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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의 황태자' 황인범, 코로나19 딛고 쏘아올린 중거리포

황인범, 시즌 2호골로 성공적인 유럽 무대 첫 시즌

20.12.06 13:43최종업데이트20.12.06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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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오스트리아 원정 평가전(멕시코-카타르)을 치른 한국 A대표팀에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선수와 스태프를 포함, 총 11명이 양성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이 가운데 핵심 미드필더 황인범(루빈 카잔)은 한 경기도 뛰지 못한 채 격리 대상자로 분류됐다.
 
결국 황인범은 몇 주간의 격리 조치 이후 지난달 25일(이하 한국시각)에서야 러시아로 돌아갔고, 소속팀 루빈 카잔 훈련에 합류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복귀 후 첫 선발 경기였던 강호 로코모티브 모스크바전에서 황인범은 환상적인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득점포롤 쏘아올리며 투혼을 발휘했다.
 
황인범은 5일 오후 8시 30분 러시아 모스크바의 RZD 아레나에서 열린 로코모티프 모스크바와의 2020-21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에서 전반 3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소속팀 루빈 카잔은 황인범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한 채 1-3으로 역전패를 당하며, 7승 3무 7패(승점 24) 10위에 머물렀다.
 
황인범, 환상적인 왼발 중거리포로 시즌 2호골
 
이날 황인범은 4-2-3-1 포메이션에서 3선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했다. 원톱 이그나체프, 2선의 주에프-샤토프-마카로프를 받치는 역할을 맡았다.
 
아빌트가르드와 허리에서 호흡을 맞춘 황인범은 전반 3분 만에 존재감을 보였다. 샤토프의 패스를 받은 뒤 중앙 먼 지역에서 왼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무회전 슈팅이 골문으로 향할 때 길레르메 골키퍼은 제대로 위치를 잡지 못한 채 공을 통과시키고 말았다. 양 발 슈팅에 능한 황인범의 장점이 묻어난 득점이었다. 올 시즌 2호골.
 
하지만 루빈 카잔은 이후 주도권을 내주며 무너졌다. 전반 17분 메드베데프 골키퍼의 실책성 플레이로 인해 이그나체프가 빈 골문으로 밀어 넣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루빈 카잔은 이그나체프의 경고 누적에 이은 퇴장으로 수적인 열세에 놓였다. 10명으로 싸운 루빈 카잔은 로코모티프 모스코바의 파상공세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로코모티프 모스코바는 카마노 대신 에데르를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다. 마침내 후반 24분 메드베데프 골키퍼가 공중볼을 쳐내는 과정에서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키커로 나선 미란추크가 성공시키며 전세를 뒤집었다.
 
경기 내내 많은 활동량을 가져간 황인범은 허리진에서 분전했지만 결국 후반 30분 제비치와 교체됐다. 이후 바카에프를 넣으며 추격에 나선 루빈카잔은 후반 41분 쐐기골을 얻어맞으며 무너졌다. 코너킥 상황에서 리사코비치의 패스를 이그나체프가 슈팅으로 연결해 2골차로 벌어졌다.
 
발전하는 황인범, 러시아서 성공적인 유럽 첫 커리어
 
비록 팀 성적은 부진하지만 황인범은 성공적인 러시아리그 커리어를 보내고 있다. MLS(미국메이저리그사커) 밴쿠버 화이트캡스에서 몸담은 뒤 지난 8월 루빈 카잔으로 이적하며, 유럽 진출의 꿈을 이뤘다.

황인범에게 적응이란 단어가 무색했다. 지난 8월 26일 우파와의 5라운드전에서 데뷔골을 작렬한데 이어, 8월 31일 6라운드 탐보프전에서는 첫 도움을 기록했다.
 
황인범은 단숨에 루빈 카잔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2선 공격형 미드필더와 3선 중앙 미드필더에 번갈아 활약하며, 많은 활동량과 뛰어난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1년 만에 성사된 한국 A매치 평가전에서 황인범은 예상치 못한 코로나 양성 반응이라는 악재에 부딪치며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황인범은 루빈 카잔에 합류한 이후 지난달 29일 CSKA 모스크바전에서 후반 11분 교체 투입돼 모처럼 복귀전을 치렀다. 그리고 일주일 뒤 이번 로코모티프 모스크바전에서는 선발로 출전해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황인범 특유의 강력한 슈팅력은 컨디션이 정상으로 돌아왔음을 증명한 경기였다.
 
황인범의 성장은 한국 A대표팀에도 큰 호재다. ‘벤투의 황태자’로 불린 황인범은 주요 경기에 항상 선발로 나설만큼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 그러나 황인범 없이 플랜 B를 가동해야 했던 벤투 감독은 멕시코, 카타르와의 2연전에서 자신이 원하는 빌드업 축구를 효과적으로 구사하지 못했다.
 
황인범은 올 시즌 리그 12경기에서 2골 2도움으로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러시아 프리미어리그는 유럽 5대 빅리그로 향하는 교두보로 손꼽힌다. 러시아에서 높은 기량을 선보인다면 빅리그 스카우터의 눈에 얼마든지 띌 수 있다. 과연 황인범이 더욱 잠재성을 폭발시키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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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범 루빈 카잔 러시아 벤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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