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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후 더 바빠진 '(구)동물농장언니' 장예원

<세얼간이>·<캡틴> 이어 <온앤오프>에도 출연...아나운서 생활 담은 에세이 출간

20.12.07 09:51최종업데이트20.12.07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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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아나운서국은 2020년 어수선하고도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먼저 지난 2월에는 입사 5개월 만에 SBS 8뉴스 주말 앵커를 맡았고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만으로 3년 넘게 평일 8뉴스를 진행했던 간판아나운서 박선영이 퇴사했다. 퇴사한 지 두 달 만에 강호동, 신동엽, 전현무 등이 속한 SMC&C와 계약한 박선영은 몇몇 프로그램 게스트 출연과 파일럿 프로그램 출연 등으로 천천히 활동 범위를 넓혀 나가고 있다.

MBC의 계약직 기수인 33기 아나운서 출신이자 작년 SBS 24기 아나운서로 입사한 김민형은 '경력직 신입'답게 수습딱지를 떼자마자 SBS 8뉴스 주말 앵커로 발탁되며 '포스트 박선영'의 길을 걷는 듯했다. 하지만 김민형 아나운서는 지난 11월 퇴사를 선택했고, 이후 결혼 소식이 전해졌다. 

그리고 박선영 아나운서와 김민형 아나운서가 퇴사하는 사이, SBS를 대표하던 또 한 명의 간판 여성아나운서가 SBS를 떠났다. 바로 시청자들에게 매우 친숙했던 '동물농장언니' 장예원 아나운서가 그 주인공이다.

예능과 라디오, 교양 넘나든 SBS 간판 아나운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보여준 장예원의 미소는 해외 언론과 방송에도 소개될 만큼 크게 화제가 됐다. ⓒ SBS 화면 캡처

 
장예원 아나운서는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3학년에 재학 중이던 2012년 SBS 공채 18기 아나운서로 입사했다. 여느 신입 아나운서들처럼 <모닝와이드>, <열린 TV 시청자 세상> 등에서 한 꼭지를 담당하던 장예원 아나운서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통해 '월드스타'에 등극했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현장리포터로 참가한 장예원 아나운서는 스페인 유니폼을 입고 관전하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잡혔고 카메라를 보며 환하게 웃는 장면이 전세계로 송출됐다. 이로 인해 장예원 아나운서는 국내외에서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게 됐다.

SBS는 브라질 월드컵을 계기로 장예원 아나운서를 간판아나운서로 키우기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 때부터 장예원 아나운서는 수 년 동안 많은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SBS 아나운서국에서 가장 바쁜 인물이 됐다. 하지만 정작 장예원 아나운서가 가장 애착을 가졌던 프로그램은 따로 있었다. 바로 2014년 10월부터 2017년3월까지 2년5개월 동안 진행했던 심야 라디오 <장예원의 오늘 같은 밤>이었다.

밤 11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방송되는 심야 라디오지만 장예원 아나운서는 모든 채널에서 방송되는 지적인(?) 느낌의 심야 라디오가 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실제로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선배들에게 격의 없이 다가갈 정도로 외향적인 장예원 아나운서는 <오늘 같은 밤>에서도 털털하고 편안한 진행으로 심야 라디오의 고정적인 틀을 깼다(물론 마지막 방송에서는 방송 시간 내내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장예원 아나운서는 <오늘 같은 밤>이 종영한 후에도 선배 아나운서 배성재가 진행하는 <배성재의 TEN>에 월요일 고정게스트로 출연했다. 지난 2월 박선영 아나운서 퇴사 후에는 <씨네타운> DJ를 맡으며 라디오에 대한 강한 애착을 보였다(그리고 마지막 방송에서는 어김 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렇게 장예원 아나운서는 9월 13일 <씨네타운> 진행을 마지막으로 SBS와 함께 했던 8년이라는 시간을 마무리했다.

퇴사 후 공백기 없이 활발하게 활동 중
 

장예원은 퇴사 후 아직 소속사를 구하지 못했음에도 여러 방송에 활발하게 출연하고 있다. ⓒ tvN 화면 캡처

 
KBS는 지난 2008년 노사합의를 통해 '아나운서는 퇴사시 자사 방송에 3년 간 출연할 수 없다'는 규정을 명문화했다. 그리고 이는 조우종와 전현무, 박지윤 같은 간판 아나운서들도 예외가 되지 못했다. SBS는 이에 대해 명문화된 규정은 없지만 모든 지상파 방송국들이 그렇듯 퇴사시 진행하던 프로그램에서 모두 하차하는 게 관례였다. 장예원 역시 회사를 나오면서 <씨네타운>을 비롯해 <TV동물농장> 등 진행하던 프로그램에서 모두 하차했다.

흔히 프리를 선언한 아나운서들은 '재충전'을 이유로 한 동안 휴식기를 갖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장예원은 퇴사한 지 한 달도 안돼 축구게임의 디지털 론칭 쇼케이스 패널 참여를 시작했고 10월 말에는 tvN의 새 예능프로그램 <세 얼간이>에 투입됐다. 시즌1을 진행했던 전현무 대신 시즌2의 MC를 맡은 장예원은 특유의 발랄한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8년 경력의 진행능력을 잘 살리면서 무난한 예능 신고식을 치렀다.

장예원은 Mnet이 <프로듀스> 시리즈 투표조작사건의 불명예를 만회하기 위해 야심차게 선보인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캡틴>에도 단독MC로 발탁됐다. '오디션 예능의 본좌' 김성주가 동시간대 <내일은 미스트롯2> 출연이 예정된 만큼 Mnet에서는 여성을 단독 MC로 내세우며 새로운 재미를 추구하려 했다. 아직 본격적인 경연이 시작되진 않았지만 3회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한 장예원은 똑 부러지는 진행솜씨를 선보였다.

장예원은 tvN의 관찰 예능프로그램 <온앤오프>에서도 시즌1의 마지막 게스트로 출연했다. 장예원은 5일 방송된 <온앤오프>에서 프리선언 후 일상을 보여주며 앞으로의 계획과 버킷리스트 등을 차분히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온앤오프>를 통해 퇴사 전부터 출간이 예정돼 있던 에세이 <클로징 멘트를 했다고 끝은 아니니까>를 소개하기도 했다.

아직 소속사가 없는 장예원은 일로 만난 사이가 아닌 더 인간적인 사이가 될 수 있는 소속사를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가 MC와 출연자들에게 큰 질타를 받았다. 장예원이 앞으로 방송인으로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소속사가 필요하고 어린 나이가 아닌 만큼 본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소속사를 잘 찾아야 한다. 믿음직한 소속사를 만나는 것이 아나운서가 아닌 '방송인'으로 자리 잡기 위한 장예원의 첫 번째 숙제가 될 것이다.
장예원 프리랜서 세 얼간이 캡틴 온앤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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