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고개 숙이지 말라"던 고 박숙이 할머니, 사진책 나와

남해여성회 '할머니를 부탁해' 제작해 남해교육지원청 지원 받아 학교 배포

등록 2020.12.09 16:27수정 2020.12.09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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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여성회는 고 박숙이 할머니를 담은 사진책 <할머니를 부탁해>를 펴내 학교에 배포한다. ⓒ 남해여성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박숙이(1923~2016) 할머니의 사진책이 제작되어 경남 남해 지역 학교에 배포된다. 고 박 할머니는 생전에 학생들에 "일본에 고개 숙이지 말라"고 교육하기도 했다.

사진책은 <할머니를 부탁해>라는 제목으로, 남해여성회가 남해교육지원청의 지원으로 제작했다.

지난 12월 6일은 고 박숙이 할머니의 네 번째 추모 날이었다. 고 박숙이 할머니는 2012년 9월 여성가족부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등록했다.

이후 할머니는 2013년부터 남해여성회와 함께 '심리정서안정사업, 기록 증언 사업, 청소년 교육사업'을 함께 했다. 박 할머니가 학교 현장을 다니며 갖가지 증언을 했다.

할머니는 2016년 12월 6일 만 94세로 생을 마감했다. 이후 남해여성회는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의 날'을 맞아 해마다 8월에 '숙이나래 문화'를 숙이공원 일원에서 열어 오고 있다.

남해여성회는 "피해 등록자 240명 중 이제 16분만 생존해 계신 상황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피해자의 말과 감정을 그대로 듣고 기록한 기록 증언 사업에 힘써왔다"고 했다.

이 단체는 2014년과 2016년 박숙이 할머니가 살아 계실 때 사진책 <할머니를 부탁해> 1‧2권을 제작했고, 이번에 '숙이나래 문화제'와 경남지역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건립 활동을 담아 3권을 낸 것이다.


남해교육지원청은 이 사진책을 구입해 지역 초‧중‧고에 배포하기로 했다.

남해교육지원청은 "지역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고 박숙이 할머니에 대해 역사적 사실을 알리고, 평화의 소중함과 인권 감수성 증진을 위해 나라사랑 교육의 하나로 이 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남해여성회는 "박숙이 할머니는 나라를 빼앗긴 땅에 여성으로 태어난 것을 매우 안타까워하셨고, 생전에도 학생들을 만나는 것을 무척 좋아하셨다"고 했다.

이어 "학생들에게 아픈 경험을 이야기하시며 일본에 고개 숙이지 말고, 훌륭한 사람 되어서 나라를 위해 충신이 되어달라고 하셨다"며 "사진책이 그토록 좋아하시던 남해의 학생들 곁에서 살아있는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남해여성회는 "학교에서 비록 사진책으로나마 고 박숙이 할머니를 학생들이 만날 수 있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시민과 학생들이 관심과 실천으로 함께 해나갈 때 여성인권, 반전평화, 역사정의를 위한 세계인의 연대는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했다.
#일본군 위안부 #박숙이 할머니 #남해여성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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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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