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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론 지구온도 상승 못 막는다... 과학자들의 위험한 시도

[김해동의 투모로우] 온실가스 감축만으론 안 돼... 기후공학이 인류를 구원할까

등록 2020.12.01 08:21수정 2020.12.01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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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적정한 기후환경에서만 살 수 있다. 기후조건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변하면 지금의 기후조건에서 번창한 모든 생명체는 멸종을 피할 수 없다. 기후변화를 모르면 그 변화를 조절할 힘(기술)도 가질 수 없다. 제대로 모르는 자연을 다 안다고 착각하는 데서 비극이 싹튼다. 이미 시작된 기후변화에 우리는 브레이크를 밟을 수 있을까? 그럴 시간이 남아있기나 한 것일까? 기후변화가 브레이크 없이 일어난다면 우리는 어떤 기후재난을 겪게 될까? '김해동의 투모로우'에서 이런 문제를 다뤄본다.[편집자말]
오존층 연구로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파울 크루첸(Paul J. Crutzen)은 지난 2000년 인간 활동의 영향이 지대한 최근의 지질시대를 인류세로 부르자고 제안했다. 지질시대를 연대로 구분할 때 기(紀)를 더 세분한 단위가 세(世)이다. 크루첸에 따르면 인류세는 신생대 제4기의 홍적세와 지질시대 최후의 시대이자 현세인 충적세에 이은 전혀 새로운 시대가 된다.

아직 학문적으로 정립된 개념은 아니지만 인류세의 개념을 받아들인다면 이 시기의 가장 큰 특징으로 인류에 의한 자연환경 파괴를 들 수 있다. 끊임없이 지구환경을 훼손하고 파괴해 온 인류는 이 시기에 들어 자신이 진화해 온 안정적이고 길들여진 환경과는 전혀 다른 환경에 직면하게 되었다. 대표적인 것이 기후변화 위기다.

기후변화 위기가 현실로 성큼 다가온 2000년대 이후 기후변화를 인위적으로 억제하고자 하는 기후공학(geo-engineering)이 높은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인류세를 제안한 크루첸이 2006년에 성층권에 에어로졸을 주입하자고 제안한 이래로 연구와 정책 논의가 활발해졌다. 

크루첸이 제창하기 전까지 기후공학을 언급하는 것 자체를 금기시해오던 유엔 기후변화 정부 간 협의체(IPCC)도 2012년에 출간한 5차 보고서(AR5)부터 기후공학을 검토 대상으로 삼고 있다.

기후공학의 정의는 '인위적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으로 의도적으로 수행하는 지구환경의 대규모 개조행위'이다. 'Geo-engineering'을 직역하면 지구공학이지만, 일반적으로 지구공학은 토목공학이나 자원공학을 말하기 때문에 기후공학이라고 의역해서 많이 사용한다.

기후공학은 지구의 기후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기법을 총칭하는 것이지만 크게 태양복사관리(Solar Radiation Management, SRM)와 이산화탄소 제거(Carbon Dioxide Removal, CDR)로 나눌 수 있다. 전자는 성층권에 에어로졸을 주입해 태양에너지를 막아 지구를 냉각시키자는 것이고, 후자는 해양에 철분을 살포해 식물성 플랑크톤을 늘려 광합성을 촉진하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자는 것이다.

불확실한 기후변화 전망  

기후공학에 관심이 커가는 배경에는 지금까지 제시된 지구온난화 대책(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 전환 등)으로는 위기로 치닫고 있는 기후변화를 피해갈 수 없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기후모델이 전망하는 기후변화 양상이 불확실한 점도 한몫한다. 수치모델을 이용한 기온상승 전망에는 기후민감도, 해양의 열 흡수, 에어로졸의 복사강제력, 탄소순환 등 다양한 요인이 관여하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상존한다.

최근까지 IPCC 보고서가 7번 나왔지만 불확실성의 폭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전 세계가 신기후체제가 지향하는 만큼 온실기체 감축을 달성하더라도 지구 온도는 목표를 벗어나 높은 수준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남는다.

