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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4년, 부동산 등 민생문제 해결에 문재인 정부 성패 달렸다"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693]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

등록 2020.11.12 14:30수정 2020.11.13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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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29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촛불집회가 열릴 때만 해도 그게 대통령 탄핵까지 이어질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2017년 3월까지 매주 토요일 열린 촛불집회는 총 1700만여 명 정도가 참여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까지 이끌어냈다.

당시 촛불집회에서 나온 구호 중 하나는 '이게 나라냐'라는 물음이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내세운 슬로건 중 하나는 '나라다운 나라'였다. 4년이 지난 지금 나라다운 나라가 되었을까?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 대변인이었던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지난 4년 어떻게 봤는지 듣고자 지난 8일 전화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안 소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사회경제적 양극화·불평등·민생고를 해소하는 데는 상당히 미진"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소장. ⓒ 안진걸제공

 - 지난 10월 29일이 촛불집회가 시작된지 딱 4주년 되던 때입니다. 4주년을 맞이한 소회는 어떠신지 궁금하다.
"2016년 10월부터 2017년 4월까지 총 23번의 주말 집회가 있었고, 그 주말 집회에 무려 1700만 명이 참여하는 대항쟁이 있었습니다. 그 때가 엊그제 일처럼 생생하기만 합니다. 이번엔 코로나19 등의 상황으로, 기념집회도 못 했지만, 저는 여전히 촛불혁명이 지속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진정한 시민의 나라, 평범한 서민들도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데까지 못 나아가고 있고, 많은 난관과 모순들도 극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촛불혁명은 그러한 난관과 모순을 딛고, 민주주의가 넘쳐나고 민생문제가 해결되는 때까지 나아가야 진정 궁극적인 승리라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즉, 촛불 시민혁명이 일차적으로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세력들을 끌어내리고 새로운 정부를 구성하는 것까지는 성공했지만, 더 나아가 평범한 서민들이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일은 여전히 성과가 미진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촛불혁명이 궁극적으로 성공하고 우리 민중들의 궁극적으로 승리하기 위해서는 사회경제적 양극화, 불평등, 민생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우리 모두가 '올인'해야 합니다."

- 예전보다 촛불혁명에 대한 기대가 희미해진 것 같아요.
"네 맞습니다.  여기에는 여러 원인이 있을 텐데요. 촛불 시민혁명 자체는 2016년에서 2017년 그때 폭발적·역동적으로 진행됐죠. 모든 일이 그렇듯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감동이나 기억은 조금씩 줄어들기 마련인 면도 있지요. 거기에다가 올해 내내 코로나19 문제도 있고, 한반도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는 미국 대선 문제도 있다 보니 촛불 4주년에 대한 이야기가 상대적으로 많이 나오지 않은 것 같아요.

또 한쪽에서는 여전히 국민의힘이나 조중동 같은 수구 기득권 세력이 여전히 그 위세가 막강한 문제도 있고, 또 문재인 정부가 촛불 시민들이 기대했던 만큼 성과를 못 내는 것에 대한 실망도 반영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층의 노동자, 서민들의 입장에서는 민주주의가 다시 회복되고 있는 과정은 반가운 일이었지만, 빈민, 서민, 중산층들의 삶이 얼마나 나아졌는지에 대한 회의가 있는 것이죠. "

-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 3년을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문재인 정부의 지난 3년 반을 되돌아보면 잘한 부분도 많지만, 못한 부분-미진한 부분도 많습니다. 특히 사회경제적 양극화·불평등·민생고를 해소하는 데는 상당히 미진했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해서 문재인 정부를 완전히 외면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강력한 수구냉전 기득권 세력 및 반개혁 세력의 온갖 행패와 방해 속에서 이만큼이라도 해온 것은 당연히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하고, 또 남은 1년 반 동안 해야 할 과제도 매우 많기 때문입니다. 아쉽고 못 한 부분 비판도 하고 욕도 하되, 어찌 되었든 한국 사회에 더 많은 개혁과 진보, 더 많은 좋은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문재인 정부가 더욱더 분발하도록 계속 때로는 촉구도, 때로는 호소도, 때로는 참여도, 때로는 비판도 하면서 가는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 문재인 대통령의 기자회견 횟수가 과거 이명박근혜 정권과 비슷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물론, 기자회견뿐만 아니라 국민들을 직접 찾아가고 국민들과 함께 한 행사로 보거나 문재인 대통령의 SNS나 청와대의 SNS 활동을 종합하면 이명박·박근혜 정권과 비교해 접촉면은 훨씬 넓어졌다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많이 부족했다고 봅니다. 사실 대통령과 국무총리는 정부와 내각을 대표해서 국민들과 기자들을 수시로 만나야 하거든요. 한국 언론에 많은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기자회견도 하고, 한 달에 두 번 정도는 사회경제적 약자나 서민 계층, 고통스러운 당사자들을 만나는 일정을 잡았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해봅니다."

-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부동산 투기를 근절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들이 임기 초반부터 강력하게 나오고 시행되었어야 했는데, 좌고우면하고 찔끔찔끔 대책을 내놓은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고 생각합니다. 돌이켜보면 매번 부분적이거나 미진한 대책이 나오니 부동산 투기 세력과 이를 비호하는 세력, 그리고 집값 상승을 원하는 세력들을 제압하지 못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정말 뼈아픈 실책이라고 봅니다. 

