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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지지율 하락의 진짜 이유

[하성태의 인사이드아웃] 추-윤 갈등 프레임에 가려진 여론조사의 행간

등록 2020.12.04 20:56수정 2020.12.04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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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연합뉴스

 
'큰 폭 하락', '또 최저치', '역대 최저'...

3~4일 양일간 쏟아진 대통령 지지율 관련 기사의 헤드라인들이다. 그럴 만했다. 4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지난 1~3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문재인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 조사 결과 긍정 평가는 39%였다. 지난주(40%)보다 1%p 하락한 수치였다. 부정 평가는 51%로 지난주(48%)보다 3%p 상승했고 의견 유보는 10%였다. 한국갤럽 조사만 보면 지난주보다 1%p 하락일 뿐이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응답률 15%. 자세한 사항은 갤럽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역대 최저' 보도에 기름을 부은 것은 전날인 3일 리얼미터 조사 결과였다. 11월 30일부터 12월 2일까지 실시한 12월 첫 주 리얼미터 정기 조사에서 문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37.4%로 지난주보다 6.4%p 하락했다. 반면 부정 평가는 57.3%로 5.1%p 상승했다. 리얼미터는 이른바 '콘크리트 지지율'인 40%가 깨졌고 긍‧부정 평가 차이가 19.9%p로 오차 범위 밖 흐름을 보였다고 분석했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p. 응답률 4.4%. 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같은 날 오후 발표된 4개 기관(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합동 조사 결과도 비슷한 흐름이었다.

4개 기관이 지난 11월 30일∼지난 2일 만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문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는 44%로 2주 전보다 2%p 떨어졌고 부정 평가는 49%였다. 해당 기관은 부정 평가가 긍정을 앞지른 것도 이번이 처음이고, 긍정 평가 수치 역시 7월 2주 차 이후 최저치라고 풀이했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응답률 35.9%. 자세한 사항은 각 기관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종합해 보면 기관마다 하락 폭도, 긍정 평가 수치도 달랐지만 긍정 평가보다 부정 평가가 높은 건 사실이었다. 호남 및 40대, 여성 등 전통적인 지지층의 지지율이 빠졌으며, 지난 대선 당시 41%라는 문 대통령 득표 비율마저 위태롭다는 분석은 공통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럼 이제 양일간 나온 수치와 언론 보도들을 지워 보자. 그리고 그 배경에 무엇이 자리하는지 한 발짝 더 들어가 보자. 일부 언론이 들고나온 문재인 정부의 레임덕이 실제일지 착시일지 말이다.

윤석열 때문? 

먼저, 검찰개혁에 대한 피로감. 윤석열 총장 취임 이후 누적된 피로감이 만만치 않다. 윤석열 검찰은 두 명의 비검찰 출신 법무부 장관의 직 자체를 위협 중이다. 조국 일가족 수사는 두 말할 나위 없다. 추 장관 아들 문제는 반년 넘게 수사에 손을 놓고 있다가 지난 9월 무혐의 처리했다. 그 사이 보수야당의 정치 공세가 국회를 뒤덮었다. 최근 윤 총장 직무배제 조치 등을 놓고 장진영 대전지검 천안지청 검사는 '추미애 퇴진'을 주장하기도 했다.

더 나아가 검찰개혁을 최우선 국정과제 중 하나로 내세운 문재인 정부를 정면으로 겨냥 중이다. 윤 총장은 행정법원의 직무배제 효력정지 결정 직후 산업부 공무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등 월성 1호기 수사를 제일 먼저 챙겼다. 조 전 장관을 고리로 청와대 수사에 착수했던 검찰의 칼끝이 정권으로 향하고 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윤 총장의 거취가 검찰개혁의 결론일 수 없다. 하지만 법조기자단을 중심으로 검찰에 기울어진 언론들은 끊임없이 추미애 vs. 윤석열 갈등을 증폭하는 동시에 '검란'과 '윤석열 대망론'을 키워왔다. 최근엔 '판사 사찰' 문건의 심각성 대신 검찰 조직의 반발이 한껏 부각됐다.

