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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로 통일의 중요성을 가르치지 않아요"

[2020 충남통일학교] 태안여고의 평화감수성 키우기 입체 통일교실

등록 2020.12.14 20:32수정 2020.12.21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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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여고의 통일교육은 감수성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평화교육을 교과목 별로 계속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평화통일 첼린지 공모작' 을 학생들이 직접 이름을 붙인 ‘북스타그램’(전시 판넬)에는 공모전 수상작을 전시한 모습. ⓒ 모소영

 
태안여고(충남 태안군 태안읍)의 통일교육은 입체적이다. 체계적이다. 지속적이다. 방향은 평화감수성에 맞춰져 있다. 억지로 통일의 중요성을 말하지 않는다.

지난해에는 한국전쟁 관련 수업 때 '전쟁과 여성'을 주제로 한 학기 동안 한 권 읽기를 했다. 연말에는 프로젝트 수업으로 학생들이 주제를 선별, 지역사회를 다니며 전쟁을 경험한 할머니 할아버지를 인터뷰했다. 또 학생들이 설문지를 만들어서 의식조사를 하고 발표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전쟁의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분단의 아픔, 상처를 느꼈다고 말한다. 평화를 왜 지켜야 하는지도 알게 됐단다.

올해는 미술교육에다 민주시민교실과 통일교실을 접목했다. 인문학과 미술의 융합인 셈이다. 화합을 의미하는 손을 모티브로 평화를 상징하는 이미지를 형상화해 그리는 '평화통일 챌린지 공모전'을 벌였다. 시, 유시시(UCC), 포스터 등 다양한 전시 작품이 출품됐다. 학생들이 직접 이름을 붙인 '북스타그램'(전시 판넬)에 공모전 수상작을 전시했다. 평화감수성을 길러 자연스럽게 전쟁의 문제점, 통일의 중요성을 체득하게 한 것이다.

"통일로 가기 위한 치유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감수성 교육에 중점을 두고 진행했죠.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평화교육을 교과목 별로 계속 진행하고 있어요." (박영순 한국사 교사)

박 교사는 통일 교육과 관련 "교육청에서 아이들이 재미있게 할 수 있는 통일 보드게임 등 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지원과 통일교육 사례집 등을 제작해 공유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태안여고 1,2학년 학생들을 만나 통일교실에 대한 소감을 들어 보았다. 인터뷰에는 1학년 강정민, 김민지, 2학년 라유빈, 박다영, 신승희 학생이 참여했다.
 

태안여고는 ‘평화통일 첼린지 공모작' 을 학생들이 직접 이름을 붙인 ‘북스타그램’(전시 판넬)에는 공모전 수상작을 전시하고 있다. ⓒ 모소영

 
- 태안여고를 소개한다면.
(박다영) 선생님과 아이들의 소통이 잘 되는 학교다. 딱딱한 학교가 아닌 선생님에게 투정도 부릴 수 있고 운동도 같이 하고 어떤 반은 사과도 같이 따러 갔다온다. 선생님들이 열려 있다.

(신승희) 학생중심의 동아리 활동, 다양한 동아리 활동이 우리 학교를 대표하는 자랑거리다. 모든 동아리가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모여서 선생님을 초청해 같이 활동을 만들어 간다. 저는 '올레'라는 역사 동아리를 하고 있다.

(라유빈) 교과수업 안에 독서활동이 많이 연계된다는 점을 꼽고 싶다. 역사수업 외에도 모든 수업에 독서와 연계해서 수업을 한다. 독서는 많이 할수록 좋은데 시험공부, 생기부 등 때문에 독서를 할 시간이 없다. 그런데 우리 학교는 수업시간에 독서 융합활동을 한다. 책을 읽고 책에서 읽은 내용을 교과서와 융합해서 이해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완전히 내면화할 수 있게 돼서 진정한 배움을 느낄 수 있어서 너무 좋다.

(김민지) 우선 환경이 쾌적하고 좋다. 도서관, 급식실 등이 넓고 교과 외에 예체능을 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들이 많아 좋다.

