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COP28 유치'에 힘 싣는 사천시, 이유는?

[해설] 세계 정상들 모이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사천시도 가능성 보는 듯

등록 2020.12.01 20:05수정 2020.12.0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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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기후로 지구촌이 몸살을 앓는 가운데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를 한국 정부와 여수시가 유치할 수 있을지 관심사다. 사천시도 여수시 유치에 힘을 싣고 있다. 사진은 아이슬란드 요쿠살론 해변의 빙하. (사진=뉴스사천 DB.) ⓒ 뉴스사천


온실가스 배출로 인류의 미래가 암울할 것이란 예측이 연일 쏟아지는 가운데, 여수시가 지구를 살리는 해법을 찾는 중심 무대가 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사천시도 이를 거들고 나선 모양새다. 그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결국은 공존이요 상생이다.

북극 지방에 유례가 없는 무더위가 찾아 왔음은 해마다 언론을 장식하는 여름철 단골 뉴스다. 그만큼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는 일상의 주제가 되고 있다. 이는 올해도 마찬가지. 지구상의 가장 추운 도시로 알려진 러시아 베르호얀스크의 올해 6월 20일 낮 기온은 무려 38℃였다.

반대로 올해 한반도의 여름은 시원한 편이었다. 극지방의 찬 공기를 가두는 역할을 했던 제트기류가 약해졌고, 그래서 찬 공기가 여느 때보다 남쪽으로 더 내려왔다는 게 기상학자들의 설명이다. 올해 장마가 유난히 길었고, 비가 많이 내렸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구는 더욱 더워지고, 만년설과 빙하는 더욱 빠르게 녹아내리며, 바닷물 수위는 점점 올라가는 게 현실이다. 여기에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가 단지 바닷물의 수위 상승만 가져오는 게 아니라고 말한다. 여러 가지 연관 작용으로 식물 생태계의 변화를 가져오고, 이는 식량문제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궁극엔 공기 속 산소의 결핍으로 이어질 거라는 얘기도 한다.

이런 우울한 미래 전망을 두고 일부에선 '지나친 걱정'으로 몰아붙이며 낙관론을 펴는 이들도 있다. 지금의 추세가 일시적일 거라거나 기술의 발달로 극복 가능하리란 예측과 함께다.

이런 주장에 일부 과학자들도 한때 동조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오히려 "이미 늦었을지 모른다"며, 인간의 반성과 그에 따른 변화의 행동을 촉구하는 일에 대다수 과학자들이 동참하고 나선 것이다. 이런 목소리에 세계 각국 정상들도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고, 그렇게 탄생한 것이 유엔 기후변화협약(정식 명칭은 기후변화에 관한 유엔 기본 협약, UNFCCC)이다. 여기에 가입한 당사국들이 모여 갖는 회의를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 Conference of the parties)라 부른다.

이 기후변화협약에는 세계 198개 회원국(EU, 교황청 포함)이 가입해 있다. 우리나라는 1993년에 가입한 47번째 회원국이다. 협약에 가입한 당사국들은 해마다 총회를 열어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고 행동을 결의한다. 비록 얼마나 실천하는지는 따로 짚어볼 문제지만, 큰 틀의 방향을 찾는 자리로는 헤아릴 수 있다.


남해안남중권발전협의회(이하 협의회). 현재 윤상기 하동군수가 회장을 맡고 있는 이 기구는 경남의 사천시, 진주시, 남해군, 하동군, 전남의 여수시, 순천시, 광양시, 고흥군, 보성군이 참여해 만든 행정협의회다. 남해안 발전거점 형성과 영호남의 상호 교류를 위해 2011년 5월에 창립했다.

이 협의회의 대표단이 지난 11월 18일 국무총리실을 방문해 남해안 남중권 발전을 위한 공동협력사업 6건을 제안했다. 그중 하나가 'COP28 남중권 공동유치 협력'이었다. COP28이란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를 뜻한다.

제28차 당사국총회는 2023년에 아시아에서 있을 예정이다. 올해 제26차 총회가 영국(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영향으로 내년으로 미뤄지면서 COP28도 1년 늦춰진 결과다.

이 COP28 유치의 중심에 있는 도시는 여수시이다. 2012년에 여수세계박람회를 개최하면서 한 단계 더 도약했다는 평가를 받는 여수시는 2008년부터 당사국총회 유치에 애써 왔다. 그러다 2014년에 창립한 동서창조포럼에서도 힘을 실으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동서창조포럼이란 영호남의 통합과 상생 발전을 꾀하자는 뜻에서 경남의 사천·진주·남해·하동·산청, 전남의 여수·순천·광양·고흥·구례 지역민들이 참여해 만든 민간기구이다. 

이들의 뜻대로 2023년에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가 여수시에서 개최된다면, 남해안 남중권은 전 세계인으로부터 주목받을 전망이다. 198개국의 국가 정상과 정부 관계자, 또 다양한 분야의 학자와 NGO 관계자들이 직접 방문하는데다, 전 세계 언론까지 관심을 집중할 것이기 때문이다.

굳이 여수시가 아니어도 사천시를 비롯한 협의회 소속 지자체들이 당사국총회 유치에 힘을 싣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비록 협의회 쪽 전망이긴 하나, 수만 명의 총회 참가자들이 보름 동안이나 남해안 남중권에 머문다면, 그들 중 누군가는 관광 등의 목적으로 사천과 남해, 하동으로 발길을 옮길 수 있을 일이다. 부속 회의를 유치할 수도 있다. 나아가 해당 지자체들 역시 지구온난화 문제에 더욱 관심을 쏟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는 곧 지자체의 미래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여수시와 협의회의 뜻대로, 여수시가 COP28을 유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가 지난 7월에 COP28 유치 의지를 공식적으로 밝히긴 했지만, 어떤 지자체에서 할지 특정하진 않아서다.

정부는 국내 지자체들로부터 신청을 받은 뒤 평가를 거쳐 정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이에 따라 COP28 유치 의지를 밝힌 지자체도 이미 여럿이어서, 2023년 당사국총회 유치를 놓고 지자체들 사이에 앞으로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설령 국내 관문을 통과한다고 해도, 아시아 권역의 다른 국가의 도시들과 다시 경쟁해야 하기에 갈 길이 멀다.

남해안남중권발전협의회의 COP28 유치 운동에는 이런 뜻과 배경이 깔려 있다. 여기에 사천시도 동참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결과를 예상하긴 어렵다. 다만 지역민들의 관심과 참여의 정도에 따라 판가름 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뉴스사천에도 실렸습니다.
#COP28 #기후변화 #여수 #사천 #지구온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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