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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스데이', 2년 연속 국대 노린다... 상대는 '팀킴'

[한국컬링선수권] 남녀부 경북체육회는 동반 결승 직행... 결승 상대는 모두 '경기도'

20.11.24 11:58최종업데이트20.11.24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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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으로 결승에 진출한 경기도청 '컬스데이' 선수들. 스킵 김은지 선수가 결승 진출전에서 스톤을 투구하고 있다. ⓒ 박장식

 
2020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에 1위로 동반 진출한 경북체육회 남녀 컬링팀이 결승에도 함께 직행했다. 여자부 '팀 김은정'은 춘천시청을 상대로 장군과 멍군을 거듭한 끝에 한 점차 신승을 거두었고, 남자부 '팀 김창민'은 경기도컬링경기연맹을 상대로 12-5 완승을 거둬 결승전에 바로 향했다.

남은 한 장씩의 결승티켓을 가져간 팀은 여자부 경기도청, 남자부 경기도컬링경기연맹. 경기도청은 춘천시청과의 페이지 플레이오프에서 득점력을 앞세워 춘천시청을 완파하고 2년 연속 국가대표에 도전한다. 비실업팀인 경기도연맹은 국대 경력이 이미 많은 서울시청을 한점차 승리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남녀 모두 경북 대 경기의 구도가 펼쳐졌다. 극적으로 결승 티켓을 획득한 경기도청은 직접 땄던 세계선수권 출전권 티켓을 회수하기 위해 국가대표를 노리고, 경기도연맹은 2010년대 이후 비실업팀으로는 첫 4인조 컬링 국가대표를 노리는 가운데 경북체육회 남녀 선수들의 디펜딩이 가능할지 관심이 쏠린다. 

연장전까지 갔다... 명승부 펼쳐진 여자부 경기

당초 정오 열릴 예정이었던 플레이오프 1차전은 스톤 문제로 인해 지연되었다. 예선과 스톤의 컬 감각이 너무 다르다는 이유였다. 빠듯한 경기 탓에 아이스가 컬이 잘 들어가지 않는다는 불만이 많아 대회본부에서 컬이 들어가도록 스톤에 샌딩(사포질)을 했는데, 이 내용이 선수단에 원활히 전달되지 않은 탓에 벌어진 해프닝이었다. 팀미팅에서의 합의 끝에 경기는 30분 뒤에 정상적으로 다시 이어졌다.
 

경북체육회 여자 컬링팀 선수들이 춘천시청과의 결승 진출 플레이오프에서 스톤을 스위핑하고 있다. ⓒ 박장식

 
이날 플레이오프 1,2위전은 경북체육회와 춘천시청이 만났다. 경북체육회는 경기 첫 엔드를 블랭크 엔드로 지난 뒤 2엔드 득점, 3엔드에는 스틸까지 따냈다. 내내 끌려가던 춘천시청은 9엔드 석 점을 득점하며 반등을 노렸지만, 10엔드 스틸을 따내지 못하면서 아쉬운 패배를 가져가게 되었다.

3,4위전에서도 명승부가 펼쳐졌다. 전북도청과 경기도청이 연장전까지 가는 한점 차이 승부를 펼친 것. 전북도청은 8-6으로 끌려가던 마지막 엔드 극적인 두 점을 기록하며 연장전까지 돌입했다. 연장전에서는 후공을 가져갔던 경기도청이 도리어 두 점을 달아나며 10-8로 경기도청이 결승 진출팀 결정전에 올랐다.

이어 오후 6시 30분 열린 여자부 결승 진출팀 결정전에서는 경기도청 '컬스데이' 선수들이 9-4 스코어로 춘천시청을 완파했다. 6엔드에 두 점을 득점한 뒤, 7엔드에는 무려 석 점을 스틸로 따내는 등 2년 연속 국가대표 사수의 간절함을 드러냈다. 결국 기울어진 경기는 10엔드를 치르지 못한 채 악수로 마무리되었다.

