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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배성우, 감당하지 못한 주연배우의 무게

'날아라 개천용' 중도 하차...3주 휴방 및 내용 전면 수정 불가피

20.12.12 11:21최종업데이트20.12.12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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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연예인 음주 운전 적발이 각종 기사로 전해졌다. 그런데 파장이 만만치 않아보인다. 현재 방영중인 TV 드라마 주연배우가 입건 조치에 처해졌다니 이를 전해들은 시청자 입장에선 당혹스러울 수밖엔 없을 것이다. SBS 금토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의 정의감 넘치는 기자 박삼수 역할을 맡아 연기하던 배성우의 뒤늦은 적발 소식은 허탈함, 분노 등을 동시에 자아내게 만들었다.

총 20회 예정으로 진행되던 드라마의 결말까지 많은 시간이 남았음을 감안하면 출연 배우의 "대형 사고"는 작품의 정상적인 마무리가 불가능해졌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간의 비슷한 사례와 마찬가지로 배성우는 작품에서 하차, <날아라 개천용>은 12일(토) 12회 방영 후 3주간 휴방 및 재정비의 시간을 갖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현재 코로나19 확산 문제로 잠시 촬영을 쉬고 있던 <날아라 개천용>으로선 난데아닌 위기에 처하고 말았다.

이쯤되면 민폐급 대형사고
 

SBS '날아라 개천용'의 한 장면. 주연을 맡았던 배성우가 음주 운전 적발로 인해 중도하차는 일이 벌어졌다. ⓒ SBS

 
음주운전의 위험은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를 처벌하는 각종 법규의 제재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당연히" 해선 안되는 일이라는 걸 강하게 의미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를 가볍게 여기다가 적발되는 사람들은 부지기수다. 결과적으로 배성우도 여기에 포함되고 말았다. 연예인들의 음주 운전 적발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주연배우가 적발되었다는 건 결과적으론 해당 작품의 존립 자체를 흔들 수밖에 없다.

단역 내지 조연 배우라면 통편집이나 자연스럽게 드라마에서 사라지는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지만 방영 내용의 상당 부분을 담당한 주연 배우의 하차는 당초 구상했던 이야기의 흐름을 완전히 뒤바꾸는 일이 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날아라 개천용>은 이미 후반부까지 촬영, 대본 탈고 등이 이뤄진 상태였기에 부랴부랴 배성우의 등장 분량을 덜어내고 줄거리를 죄다 뜯어 고쳐야 하는 등 원치 않던 보수 공사를 진행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렇다보니 배성우의 음주운전은 어처구니 없는 민폐급 초대형 사고에 비유할 만하다.

배신당한 시청자들의 믿음
 

SBS 금토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에 출연중인 배성우 ⓒ SBS

 
오랜 세월 단역, 조연 등을 거쳐 느리지만 착실하게 과정을 거쳐 배우로서 인정 받았던 배성우는 영화관객, 드라마 시청자들에겐 새로운 믿음의 상징이었다. 수더분한 외모를 바탕으로 코믹과 악역의 경계를 넘나드는 연기는 기존 배우들과는 차별화된 배성우만의 특징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tvN <라이브> 이후 2년만의 드라마 출연은 충분히 기대감을 갖게 해줄 만했다.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서 물불 안가리도 덤비는 기자 박삼수 역할은 그렇기에 배성우에겐 안성맞춤의 배역이었다.

그리 높지 않은 4~6%대 시청률을 기록중이지만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색다른 법정+언론 소재 드라마로 좋은 평가를 받았던데엔 그의 존재감이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불과 지난주까지만 해도 말이다. 편집 및 중도하차로 정리된다고 하지만 그동안 배성우라는 배우에 대한 시청자들의 믿음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순간에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그동안 호감을 갖고 지켜봤던 필자를 비롯한 시청자들로선 뒷통수 얻어 맞는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휴식일 맞아 잠시 지인 만나서 한잔 정도는 누구나 할 수 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잡지 말아야할 운전대를 잡았고 그 이후의 벌어진 사태는 수습하기 힘든 결과로 이어졌다. 영화나 드라마의 주연배우는 한 집안의 가장과 맞먹는 책임감이 부여되는 자리다. 그저 인기 많다고 연기 좀 한다고 해서 무턱대고 맡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방영 도중 하차는 결국 시간, 인력, 자본 등의 추가 소요가 빚어지기 마련이다. 작품의 성패를 좌우하는 큰 몫을 담당해줘야 할 주연배우가 잘못된 행동을 저지른다면 그 파장은 걷잡을 수 없는 쓰나미가 될 수 있음을 배성우의 잘못된 행동 하나가 보여준 셈이다. 부디 감내하지 못한 주연 배우의 책임감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고 제대로 반성하길 바랄 따름이다.
음주운전 배성우 날아라개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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