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불안 막기 위한 파업인데... 누가 더 질긴지 가보겠다"

[인터뷰] 강한구 제트에프 오토모티브 코리아 노동조합 위원장

등록 2020.12.03 18:06수정 2020.12.0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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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F노동조합 파업1 제트에프 오토모티브 코리아(주) 노동조합이 파업 중 집회를 열고 있다. ⓒ 황정욱

   
제트에프(ZF) 오토모티브 코리아(주)는 설립한 지 30년이 넘은 자동차용 신품 부품 제조업체로 반월산업단지에 위치한 외국계 기업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지난 10월 20일부터 매서운 겨울바람에도 회사에 천막을 치고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사측의 구조조정에 대항해 고용 불안과 노동자 탄압을 막기 위해 싸우고 있었다. 11월 28일, 강한구 노동조합 위원장을 만나 이야기 나눴다.

다음은 강한구 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현재 파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된 것인지.
"대표이사가 온 지 6년째인데 벌써 3번째 구조조정이다. 우리 입장에선 고용이 너무 불안하니까 안 되겠다 싶어 임금협상, 단체협약을 통해 구조조정 문제를 풀려고 파업을 시작했다. 2019년에 이미 135명 중 25명이 권고사직했다. 원래 40명을 감원하려 했다가 25명만 이뤄졌다. 말이 권고사직이지 사실 일방적인 구조조정이다."

- 회사가 구조조정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경제가 어려워 일감이 줄어든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2018년은 회사 설립 이후 매출이 가장 바닥을 친 시기였다. 물론 우리도 노력했다. 인건비를 언급하며 회사에서 계속 사람을 줄인다고 하니, 평균 근속연수가 20년이 넘는 우리들이 휴가를 반납해 가며 한발 물러섰다.

그런데 그렇게 했더니 일감 줄어드는 추세에 맞춰지고 주간·야간 돌다가 주간근무만 하게 되자 오히려 인력이 남게 되는 딜레마가 생겼다. 회사 비전이 안 보인다고 자기 발로 사직서 내고 나간 사람도 생겼다. 휴업까지 받아들이며 노동조합에서도 어렵게 끌고 왔다."

- 사측과 어떤 협상을 시도했는지.
"회사는 앞으로 나아질 거라고 계속 말하면서도 노동자들을 위한 조건은 뒤로 미뤘다. 우리도 10년 동안 6~7번 정도 임금 동결 수준으로 버텨왔다, 복지도 줄이고 받아야 할 것들 다 유보하면서 노력해왔다.

그러다 2019년 회사에서 먼저 임금협상을 이야기했다. 아주 크지는 않지만 3% 정도 인상됐었다. 회사 어려운 사정도 알고 하니 협상이 빨리 추진됐다. 그런데 두 달 만에 갑자기 구조조정을 시도한 것이다.

예전에는 희망퇴직도 노사가 협의해 위로금을 보장한다든지 그런 과정을 거쳤다. 그런데 지금 대표이사가 오고 나서는 위로금 등의 기준이 전부 사라졌다. 문제는 이전 노동조합 집행부에서 회사가 결정한 것이니 어쩔 수 없다며 동조한 것이다."

- 구조조정 외 다른 해결책은 없나.
"노동조합에서 새로운 안을 제시하고 구조조정을 최대한 줄이고자 하지만 사측과 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구조조정에 대응해 우리가 먼저 안을 제시했다. 실업급여, 위로금 지급 등을 제안했는데 물론 높은 수위의 요구이긴 했다. 그래야 회사에서 함부로 자르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그랬더니 회사에서는 휴가도 줄이고 복지도 줄이고 임금은 동결하겠다고 했다. 결국 파업을 단행할 수밖에 없었다. 요구안을 들어주면 파업을 풀겠다고 했는데 사측은 묵묵부답이다."

- 파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지금껏 파업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었다. 한다 한다 하다가 서로 한발 물러서서 협상으로 마무리 지었었는데 이번 파업을 결정하고, 하루 이틀 열흘이 지나자 회사도 당황스러워하더라.

파업 출정식까지 함께 했던 사람 중 하루 만에 17명 정도가 현장에 복귀해서 일하고 있다. 복귀해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회사에 손해가 생기면 파업 참가자들에게 페널티를 부과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이게 우리 현실이다.

전면파업을 40일 넘게 이어가고 있는데 또 다른 변수는 코로나19다. 보통 파업을 하면 연대를 통해 집회도 크게 열고 이 사태를 더 알려야 하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외부 사람들을 부를 수가 없고, 우리도 외부에 나가 집회를 열 수 없는 상황이다.

출정식에 노총 대표단 몇몇 부르는 것도 사측에서 반대해 두 명만 왔다.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사내에서만 이러고 있으니 아무도 우리를 쳐다보지 않는 것 같다."
 

ZF노동조합 파업2 제트에프 오토모티브 코리아(주) 노동조합 파업이 진행되고 있는 사내 천막.(취재 당시 파업 39일 차) ⓒ 황정욱

   
- 사측이 노동자의 쟁의할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한 적이 있나.
"파업에 참여한 사람 중 일부는 사측과 '성실근로확약서'를 썼다. 회사의 취업규칙 및 근로계약을 준수하고 쟁의행위에 참가하지 않고 현장 관리자의 작업 지시에 따라 성실히 작업에 임할 것을 확인한다는 문서에 사인하게 한 것이다.

심지어 불법쟁의행위에 참가하는 경우 근로계약이 즉시 해지됨에 이의 없이 동의하라는 내용도 있다. 노무사에게 문의했는데 엄연한 법 위반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사측이 파업을 무력화하기 위해 이런 행태까지 보인다."

- 파업을 진행하며 또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너무 답답해서 우리의 입장을 담은 장문의 편지를 쓰고, 직원 가족을 통해 외국어로 번역해 독일 본사, 중국 공장 등 각국에 편지를 발송했다. 우리는 우리의 이야기를 알리기 위해 한 것인데, 우리에게 답을 안 하고 회사로 답을 보내서 한바탕 난리가 났다.

우리 목소리를 제발 들어달라는 거다. 희망퇴직 위로금도 처음에는 24개월을 요구하다 15개월로 협상하고자 한다. 중요한 것은 이 내용을 단체협상(아래 단협)에 명시해달라는 것이다. 실제 같은 회사 창원공장은 단협에 명시되어 있어서 보장되고 있다. 우리도 합리적인 주장을 하는 것인데 회사와 대표는 안 된다는 대답만 할 뿐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표이사가 노동자 가족들에게 편지를 써서 모든 임직원의 일자리, 가족의 생계 및 협력업체 생사를 가름하는 파업, 노동조합 집행부를 위한 파업이라고 했다. 하지만 고용불안을 해소하고 노동자로서 당연한 권리를 찾기 위한 우리의 파업은 계속될 것이다.

물론 쉽지 않다. 회사가 최근 회의한 내용에 따르면 2021년 1월까지 구조조정 계획이 있다고 하더라. 이번 파업이 올해 안에 끝날지 내년까지 이어질지, 40일이 100일이 될지 모르겠지만, 누가 더 질긴지 끝까지 가보려고 한다. 다른 것보다 이런 우리의 목소리 좀 들어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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