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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당 외면 속 정의당 "30일간 차별금지법 집중행동 선포"

지역구 종교계 조직 반발에 정치인들은 '소극적'... "용기 내 평등의 물결에 이름을 올려라"

등록 2020.11.11 11:53수정 2020.11.11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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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30일 집중 행동 선포를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장혜영 정의당 의원 : "국정감사가 종료됐다. 이제 오롯이 입법의 시간이다. 코로나 이후 '뉴노멀'을 만들기 위한 핵심 법안 중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돼야 할 법이 차별금지법이다."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
: "단 한 사람에 대한 차별이라도 그것을 눈감는다면 언젠가 우리 자신도 차별의 대상이 된다. 차별금지법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2020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시계는 어디에 멈춰있는 건가."

배복주 정의당 부대표 : "30일 뒤인 12월 10일은 제 72주년 세계 인권 선언의 날이다. 정의당은 그날 시민사회와 차별금지법 통과를 함께 기뻐할 수 있도록 30일간 집중 행동에 들어가겠다. 종교계의 지지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적극 소통하겠다."


여성·장애인·외국인·비정규직·이주민·난민·성소수자 등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차별금지법'을 발의한 정의당이 11일 한 달간의 '차별금지법 집중행동'을 선포했다. 30일 앞으로 다가온 12월 10일 '세계인권선언의 날'까지 진행되는 연말 입법국회에서 실질적인 차별금지법 논의를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종교계 반발을 의식해 차별금지법 논의에 소극적인 상황이다.

"국회가 13년 묵힌 법안, 양당과 대통령이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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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와 차별금지법 제정연대 관계자 등이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기도행진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30일 집중행동 선포 기자회견'에서 "차별금지법은 국회가 13년 동안 묵힌 법안"이라며 "민주당은 지금 당장 당론으로 평등법을 발의하라"고 촉구했다.

장 의원은 "지난 6월 정의당이 차별금지법을 발의하자마자 국가인권위원회가 국회에 평등법(평등 및 차별금지에 관한 법률) 발의를 지속적으로 촉구했지만, 그간 민주당의 논의는 개별적이고 지엽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서도 "차별금지법은 2007년 노무현 정부에서 제안됐고 2012년 대선 후보 당시 문 대통령의 공약이었다"라며 "문 대통령은 지금 당장 차별금지법을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하라"고 촉구했다.

장 의원은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이번 회기 내에 반드시 차별금지법에 대한 실질적인 심의를 진행하라"고도 했다. 장 의원은 지난 6월 29일 차별금지법을 대표발의 한 바 있다.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도 "우리 사회 인권의 바로미터는 가장 약한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어떠한가로 알 수 있다"며 "서로 다른 차이가 차별이 되고, 그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사회는 우리가 만들어 가고자 하는 대한민국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강 원내대표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미루고 있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겨냥해 "양당은 더 이상 차별금지법 제정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진정으로 국민과 더불어, 국민의 힘이 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 한 이진희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집행위원장은 "국회는 13년 동안 폐기되기만 했던 차별금지법의 역사를 부끄럽게 여겨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집행위원장은 "민주당 의원들은 더 용기를 내 평등의 물결에 이름을 올려라. 무릎 꿇기 퍼포먼스를 펼쳤던 국민의힘은 이제 정말 모든 차별에 반대하라"면서 거대 양당의 동참을 촉구했다.

의원들이 적극 나서지 못하는 이유, 그럼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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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국회의사당. ⓒ 권우성

 
차별금지법은 성소수자 차별 금지 조항에 집중적으로 반발하는 종교계의 집단 행동 때문에 정치인들이 적극 나서지 못하는 법안이다. 한 민주당 의원은 "차별금지법 취지에 동의하더라도 선거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지역구마다 결집력과 영향력이 큰 종교집단이 조직적으로 반발하기 시작하면 어찌해볼 도리가 없다"고 털어놨다. 실제 지난 7월엔 일부 극우 단체들이 차별금지법을 공동 발의했다는 이유만으로 심상정 정의당 의원(경기 고양갑) 사무실에 난입해 난동을 부리는 일도 있었다.

그래서 지난 6월 장혜영 의원이 차별금지법을 발의했을 때도 공동 발의자 10명 중 장 의원과 같은 정의당인 심상정 의원을 제외하곤 지역구 의원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정의당 의원 6명을 뺀 나머지 4명(민주당 권인숙·이동주, 열린민주당 강민정, 기본소득당 용혜인)은 모두 지역구가 없는 비례대표 의원이었다. 이진희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집행위원장이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용기를 내야 한다"고 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냈던" 이들의 이름은 남는다. 다음은 역대 국회에서 차별금지법을 발의했던 의원들의 명단.

[17대 국회]
- 2007.12.12
대표 발의 : 정부 입법
결과 : 임기 만료 폐기

- 2008.1.28
대표 발의 : 노회찬
공동 발의 : 강기갑 권영길 단병호 심상정 이영순 임종인 천영세 최순영 현애자(총 10명)
결과 : 임기 만료 폐기

[18대 국회]
- 2011.12.2
대표 발의 : 권영길
공동 발의 : 강기갑 곽정숙 김선동 안민석 유성엽 유원일 이정희 조승수 홍희덕(총 10명)
결과 : 임기 만료 폐기

[19대 국회]
- 2012.11.6
대표 발의 : 김재연
공동 발의 : 김광진 김미희 김선동 오병윤 이상규 이석기 임수경 장하나 조정식(총 10명)
결과 : 임기 만료 폐기

- 2013.2.12
대표 발의 : 김한길
공동 발의 : 김동철 김민기 김성곤 김영록 김영환 김윤덕 김재윤 김진표 남인순 노영민  노웅래 도종환 문병호 문재인 문희상 민병두 박병석 박영선 배기운 배재정 부좌현 서영교  설훈 신경민 신장용 안민석 우원식 우윤근 유성엽 윤관석 이낙연 이언주 이원욱 이인영 이찬열 이춘석 전정희 정성호 정청래 정호준 조정식 주승용 진성준 최민희 최원식 추미애 한명숙 홍의락 홍종학 황주홍 (총 51명)
결과 : 철회

- 2013.2.20
대표 발의 : 최원식
공동 발의 : 최원식 김성곤 김용익 김현미 신경민 심상정 유대운 유성엽 이낙연 이상직 이춘석 최동익(총 12명)
결과 : 철회

[21대 국회]
- 2020.6.29
대표 발의 : 장혜영
공동 발의 : 강민정 강은미 권인숙 류호정 배진교 심상정 용혜인 이동주 이은주(총 10명)
결과 : 미정 


[관련 기사]
"차별금지법은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의 길" 민주당의 선택은? http://omn.kr/1o2yy
"죽일 X" "떠나라"... '차별금지법' 반대단체, 심상정 사무실서 난동 http://omn.kr/1of6j
평등버스', 코로나 속에서도 2000km 달렸던 이유 http://omn.kr/1p3mf
 
#정의당 #차별금지법 #장혜영 #민주당 #21대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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