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의 가치와 회복의 힘 담은 예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생활 속 '공예두기'

등록 2020.12.08 14:37수정 2020.12.0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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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와 비대면 활동이 일상화되면서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이 변하고 있습니다. 집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 답답하고 불편하지만, 오히려 그동안 잃어버렸던 삶을 되돌아볼 여유도 찾고 있습니다. 더불어 '빠름'에 길든 현대인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멈춘 일상에서 '느림'의 가치와 회복의 힘을 담은 공예에도 더욱 더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개막식에 참석한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2020 공예트렌트페어 축사에서 "이번 전시회를 통해 코로나로 위축된 공예계가 활력을 되찾고 국민 여러분이 공예의 따뜻함과 아름다움으로 지친 마음을 치유하여 일상을 회복하는 힘을 얻을 수 있기 바란다"고 전했다.
 

2020 공예트렌드페어가 열린 코엑스 전시장 전경 ⓒ 전통플랫폼 헤리스타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서울 강남 삼성동 코엑스에서 2020 공예트렌드페어가 열렸다. 공예트렌드페어는 효과적인 공예 비즈니스 전시회로 성황리에 끝났다.


올해로 열다섯 번째를 맞이한 '공예트렌드페어'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관하는 국내 최대의 공예 축제이자 공예 전문 박람회로 소비자와 공예가를 잇는 교류의 장이다. 공예 작가와 공방, 기업, 단체 등 300여 곳이 참여했다.

전시 현장에는 주제관, 시범전시(쇼케이스)관, 브랜드관, 창작공방관, 갤러리관, 대학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KCDF) 사업관, 차문화전시관 등의 부스가 마련됐다. 올해 주제관은 '휴가예감(休家藝咁) 쉼이 있는 집, 공예를 머금다'를 주제로 강신재 감독(보이드플래닝 소장)이 기획을 맡아 특별한 공간을 선보였다.
 

공예트렌드페어 개막식에서 작품을 관람하는 박양우 문체부 장관 ⓒ 문화체육관광부

 
현대공예뿐만 아니라 국가무형문화재 전승 공예, 즉 전통공예도 선보였다.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과 한국문화재재단 한국무형문화재진흥센터가 '생활 속 전승공예'를 주제로 전통공예에 현대적 디자인을 입혀 쓰임새를 높이는 전승 공예품을 전시했다. 국가무형문화재 전통공예의 소중함을 알리고, 어려운 전승 환경의 장인들이 작품을 시장에 유통할 수 있는 판로 개척의 여건을 마련했다.

미래의 예비 작가들도 대학관에 참여했다. 전국의 공예 관련 21개 대학·대학원에서 학생 작가들이 참여하여 젊은 감각의 창의적 공예를 선보였다.
 

젊은 감각으로 창의적 작품을 제시한 공예트렌드페어 대학관 ⓒ 전통플랫폼 헤리스타

'SEE THROUGH MYSELF'를 주제로 브랜드관 전시에 참여한 공주대학교 조형디자인학부 퍼니처디자인전공 ⓒ 공주대학교

 
대학관에 언익스펙티드(UNEXPECTED)를 주제로 참여한 공주대학교 퍼니처디자인전공은 일상 속에서 저마다 예측할 수 없는 순간과 다양한 반전을 벤치(Flow with you), 책장(Time Calendar), 의자(Boarder of life) 등 생활 속에서 활용 가능한 실용적 가구로 표현했다.

대학관뿐만 아니라 ㈜위드앤비와 산학협력으로 브랜드관까지 참여한 공주대학교는 융복합소재에 대해 기존 가구 재질의 특성으로 표현하기 힘든 부분을 탄소복합소재와 에폭시를 적용해 새로운 느낌의 가구 트렌드를 제시했다.

국립공주대학교의 김세희 작가는 "목재가 아닌 다른 재료로 작품을 제작해서, 많은 시행착오 끝에 완성하게 됐다"며 "브랜드관의 작품 주제는 투명하고 속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레진 고유의 특성에 있다. 우리 또한 스스로 꿰뚫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변화된 우리 생활방식을 담아 새로운 주거 공간을 제안하고, 그 안에서 사람들이 쉬고 치유할 수 있도록 공예와 자연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공간을 구현했다.

또한 '휴가예감'이라는 주제를 일상생활에 접목할 수 있는 콘텐츠로서 차문화 전시관도 열었다. 한국문화연구소 '옥인다실'의 이혜진 대표가 기획을 맡았다. 담양 소쇄원, 강진 다산정원 등 자연 깊숙한 곳에 따로 집을 지어 유유자적한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정원인 '별서정원(別墅庭園)'에서 얻은 영감으로 공간을 구성하고 다도체험 프로그램과 '차생활 도구전시' 등을 운영했다.

이번 전시회는 비대면 시대, 온라인을 통한 공예 산업의 새로운 유통 방안도 제시했다. 공식 누리집에 온라인 전시관을 마련해 브랜드관, 창작공방관, 갤러리관, 대학관의 출품작을 모바일과 PC로도 감상할 수 있도록 스마트서비스를 제공했다.

비대면 상황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는 공예품 온라인 판매시장 개척을 위해 네이버 '쇼핑라이브'에서 '인테리어 디자이너 조희선의 공예품 홈스타일링', '레인보우 지숙과 함께하는 공예트렌드페어 랜선쇼핑' 등을 진행해 생활 속 공예로 다가갔다.

김태훈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원장은 "이번 공예트렌드페어에서 특히 공예 현장에 계신 분들의 유통과 마케팅에 실질적 도움을 드리고자 대면 전시·판매와 함께 온라인 유통처 확대, 라이브 커머스, 인플루언서 연계 판매 등 비대면 유통 채널 확보를 위해 다각적 노력을 기울였다"며 "앞으로도 아시아를 대표하는 공예 유통 박람회로서 대한민국 공예산업을 선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시회를 주관한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공예문화산업과 공공디자인, 한복, 전통생활문화 진흥을 통해 한국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해외에 우리 전통문화의 가치를 신한류로 확산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예술국장과 관광국장, 해외문화홍보원장 등을 지낸 김태훈 박사가 기관장으로 취임하여 공예문화의 징검다리이자 산업의 불씨를 다시 살리는 부지깽이 역할을 하고 있다. 진흥원은 올해 4월,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헤리티지큐레이션연구소가 발행하는 한류콘텐츠 문화미디어 [전통플랫폼 헤리스타]에 함께 게재됩니다.

[글 = 이창근 칼럼니스트]
: 문화정책을 전공한 예술경영학박사(Ph.D.)로 문화산업컨설턴트인 동시에 콘텐츠산업을 읽고 쓰는 작가(Content Writer)로 활동.
#문체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공예트렌드페어 #공예문화 #공예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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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와 문화산업을 화두로 글 쓰는 칼럼니스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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