이러한 보도 지형도 검찰개혁에 대한 피로감을 키우는데 한몫했다고 볼 수 있다. 그 사이 지지층 사이에선 '180여 석을 가지고 왜 빨리 해결을 못하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검찰개혁의 피로감보다 더 근본적인 지지율 하락 요인은 이미 상존해 있었다. 갤럽조사 결과 부정 평가 이유 중 1위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22%)이었다. 법무부‧검찰 갈등(9%)의 두 배가 훌쩍 넘었다. 그 뒤를 '전반적으로 부족'(9%), 인사 문제(8%) 등이 뒤를 이었다. 쏟아지는 추‧윤 갈등 보도와 달리 검찰개혁의 피로감은 지지율 하락의 제1 원인이 아니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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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이 2일 오전 경기도 과천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비슷한 시각 윤석열 검찰 총장이 윤석열 검찰 총장이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와 관련 시사평론가 김종배씨는 4일 MBC 유튜브 생방송에서 현 추‧윤 갈등이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을 이끌었다는 언론의 분석에 대해 "의도적 왜곡"이라고 단언했다. 박근혜 정부의 '채동욱 검찰총장 찍어내기' 논란 당시 박 전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요인도 검찰과 법무부 간의 갈등은 부수적이었고 소통 부재나 국정원 댓글 수사 등 기존 산적했던 요인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부동산 정책 등 앞서 소개한 갤럽 조사의 문 대통령 부정 평가 요인을 봐도 그렇다.

또 하나, 180여 석을 가지고도 개혁에 지지부진한 범여권을 향한 지지층의 이반 또한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리얼미터 조사를 제외하고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국민의힘보다 여전히 10%p 이상 높았다. 그런데도 민주당의 개혁 작업이 지지부진하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여당은 9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른바 '공수처법'과 '공정경제3법' 등을 밀어붙이겠다고 천명하고 있다. 허나 차별금지법이나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포함한 전태일3법,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사참법) 등 여타 개혁 의제엔 소극적이다. 검찰개혁을 포함한 개혁과제에 '180석 여당'이 지지부진하단 비판에 정부·여당이 좀 더 과감할 필요가 있단 얘기다.

대통령에게 달렸다

문 대통령은 3일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징계위원회의 운영과 관련해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이 매우 중요하다"라며 "신임 이용구 법무차관에게 윤석열 총장 징계위원회 위원장 직무대리를 맡기지 않도록 하는 것도 정당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의 말이 나오자 법무부는 윤 총장의 징계위원회 일자를 오는 10일로 연기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의 윤 총장 직무배제 결정 이후 추‧윤 갈등과 검찰의 반발로 비화한 검찰개혁 작업 및 윤 총장 징계위원회를 두고 문 대통령이 직접 물리적 공간과 여지를 확보하고 나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향후 징계위원회 결과를 떠나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을 시사 중인 윤석열 총장을 향해 역시나 원칙주의자로 유명한 문 대통령이 '법과 원칙'으로 맞서는 형국인 셈이다.

지난 5월 한국갤럽의 '역대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에 따르면, 역대 정부는 집권 4년 차에 뚜렷한 지지율 하락을 나타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집권 4년차 3분기 지지율은 26%였고, 이전 (4년 차 4분기 기준) 이명박 전 대통령은 32%, 노무현 전 대통령은 12%, 김대중 전 대통령은 28%, 김영삼 전 대통령 역시 28%를 기록했다. 문재인 정부의 레임덕을 말하기엔 시기상조란 얘기다.

지지율 회복은 별다른 외부적 요인이 가중되지 않는 한 문 대통령의 '법과 원칙'에 달려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개선이 1번이요, 검찰개혁을 포함해 정부·여당이 개혁 작업에 얼마나 박차를 가하느냐가 그 뒤를 잇는다고 볼 수 있다. 그에 따라 중도층 지지의 반등과 지지층 결집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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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지마, 죽지마, 부활할거야'. 어제는 영화기자, 오늘은 시나리오 작가, 프리랜서 기자. https://brunch.co.kr/@hasungtae 기고 청탁 작업 의뢰는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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