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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 모신 성조신은 단군

[[김삼웅의 인물열전] 민족의 선각 홍암 나철 평전 / 17회] 단군께서는 우리들 후손에게 악을 행하지 말고 선을 행하라 가르쳐

등록 2020.12.05 16:22수정 2020.12.0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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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난기와 국망기에 온몸을 바쳐 구국과 독립을 위해 나섰는데, 역사가 제대로 평가하지 않고 국민에게 잊혀진다면 어찌 건강한 사회라 할 것이며, 그것은 누구의 책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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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들고 있는 거대한 황금 단군상 높이 21m의 거대한 국조 단군의 상이 단기 4341년 개천절을 맞아 세워졌다. ⓒ 전윤경

 
나철이 입수한 것으로 알려진 「단군교 포명서」는 이어진다. (제목은 필자)

임검(任檢)이라 함은 임금이란 말에서 나온 것으로 신인(神人)이란 뜻이었습니다. 또 서울(西鬱) 즉 국도란 말은 단군조 말에 천도한 부여국 가운데 한 지명이었습니다.

튼튼한 물건을 단단(檀檀)이라하고 매우 위태한 것을 탈(脫)이라 한 것도 모두 불교 유입 때에 나온 말로 단단탈탈가가(檀檀脫脫歌家) 그 한 예입니다. 또 의복에 있어 하얀 영금(領襟)을 다는 습속은 단군을 사랑한다는 태백산 표장(表章)이었고, 아이들이 머리에 맨 단계는 발해국에서 부모들이 단군에게 아이의 출생을 고하고 아이의 무병장수를 비는 글을 오색 헝겊에 써서 아이의 머리에 매고 영계(靈戒)를 받던 풍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집집마다 집안에 모신 성조신(成造神) 역시 본시 단군이었던 것인데 모두 잊어버린 것이니 한심합니다. 매년 10월 집집마다 단군을 모실 때 단군상을 걸었는데 그 그림은 신라의 명공 솔거가 그렸다고 고려 시대의 평장사(平章事) 이규보가 우리에게 전한 바 있습니다.

이규보는 "고개 넘어 집집마다 신조상의 절반은 모두 당대 명공이 그린 것이다"고 하였으니 오늘날 마을마다 있는 선령당은 단군의 명을 받아 산을 뚫고 강을 막던 팽오(彭吳) 그분이었던 것입니다. 농부들이 들에 나가서 점심을 먹을 때 먼저 밥한 숟갈을 땅에 버리면서 고수레라고 소리 지르는 것도 단군의 명을 받아 일하던 고시(高矢)에 대한 제사에서 유래하였습니다.

지금 만주 철령 등지에 왕왕 수풀 속에 고묘(古廟) 유적이 있다고 하는데 그곳 사람들이 말하는 바에 따르면 태고적의 단신제(檀神祭) 유허라고 합니다. 단(壇)은 단(檀)의 잘못인데 이것은 고구려 때 단군교가 가장 성할 때 단군을 숭배하던 확실한 증거입니다. 

또 임진왜란 때 일본 사무라이 사마즈가 우리나라 도공 18개 성씨 가족을 납치하여 일본 가고시마에 정착시켰는데 그 18개 성씨들이 본국에서의 고습을 그대로 따라 하기를 단군 성신을 봉숭하여 집집마다 제사 드렸다고 합니다. 


단군께서는 우리들 후손에게 악을 행하지 말고 선을 행하라 가르쳤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서로 싸우고 서로 헐뜯고 서로 속이고 서로 죽이고 있으니 이렇게 무수한 죄악들로 우리는 재앙을 자초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들 단군의 자손된 형제자매들아! 형은 동생을 권하고 누이도 동생을 권하여 만억인까지 동심동덕하여 형의 경사가  동생의 기쁨이 되고 언니의 불행이 동생의 슬픔이 되게 합시다. 

지지지혜하신 단군께서는 일인이 선행하면 중인이 권선하였다 하여 고루 그 복을 하사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나의 선이 나의 복이요 남의 악을 보면 수수방관하지 말 것입니다. 곧 그것은 나의 악이요 나의 벌이기 때문이다. 

일신에 일사(一事)가 착하면 그 몸이 편안하고 일사가 악하면 그 몸이 위태롭습니다. 한 집안에 한 사람이 착하면 그 집은 보전되지만 한 사람이 악하면 그 집이 망하게 됩니다. 한 나라에 일세가 착하면 그 나라가 흥하지만 일세가 악하면 그 나라가 망하는 법입니다.

옛날에 우리는 단군의 한 골육이요 한 집안 사람이었습니다. 4천여 년 만에 단군교가 부활하였으니 바로 오늘입니다. 천만 형제자매의 화복이 오늘에 달려 있습니다.

오호! 우리 형제자매들이여. (주석 5)


주석
5> 박성수, 앞의 책,  267~271쪽, 재인용. 

 
덧붙이는 글 <[김삼웅의 인물열전] 민족의 선각 홍암 나철 평전>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나철 #나철평전 #홍암 #홍암나철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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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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