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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노동자 보험 가입 너무 비싸... 무보험차 양산 원인"

'충남 배달노동자의 노동현실과 지역사회의 과제' 토론회

등록 2020.11.18 11:48수정 2020.11.18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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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충남도 의회 112호실에서는 배달 노동자들과 관련된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 이재환

 

주로 오토바이를 이용하는 배달 노동자들은 업무 특성상 사고가 상대적으로 빈번하게 발생한다. 인사 사고나 대물 사고와 같은 중대한 재해가 많다 보니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배달 노동자들에게는 보험가입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상당수의 배달 노동자들의 보험가입조차 못하고 열악한 현실에서 일하고 있는 현실이 수치로 드러났다.

지난 17일 충남도의회 112호실에서 '충남 배달노동자의 노동현실과 지역사회의 과제'를 주제로 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충남노동권익센터 주관하고 당진·서산·아산 비정규직지원센터가 함께했다.

이날 발표된 '충남 배달 노동 실태'에 따르면 배달 노동자들은 주행 중 오토바이가 넘어지는 사고(50.7%)를 가장 많이 당했다. 자동차나 트럭에 부딪치는 사고 44.4%, 이륜차와 부딪치는 사고도 20.3%에 달했다. 그 다음으로는 물건과의 충돌사고 13.6%, 사람과 부딪치는 사고 3.6% 순이었다.

하지만 배달 노동자들의 33%는 사고가 발생해도 보험이나 산재를 신청하지 못하고 본인 부담으로 사고 처리 비용을 지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박찬용(당진) 배달노동자는 "일반인도 그렇지만 20세 미만 청소년 배달노동자들의 경우 보험가입이 더 어렵다"면서 "차량(오토바이) 구입가는 150만 원인데, 보험료가 나이가 어리다 보니 1300만원이 넘게 나왔다. 이쯤 되면 일 년 동안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보험료를 납부하는데 써야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이것이 라이더(배달노동자)들의 현실이다. 법을 지키지 않는 무보험·무넘버(번호판 없는) 차량이 나오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라며 "라이더들을 위한 실효성 있는 법안과 보험 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조명원 아산시 비정규직센터 사무국장은 "택시회사들처럼 배달노동자들도 협동조합이나 공제조합 형태로 재원을 마련해 보험을 운영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 사무국장은 배달 노동자들은 '단기 근무' 형태가 많은 업무 특성상 결속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조 사무국장은 "배달 노동자들은 10~30대 사이의 노동자가 70% 정도이다. 평균 근로 년수도 4년 정도밖에 안 된다"면서 "배달 노동은 안정된 고용 시장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결속력도 떨어진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 사무국장은 "행정기관에서 분명한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행정기관이 직접 나서서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한 자리에 모아 놓고 논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런 과정을 통해 배달 노동을 위한 지침(가이드라인)이나 노동과 관련된 표준계약서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배달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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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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