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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렁다리에서 즐기는 올해 마지막 단풍

풍경화같은 저수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함안 입곡군립공원

등록 2020.11.23 17:23수정 2020.11.2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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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바라본 저수지와 단풍. 저수지에 담긴 단풍이 또다른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 김숙귀


은행나무 가로수길이 떨어진 은행잎으로 온통 노랗게 변했다. 지난해 늦가을, 부석사로 오르는 은행나무길을 걸으며 행복했던 기억이 진한 아쉬움과 함께 떠오른다.
가을은 이제 자리를 털고 일어나 먼 길을 떠날 채비를 하는데 나는 이 가을을 정녕
이대로 보내야 하는가. 집에서 가까운 입곡군립공원에 가서 마지막 남은 단풍이라도 보고 오기로 했다.

경남 함안군의 대표적 비대면 생태관광지인 입곡군립공원은 수려한 자연풍광으로 사시사철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명소다. 창원과 함안을 잇는 1004호 지방도를 거쳐 공원 입구에 들어서면 풍경화같은 저수지가 눈에 들어온다. 바로 이곳의 명물 중 하나인 '입곡 저수지'다. 
 

저수지를 가로지르는 출렁다리. 언덕위에 있는 팔각정에 오르면 답답한 일상에 지친 마음이 뻥 뚫릴 만큼 시원하고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 김숙귀

 
일제강점기인 1918년에 협곡을 가로막아 축조한 저수지는 산의 모양을 따라 물이 고여 길고 구불거리는 독특한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그저 물 흐르는 대로 닿는 모습이 자연적인 호수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저수지 상류는 자연생태가 그대로 보존돼 경관이 뛰어나다. 운이 좋다면 이른 아침에 피어오르는 물안개도 만날 수 있다. 


저수지를 가로지르는 연두색의 입곡출렁다리도 건너보아야 한다. 길이가 96m인 입곡출렁다리 위에 서면 저수지에 담긴 늦가을의 멋진 풍경을 바라볼 수 있다. 다리 끝에서 나무 계단을 돌아 오르면 깎아지른 절벽 위에 팔각정이 있다. 팔각정에서 내려다보는 저수지의 풍경 또한 아름답다.
 

저수지 건너편에서 본 단풍으로 물든 오솔길. 0.8km길이의 산림욕장 오솔길은 비교적 조용하게 단풍을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길로 이 지역에서는 명소로 꼽힌다. ⓒ 김숙귀

 
정자 아랫길에 위치한 0.8km 길이의 산림욕장 오솔길에는 굴참나무, 단풍나무 등 크고 작은 나무가 터널을 이루고 있어 걷는 즐거움을 더한다. 특히 가을이 되면 오솔길은 온통 단풍으로 채색되어 걷는 사람들의 마음을 붉게 물들인다.

또 곳곳에는 쉼터와 저수지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어 잠시 쉬어가기 좋다. 저수지의 뛰어난 경치를 좀 더 색다르게 감상하려면 군에서 직영하는 무빙보트 '아라힐링카페'를 이용할 수도 있다. 보트를 타면 저수지 주변 삼림욕장과 기암절벽을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다. 
 

아침 일찍 나선 덕분에 혼자 여유롭게 오솔길을 걸었다. ⓒ 김숙귀

           
지난 달에는 아라길 자전거도로 종점부터 입곡저수지 주변으로 총길이1.71km에 이르는 수변데크로드를 새롭게 개통했다. 방문객들은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된 아라길을 통해서도 입곡군립공원까지 수월하게 찾아올 수 있게 됐음은 물론, 데크 산책로를 이용해 입곡저수지 주변의 절경을 보다 가까이에서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게 됐다.

공원주차장 진입교량 가설 등으로 방문객의 편의를 높였고 공원 내 야간경관조명을 새로이 설치해 야간에도 또 다른 멋과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가을은 모든 잎이 꽃이 되는 두 번째 봄이다.' 알베르 까뮈의 이 말처럼 단풍꽃이 핀 길을 걷는 내마음은 잠시나마 기쁨이고 즐거움이었다.
 

출렁다리 위에서 본 저수지와 단풍. ⓒ 김숙귀

#마지막 단풍 #입곡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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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마치 숨을 쉬는 것처럼 나를 살아있게 한다. 그리고 아름다운 풍광과 객창감을 글로 풀어낼 때 나는 행복하다. 꽃잎에 매달린 이슬 한 방울, 삽상한 가을바람 한 자락, 허리를 굽혀야 보이는 한 송이 들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날마다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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