(강정민) 인성교육을 소개하고 싶다. 민주시민교육과 인성교육 안에 예절교육을 받게 되는데 특히 학교에 와서 인사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인터뷰에 참여한 태안여고 1,2학년 학생들, 박영순 한국사 교사(위오른쪽에서 두번째)도 학생들과 함께했다. ⓒ 모소영

 
- 여러 수업 중 기억에 남는 수업은?
(라유민) 한국사 수업 때 한 '전쟁과 여성'이라는 주제 프로젝트다. 전쟁 안에 여성의 인권을 접목을 시켜서 인문학적으로 접근하는 것을 목표로 했는데 모둠별로 전쟁과 여성에 관련된 도서를 읽고 산출물을 만들었다. 카드뉴스를 만든 친구들도 있고, 모의재판을 한 친구들도 있다. 전쟁의 참상, 전쟁의 비극 그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잃었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배우면서 평화가 왜 중요한지를 실감했다.

(신승희) 1, 2차 세계대전을 주제로 세계사 시간에 발표를 했다. 통일의식조사 자료를 찾아보니 50%가 넘는 학생들이 통일을 반대한다고 하더라. 통일교육을 통해 인식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통일이 되면 부족한 인구도 채울 수 있고, 고령사회의 문제, 취업난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 학교에서 진행하는 교과 융합 수업은 책도 읽고 한국사와 미술, 세계사와 융합하면서 스스로 생각하고 답을 찾아가게 해줬다.

(박다영) 민주시민교육을 방과 후 시간에 했는데 통일을 주제로 자유롭게 토론했다. 자료를 찾아보면서 통일을 해야 하는 이유, 이산가족의 아픔 등을 알게 됐다. 통일이 남한만의 희생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됐다.

(강정민) 평화 통일 챌린지가 기억 난다. 손 모양 속 손톱에 평화를 이미지화해서 그리는 챌린지였다. 사회과목과 미술과목이 융합해서 작품으로 그리기 위해 자료를 찾으면서 북한과 남한의 문화적 특징을 대조해 볼 수 있어 좋았다.

- 평화, 통일, 인권관련 또래 친구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은?
(라유민) '전쟁은 여성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라는 책이다. '행복은 시체더미 속에서 움직이는 손을 발견하는 것'이라는 구절이 가장 인상 깊었다. 전쟁이 얼마나 인간을 피폐하게 만드는지 인간의 감정을 아프게 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마음이 아팠다.

(박다영) '전쟁과 여성'이라는 책이다. 보통 전쟁을 남자의 시선에서 말을 하는데 이 책은 여성의 희생에 대해 많이 언급되어 있다. 집을 떠난 남편을 대신해서 생계를 유지해야 하고 가장이 되어야 했던 여성들의 아픔이 잘 나타나 있어서 같은 여성으로서 마음이 많이 아프고 공감이 된 책이다.

(신승희) '1차 세계대전은 왜 일어났는가?'라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전쟁의 참혹성을 심각하게 깨달았다.
 

태안여고는 민주시민교실과통일교실을 미술 또는 한국사, 세계사와 접목하는 융합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 모소영

 
- 통일은 OOO이다. 통일되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김민지) 통일은 협력이다. 남과 북이 협력해야 통일이 가능하니까. 통일이 되면 평양에 가서 평양냉면을 먹고 싶다.

(강정민) 통일은 이해다. 같은 시선에서 바라봤을 때 서로가 원하는 미래를 꿈꿀 수 있다. 통일이 되면 기차를 타고 유럽까지 가보고 싶다.

(라유빈) 통일은 치유다. 이미 분단의 아픔을 가지고 있다.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서라도 통일을 해야 한다. 통일되면 가족과 함께 백두산에 가보고 싶다.

(박다영) 통일은 진정한 독립이다. 일본에게 강제로 점령을 당한 이후 많은 열강의 영향을 받고 있다. 통일이 되면 주변 열강으로부터 독립이 될 것이다. 통일이 되면 북한사람에게 북한말을 배워보고 싶다.

(신승희) 통일이란 건물을 짓는 일이다. 건물을 지을 때 당장은 돈이 많이 들지만  완성되면 뿌듯하고 활용가치도 크지 않은가. 단계를 밟아 건물을 짓듯이 통일도 밟아야 할 단계가 필요하다. 통일이 되면 고구려 유적지를 복원하는 일을 하고 싶다. 역사교사가 돼 북한아이들에게 우리의 역사를 알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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