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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의 한일관계 복원 밑그림 : 김대중, 올림픽, 코로나

'조건없는 정상회담’ 보도 부인... "도쿄올림픽·코로나 협력, '문재인-스가 선언' 나오길"

등록 2020.11.13 18:30수정 2020.11.13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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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제28회 한일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한일포럼 제공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일관계 복원을 위해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두 나라가 긴밀히 협의하고, 코로나19 대응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건 없는 정상회담' 같은 형태로는 힘들겠지만, 물밑 작업으로 차근차근 한국과 일본이 상호 신뢰를 회복해나가자는 뜻이다.

이낙연 대표는 13일 오후 갑작스레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다. 이날 오전 한국국제교류재단(KF)과 일본국제교류센터(JCIE) 주최로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28차 한일포럼에서 자신이 "한일 정상이 조건 없이 만나는 게 우선돼야 한다"며 양국 간 정상회담을 제안했다는 보도 때문이었다. 그는 "제가 설마 그렇게 거칠게 말했겠냐. 외교가 그렇게 거친 게 아니지 않냐"며 "가만히 있으면 보도가 재생산될 것 같아서 (기자들에게) 뵙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먼저 "일본은 현안이 풀려야 한일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는 투로 얘기하는데, 오늘 저는 '회담을 해서 현안이 풀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도자의 역할 아니겠냐'고 했다"며 "지금도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일본에 다녀왔고, 김진표 의원을 비롯한 한일의원연맹 지도부가 일본을 방문 중인데 현안 해결에 우호적인 분위기 조성에 도움이 되고 있다"며 "양국 지도자들이 의지만 있다면, 양국 외교당국은 문제를 풀 만한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포럼에서)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과거사 선해결 어렵다면, 실무부터 협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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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사진은 취임 한 달째인 10월 16일 오전 도쿄 소재 일본 총리관저에서 취재에 응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이어 이 대표는 한일 양국이 각자 원하는 만큼 일본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문제 등 과거사 의제를 먼저 해결한 뒤 정상회담을 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일본 측은 '문희상 안(한일 양국 기업과 국민이 자발적으로 낸 성금으로 재단 설립, 피해자 지원)'을 많이 기대하고 있는데, 여기서 우려되는 것은 피해자의 동의 가능성"이라며 "우리로선 매우 중요한 대목이고, 대통령도 매우 중요시한다"고 말했다. 또 "그런 문제들이 조기에 말끔히 해결되고 한일 정상이 만날 수 있다면 좋겠으나 그게 어렵다면 실무를 협의해가며 정상들이 만나서 해결을 촉진하거나 의지를 표명해주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했다.

이 대표는 2021년 7월 열리는 도쿄올림픽이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그는 "1964년 도쿄올림픽은 일본을 세계 무대에 올려놨고, 2002년 한일월드컵은 한국 국민들에게 대단한 자신감을 심어줬다"며 "스포츠 행사는 그냥 지나가지 않는다, 뭔가 의미를 남긴다"고 했다. 이어 "내년 도쿄올림픽은 일본에겐 경제침체에서 벗어나고 국민들이 희망과 자신감을 되찾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한일 간에 막힌 문제들, 동북아의 긴장을 풀면서 평화와 번영을 가져오는 일들을 앞당길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변수 때문이라도 일본에게는 한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2년 월드컵 전에도 북한이 미사일을 쏴서 월드컵이 제대로 열릴까 걱정이 있었다"며 "김대중 대통령께서 세계지도자에게 한일월드컵이 평화적으로 열릴 것이라는 확신을 줘서 월드컵이 성공했다. 도쿄올림픽의 성공을 위해선 그런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한국, 문재인 대통령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는 한국과 일본이 남북문제에서 공통의 인식으로 새로 출범할 미국 바이든 행정부와 협력하는 것이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수 있다면 최상"이란 기대도 밝혔다.

이낙연 대표는 코로나19 상황 역시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이 대표는 "연내에 한중일 지도부 또는 한일 정상이 만난다면 코로나19 방역과 또다른 감염병 대응의 협력에서부터 출발할 수 있겠다"며 "한중일 3국이 여기서 협력하고 구체적 실천으로 들어갈 수 있다면, 세계 인류의 희망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나아가 "좀 시야를 길게, 크게 갖고 1998년 김대중-오부치의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처럼 향후 10년, 20년 한일관계에 바람직한 전개에 초석이 될 만한 문재인-스가 공동선언 같은 것이 나오면 좋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낙연 #한일관계 #도쿄올림픽 #문재인 #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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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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