지난 전국체전까지 핍스로 뛰다가 바이스 스킵으로 올라 뛰고 있는 설예지 선수는 "서드로 되게 뛰었던 첫 대회에서 팀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 팀 전력이 바뀌었다고 해서 분위기가 바뀌지 않고, 오히려 더우 좋은 팀이 되고 싶어 차분하게 하려고 했는데 잘 된 것 같다"며 결승행에 웃음을 지었다. 

설예지 선수의 목표는 지난 겨울 동료들과 함께 획득했던 세계선수권 티켓을 자신들의 손으로 개찰해, 그 티켓으로 올림픽 티켓까지 따내는 것. "우리 팀이 땄으니 우리가 챙겨야 한다"는 설예지 선수의 스톤은 국가대표 2년 연속 사수를 조준한다.

"죽기살기로 올라왔는데, 결승도 가네요"
 

국가대표 선발전 1위에 직행해 결승으로 향하는 경북체육회 남자 선수들. ⓒ 박장식

 
남자부에서도 뜻밖의 상황이 펼쳐졌다. 경북체육회와 비실업팀인 경기도컬링경기연맹이 결승에서 맞붙는 것. 원래 강원도청이나 서울시청이 오를 것으로 점쳐졌던 자리였다.

경북체육회는 1,2위전에서 경기도연맹을 12-5로 꺾으며 결승에 직행했다. 3,4위전에서는 서울시청이 의성고등학교를 7-4로 누르며 의성고등학교의 기적 속 여정도 마무리됐다. 이후 오후 펼쳐진 결승 출전권 결정전에서는 경기도연맹이 서울시청을 접전 끝에 8-7로 꺾었다. 

경북체육회 김창민 스킵은 "결승전이 단판 승부라서 아직 긴장을 놓기 힘들다. 올림픽도, 세계선수권도 결승전은 단판인데, 그래도 국가대표 선발전은 올림픽 직전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여러 경기를 해서 변별력을 높이는 것이 낫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든다"며 "그래도 한 경기를 덜 하고 결승에 가니 마음은 놓인다"며 웃었다.

의성고 후배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김창민 스킵은 "잘하는 후배들이 많이 이런 무대에 올 수 있다는 것은 어린 선수들 입장에서도 좋은 일이고, 선배로서도 기특하다"면서, "우리가 후배들에게 진 것에 개의치 않는다. 우리도 끝까지 잘 했기에 오히려 기특하다. 장차 한국 컬링의 미래로 활약했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전했다. 
 

경기도연맹 선수들이 서울시청과의 결승 진출 플레이오프에서 스톤을 밀어넣고 있다. ⓒ 박장식

 
반대로 결승에 함께 올라 어제의 패배를 설욕해야 하는 경기도연맹 선수들도 있다. 높은 컬링 연차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실업 선수가 아니다. 하지만 더욱 짜임새 있는 작전을 챙긴 실업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었다. 금전적으로 받는 지원은 없다시피 하지만, 선수들 모두 컬링이 좋아 이루어낸 돌풍인 셈.

정영석 스킵은 "우리 팀도 전력이 바뀐 탓에 합을 맞춘 지 오래되지 않아 배워본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라며 "체전이나 대회에서 만났을 때에는 한 번도 못 이겼던 실업팀이었는데 이번에는 더욱 이를 악물고 죽기살기로 경기에 임했다. 그 덕에 초반에 잘 풀려서 결승까지 오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연맹에서 뛰던 믹스더블 김산 선수가 서드로 남자팀에 들어온 것 역시 좋은 성과로 이어졌다. "팀의 맏형이 되어 리더 역할을 해준다"는 것이 정영석 선수의 설명이다. 정 선수는 "이미 결승까지의 목표를 달성했으니 후회는 없다. 우리야말로 잃을 것이 없다. 다시 만나는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남녀부 경기의 대단원을 마무리할 결승전은 24일 정오부터 열린다. 남자부 경기는 연맹 인스타그램에서, 여자부 경기는 SPOTV에서 생중계된다. 4인조 컬링 경기가 끝난 오후부터는 믹스더블 경기가 펼쳐진다. 현직 국가대표인 경북체육회A 장혜지-성유진 조와 B조 송유진-전재익 조의 '집안싸움'이 가장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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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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