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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유승민 대선 출정식... "재수하면 대권 확률 높아"

부동산·경제 정책으로 '유승민 띄우기' 나선 국민의힘... "문 정부, 트럼프처럼 퇴출될 것"

등록 2020.11.16 18:57수정 2020.11.16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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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16일 서울 여의도 유승민 전 의원의 사무소 '희망22' 개소식에 참석해 기념촬영 후 박수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최근 우리나라 대통령 당선한 사람은, 재수한 사람이 당선될 확률이 높다. 우리 당에서는 재수한 사람은 한 사람밖에 없는 것으로 안다. 꼭 성공해서 합격하기를 바란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발언에 청중들의 박수가 나왔다. 그 자리에 있던 유승민 전 의원은 웃으며 고개를 숙여 보였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경제는 원래 경세제민(經世濟民)이라는 말에서 나왔다"라며 "경세제민이 곧 정치 아니겠는가. 세상을 경영하고 백성의 삶을 해결하는 점에서 경제가 곧 정치의 본령"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한 뒤 "최고전문가인 유승민 전 대표께서 시원하게 해결해주면 많은 국민으로부터 박수받고, 내년 우리 당 서울시장 선거에도 크게 도움될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희망22' 사무실에서 열린 '결국은 경제다 - 주택문제, 사다리를 복원하자' 토론회는 사실상 유승민 전 의원의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다수의 국민의힘 의원들과 취재진이 몰리며 앉을 공간이 없을 정도였다. 유승민 전 의원 역시 '희망22'가 "2022년에는 무슨 수를 쓰더라도 반드시 정권 교체를 꼭 해내겠다는 희망"이라며 "국민들께 국민의힘이 더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우리가 희망을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태세전환' 김종인 "유승민 출정식, 진심으로 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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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태흥빌딩에 마련된 유승민 전 의원의 '희망 22' 사무실에서 '결국 경제다'를 주제로 열린 '주택문제, 사다리를 복원하다'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한 뒤 유 전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5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는 "미안하지만 지난 대선에서 검증이 다 끝났는데 뭘 또 나오느냐"라며 유 전 의원을 포함해 지난 2017년 대통령 선거에서 낙선한 후보의 재발탁과 거리를 뒀다. 그랬던 그가 최근 전향적 태도를 보이며 유승민 전 대표를 당내 유력 대권주자로 인정하고 본격적인 '띄우기'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이날 축사를 위해 자리한 김종인 위원장은 "유승민 전 대표의 출정식이랄까? 이 사무소의 개소식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라며 이날 행사의 성격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 김종인 위원장은 "특히 최근에 가장 심각한 문제가 되는 부동산 문제와 관련한 토론부터 시작해서, 앞으로 한국경제의 진로가 어떻게 되는지 논의하려고 (이 토론회를) 시작하지 않았나"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경제문제라는 게 국민 삶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선거철마다 가장 심각하게 논의되는 게 경제문제"라며 "경제전문가 유 대표가 처음 시작서부터 국민들이 가장 뼈아프게 느끼는 문제를 토론함으로써 좋은 안이 도출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앞서 김종인 위원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당 내에서 대통령에 출마하려고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어느 정도 의사를 표명한 사람은 세 사람밖에 없다"라며 "유승민, 오세훈, 원희룡"이라고 말했다. 해당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은 이번 사무실 개소식에 대해 "당내에 있는 사람으로서 대선을 준비하는 이의 개소식이 처음으로 열리는 것"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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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전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태흥빌딩 '희망 22' 사무실에서 '결국 경제다'를 주제로 열린 '주택문제, 사다리를 복원하다'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본격적인 토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를 언급했다. 유 전 의원은 "이념으로, 계층으로, 또 인종으로 국민을 편 가르기하고 4년 내내 시끄럽게 하다가 코로나도 결국 못 막은 트럼프에 대한 퇴출 명령이었다"라며 "2022년 3월 9일, 대한민국 국민들께서 이 문재인 정권에 대한 퇴출 명령을 내려주시고, 또 저희도 이에 대한 새로운 희망을 갖고 기대를 갖고 반드시 (국민들께서) 만들어주실 거라 믿고 여러분과 같이 가려고 한다"라고 다짐했다.


그는 "저는 이번 대선에서 경제가 제일 큰 이슈가 될 거라고 확신한다"라며 "저는 경제 문제에 천착을 해서, 저 사람들이 집권하면 먹고 사는 문제를 훨씬 더 잘 해결할 수 있겠구나 하는 희망을 국민께 꼭 좀 드리고 싶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래서 최고전문가 두 분을 모셔서 '주택문제, 사다리를 복원하자'를 시작한다"라며 "이제는 주택에서, 이 사다리를 문재인 정권이 걷어차고 끊어버렸다"라고 꼬집었다.

"집값 내리겠다"라는 유승민, 국민의힘의 다목적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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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태흥빌딩에 마련된 유승민 전 의원의 '희망 22' 사무실에서 '결국 경제다'를 주제로 열린 '주택문제, 사다리를 복원하다' 토론회에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유승민 전 의원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날 2부 토론회에서 유승민 전 의원은 부동산 문제에 대해 본인만의 새로운 정책 대안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토론 진행을 맡은 그는 전문가들의 입을 빌려 전반적인 주택 가격의 하향 안정화를 목표로 삼았다. 토론회는 현 문재인 정부의 수요 억제 정책을 비판하고, 공급 위주의 시장 중심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토론회를 마친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IMF 금융위기 때 두 번 부동산 가격이 내려간 적이 있다"라며 "지금 문재인 정부에서 올라간 집값, 문재인 정부에서 올라간 전월세는 비정상적으로 올라가고, 정책 잘못해서 올라가고, 시장 수요를 무시해서 올라간 것이기 때문에 정책 바로잡고 주택 공급 하면 충분히 내려올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역사적 통계를 봐도 (부동산 가격이) 내려왔던 적이 있고, 다음 정권에 가면 부동산 정책을 바로잡아서 집값을 내려가도록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이날 개소식과 토론회에 김종인 위원장 등이 참여해 유 전 의원을 응원한 데 대해 "김종인 위원장이 보궐선거와 차기 대선에 대해 큰소리는 쳤지만, 사실상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풀이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국민의힘의 다목적 카드"라며 "대선후보로서든, 서울시장 후보로서든 현실적 대안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

장성철 공감과논쟁 소장 역시 "당내에서 김종인 위원장을 향해 '대선후보들에 대해서 폄하하지 마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야권을 재편해야 하는데, 우선 자강하여 당내 후보들을 키운 후, 외부 후보들과 결합해서 대선후보군을 넓히려는 움직임의 일환"이라고 짚었다. 그는 "김종인 위원장이 새 인물을 발굴하기에는 인물도 없고, 시간도 부족하다"라며 "당을 결속시키고, 당 내에 있는 후보를 보호하는 차원"이라고도 덧붙였다.
#유승민 #김종인 #주호영 #국민의힘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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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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