2050년까지 넷 제로(개인이나 회사, 단체가 배출한 만큼의 온실가스를 다시 흡수해 실질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를 달성하더라도 이번 세기말까지 산업화 이전에 비해 기온상승을 1.5℃ 이내로 억제할 가능성이 66%라는 말도 기후전망의 불확실성을 감안한 평가에 해당한다. 기후학자 마인슈센(Meinshusen) 등(2009)도 2050년까지 온실기체 배출량을 1990년 대비 50% 감축을 달성하더라도 온도상승이 2℃를 넘어설 확률이 12~45% 남는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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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위기가 현실로 성큼 다가온 2000년대 이후 기후변화를 인위적으로 억제하고자 하는 기후공학(geo-engineering)이 높은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 pixabay

 
일반적으로 전 지구 기온상승이 높아짐에 따라 연안 영역, 인체건강(고온질환과 전염병), 수자원, 식량, 자연생태계 등에 미칠 영향이 커진다. 돌발적인 기후변화가 발생할 가능성도 커진다. 소위 말하는 기후변화의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가 급하게 다가올 수 있다. 기후변화 티핑 포인트란 기온상승이 어떤 역치(반응이나 기타의 현상을 일으키게 하기 위하여 가하는 물리량의 최소치)에 도달하면 그때부터는 약간의 온도상승만으로도 인류의 안정된 삶을 크게 해칠 기후재난이 일어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가능한 일이 아니겠지만 이번 세기 중에 인류가 기후변화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로 만들었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기후변화 문제는 해결될까? 유감스럽게도 탄소순환에는 다수의 서로 다른 프로세스가 관여하기 때문에 산업혁명 이후 인간 활동으로 발생한 CO₂는 천 년 이상 대기에 잔존한다.

더욱이 해양의 열 관성도 있기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을 제로로 만들더라도 전 지구 평균온도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쉽게 내려가지 않는다. 그래서 지구온난화로 높아진 기온을 낮추려면 단기적으로는 태양복사에너지가 지표로 들어와서 흡수되는 양을 줄이는 기후공학이 필요하며 장기적으로는 대기에 과다하게 존재하는 CO₂를 회수하는 기술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기후공학을 적용하지 않더라도 대기의 에어로졸 냉각 효과를 지켜가면서 대기 내 체류 시간이 짧은 온실가스(SLCP, 단기체류 기후변화 유발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감소시킨다면 지구는 어느 정도 냉각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에어로졸이 갖는 음의 복사 강제력을 강화하는 일은 결국 대류권에 에어로졸이 체류하는 것이므로 성층권이 아니라 대류권에서 SRM을 수행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즉 기후공학을 적용하는 것이나 다름없다(예: 황사나 사하라 사막의 모래 먼지가 활발하든가 화산활동이 활발하면 지구온도 하강 효과가 발생한다).

기후공학에 대한 우려

기후변화가 현실이 된다면 인간과 지구생태계에 미칠 영향은 심각할 것이다. 기후공학은 이 위험에 대한 보험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기후공학이 만능은 아니다. 아무리 기후변화 대책이라 해도 자연을 개조한다는 점에서 예상을 벗어난 의외의 영향으로 사회를 혼란에 빠뜨릴 가능성도 있다. 또 지구생태계에 부작용만 야기해서 설상가상의 파국을 만들지도 모른다.

인간이 기후시스템을 인간에게 유리하도록 바꾸는 것에 대한 윤리적 문제도 있다(인간에게 유리한 기후는 다른 지구생태계 구성원들을 해치는 나쁜 기후일 수 있다). 기후공학기술이 계속 발전한다면 어떤 특정 국가가 국제사회의 합의 없이 독단적으로 사용할 우려도 있기 때문에 새로운 국제 마찰을 부를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자연과학과 공학기술 측면의 평가와 동시에 시민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 사람들의 의견을 모아서 결정하는 사회적 관리방법에 대한 논의가 추가되고 있다. 적어도 기후공학의 연구는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이 분야에 참여하고 있는 연구자들의 견해이다.

최근 코로나19로 인위적 온실기체 발생량이 감소하였음에도 대기 중 온실기체 농도 증가에는 변화가 없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다. 그 이유는 동토의 땅이 녹고 열대우림이 훼손되는 등 자연의 탄소배출량이 증가하고 탄소 흡수원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은 기후공학을 불러내는 계기로 작용하게 될 개연성이 크다.

다음 회에서 대표적인 기후공학 기술인 성층권에 에어로졸을 주입하는 기술과 해양에 철분을 살포하는 기술을 살펴본다.
덧붙이는 글 김해동 기자는 계명대학교 지구환경학과 교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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