려고 합니다."
 

미호동정다운쉼터 1층 농산물판매장을 살펴보고 있는 오재룡 팀장. 곧 리모델링을 통해 넷제로공판장으로 변신 예정이다. ⓒ 고지현


- 미호동 정다운쉼터가 넷제로공판장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면 어떤 점을 기대하는지요?
"궁극적으로 넷제로공판장이 내년 4월에 개소하면 어떤 사업을 하든, 이 사업의 주체는 주민이고 주민참여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자리를 잡으면 나중에 마을기업이든 마을협동조합 등 주민 스스로 운영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게 목표입니다. 주민 스스로 이 공간을 활용해서 소득증대를 낼 수 있는 단계까지 행정과 '해유'가 함께 하려고 합니다. 또한 미호동 이 마을을 생태적이며 에너지자립마을로 전환 할 수 있도록 넷제로공판장을 통해 상수원보호구역내 전국적인 롤모델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넷제로공판장을 통해 그간 소외 받고 수동적이었던 마을주민들이 새로운 활력을 얻고 의식도 변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오재룡 팀장은 매주 금요일 저녁마다 진행되는 미호동넷제로공판장 주민 회의로 불금을 반납하면서까지 행정적인 지원에 나섰다. 기후위기 대응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넷제로공판장이 상수원보호구역이라는 규제 속에서 에너지자립과 생태마을로써 시너지가나는 미호동 마을의 효자로 거듭나길 바라본다.
#미호동넷제로공판장 #기후위기 #에너지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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