특히 부동산 문제는 이해관계자들이 많이 때문에 정말 과감하고 무섭다 싶을 정도로 선제적으로 밀고 갔어야 되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이 문제였죠. 최근에서야 집값 상승이 중단되고 매물이 늘어나고 일부 지역에서 집값이 하향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밀리거나 후퇴하면 절대로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최근 세입자 당사자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의 절박한 염원이었던 임대차 3법이 통과된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하지만, 일시적인 부작용들로 인해서 또다시 임대차 3법이나 부동산 투기 근절 및 집값 하향 안정화 대책이 후퇴한다면 이제 한국에서는 부동산 문제는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문제가 망국병이라는 문제의식 하에 추가로 더 강력한 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지, 절대로 후퇴하거나 흔들려서는 안된다는 점을 밀씀드리고 싶습니다."

- 4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택배 노동자는 과로사로 사망하고 공사장에서도 노동자들이 추락해서 사망하고 있습니다. 과연 무엇이 달라졌나 하는 의문이 생기는 것도 사실입니다.
"1년에 2천 명 안팎의 노동자들이 산재로 숨지고 고 김용균 청년 노동자의 희생이 큰 사회문제가 되었음에도 산재가 눈에 띄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면 이것은 정말 큰 문제이고, 문재인 정부와 국회도 이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고 김용균 님 희생을 계기로 산업안전보건법을 대폭 개선한 것도 중요한 성과인데, 문제는 여전히 많은 사각지대가 있고, 산재 예방의 일차적인 책임자이자 절대적인 책임자인 기업들의 인식과 산재 예방 대책이 매우 미진하다는 것입니다. 그런 문제 때문에 특히 사망사고가 발생했을 때 기업 및 사업주들을 아주 무겁게 처벌하고, 징벌적 손해배상의 책임도 지게 하자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게 중대 재해기업 처벌법인데, 아직도 이법이 통과되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와 여당이 부끄러워할 문제라고 봅니다.

그리고 택배는 그전부터 누적된 모순에다 코로나19 때문에 택배 물량이 급증하면서 문제가 심각해졌다고 봅니다. 최근에 정부에서 늦게나마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그 핵심 내용은 그동안 택배기사님들이 수행했던 산더미 같은 택배 물건을 분류해서 배송할 수 있는 준비를 하는 작업에 새롭게 인력을 투입하게 만들고, 법안으로는 생활 물류 서비스법을 제정해서 분류 작업과 배송 작업을 엄정히 분리하고, 택배 기사님들의 건당 수수료를 올리며, 예외 없이 산재보험이 적용되게 하는 것입니다. 국토부나 노동부가 선제적으로 이런 대책을 추진했어야 하는데, 왜 매번 정부 당국의 대처는 이렇게 늦기만 한 것인지 개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21대 총선에서 여권이 180석을 얻었지만 개혁은 지지부진한 것 같습니다.
"저는 여전히 우리 국민들은 촛불 시민혁명 중이라고 봐요, 대통령을 바꾸고 행정부도 바꾸고 그다음에 검찰을 바꾸고 사법부로 바꾸자는 캠페인이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다고 봅니다. 4월 총선이 끝난지 6개월이 지났지만, 검찰개혁 사법개혁 그다음 정치 사회적 적폐 청산 그리고 무엇보다 사회적 양극화 민생고 불평등을 해결하는데 정부가 올인해야 하지만 기대에 못 미치고 있죠.  지금이라도 민주당이 시급한 의제별로 의원들을 다 투입하고 날마다 국회에서 회의도 열고 토론회도 열고, 기자회견을 하면서 직접적으로 국민들도 만나서 보고대회도 하면서 검찰개혁, 언론개혁, 가짜뉴스 근절, 사법개혁, 부동산 문제해결, 교육비·통신비·이자비·교통비 절감, 산재 추방에 올인하는 구조로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 지난 10월 28일 대통령을 지낸 이명박씨의 대법원판결이 있었습니다.
"제가 참여연대에서 일하던 시절에 이명박씨를 여러차례 고발했었고 특히 이번에 검찰이 기소해서 중형이 확정된 다스 비리 문제는 직접 2017년 각종 내부제보 자료까지 첨부해서 고발한 바 있습니다. 참여연대와 민변의 고발을 계기로 검찰이 당시 적극적으로 수사에 나섰고 결국 구속되고 재수감까지 됐기 때문에 만감이 교차합니다.

17년 형도 이명박씨에겐 매우 부족한 선고입니다.  참여연대 및 다른 시민사회단체들이 이명박씨를 그동안 고발한 사건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중간에 두 번이나 보석으로 풀려난 것 자체가 너무나 불공정한 특혜를 누렸던 것인데, 이명박씨를 비롯해 조중동, 국민의힘, 정치검찰 세력 누구도 반성도, 성찰도, 대국민 사과도 진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들은 광화문 네거리 나와서 석고대죄해도 모자랄 판인데 아직까지 단 하나의 사과도 없고 책임지는 이 하나 없다는 것이 지금 많은 국민들을 분노하게 하고 있습니다. "

-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지난 4년 동안 일정한 개혁의 진전도 있었지만, 제대로 개혁이 이뤄지지 않은 부분도 많아서 답답한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것에 대해 비판하고 실망할 수는 있지만, 우리는 끈질기고 꾸준하게 촛불혁명의 궁극적 승리를 위해 성큼성큼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촛불 4년, 진정한 승리를 위해서는 반드시 양극화·불평등·민생고 문제, 부동산 투기와 비정상적인 집값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문재인 정부와 여당이 이 문제 해결에 더욱더 앞장서 주실 것을 간곡하게 호소드립니다. 또 우리 모두도 곳곳에서 함께 노력해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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