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7 12:30최종 업데이트 20.12.17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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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정의당 창당준비위원장 강민진은 지난 9월 27일 정의당 전당대회에서 경선을 통해 선출되었다. ⓒ 강민진


50이 넘어 교수직을 그만두고 미국에서 돌아온 뒤 지난 5년간 주로 청년들, 특히 정치적 견해를 활발히 개진하는 청년들을 만나는 일을 나의 가장 중요한 소명으로 생각해왔다. 글쓰기를 오래달리기 다음으로 싫어하는 내가 <오마이뉴스>에 '청년정치 와글와글'이란 연재명으로 인터뷰 기사를 쓰는 것도 그런 작업의 일환이다. 

청년정치인이라고 누구나 희망의 메신저인 것은 아니다. 열성적이고 실속 없는 들러리, 나이만 젊은 꼰대, 줄타기 경쟁에 골몰하는 야심가, 혹은 유약한 주변부 낭인에 머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어느 시절에나 청년은 있고 어느 시절에나 정치신인은 있게 마련인데, 왜 난 청년 정치를 이 철옹성 같은 기성정치판에 파열구를 낼 유력한 카드로 여기는 걸까? 아무리 두리번거려도 그 외엔 달리 희망이 없기 때문이다. 


성찰과 자각으로 옛사람이 새사람이 되기를 기대하는 일에 지쳤다. 낡은 부대에 정한수를 길어다 붓는다고 새 술이 되지 않는다는 말은 옳다. 그러나 그 나물에 그 밥인 기성정치를 대체할 청년세력이라도 없다면 우리는 어디에서 새 술이고 새 부대를 찾을 것인가?

내가 찾는 것은, 어깨 도닥여줄 '기특한 젊은이들'이 아니라 우리 미래를 이끌어줄 '당돌한 리더십'이다. 새롭고 전복적인 상상력으로 전통에 기대지 않는 신진세력을 찾는 일, 그들이 실력과 추진력을 갖춘 새로운 대안적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응원하는 일은, 이제 내 세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혁신의 돌파구라고 나는 믿는다. 

수능이 치러지던 지난 3일, 한결 차가워진 겨울바람을 맞으며 청년정의당 창당준비위원장 강민진(25)을 찾아갔다. 젊은 표심을 잡기 위한 전략으로 정당마다 '당내당'인 청년당을 만들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올 1월 전국청년위원회를 전국청년당으로 개편하고, 국민의힘이 이달 6일 '청년국민의힘' 창당선포식을 가진 데 비해, 정의당은 창당준비위 단계에서부터 청년당원 전체투표로 준비위원장을 선출하고 내년 2월까지 공개적인 창당 프로세스를 거친다는 점에서 그 과정이 남다르다. 강민진이 생각하는 청년당이란 무엇이고 그가 청년당을 통해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인지 묻고 싶었다. 

당내당이란, 방 한 칸에서 2층 독채로 옮기는 것?
 

이진순 와글 이사장(좌)과 즉문즉답으로 인터뷰를 시작한 강민진 위원장(우) ⓒ 와글


- 오늘은 좀 짧은 호흡의 질문부터 던지고 싶어요. 이른바 '다짜고짜 질문'이랄까. (웃음) 짧게 대답해 주세요.

"아, 네. (웃음)"

- 강민진에게 정치란?

"우리가 미래를 만드는 방법."

- 강민진에게 청년이란?

"가진 건 없는데 살 날은 너무 많은 사람들."

- 강민진에게 강민진이란?

"흠... 특이한 듯 평범한 청년? (웃음)"

- 역시 대변인 출신답네요. (웃음) 오늘은 이런 세 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눠볼 거예요. 우선 청년정의당에 대한 질문부터... 청년정의당을 '당 안의 당', 당내당이라고 말하는데, 이게 무슨 뜻이죠? 원래 정당 안에 청년위원회가 있었는데 청년당이라고 하면 뭐가 달라지는 거죠?

"기존의 당 체계 하부조직으로 위치하는 청년 부서가 아니라, 청년들한테 주도성을 부여하고 결정 권한을 주고, 예산과 공간을 허용한다는 뜻이에요. 정당 내에 소수자일 수밖에 없는 청년세대들이 주도적으로 스스로를 대변하고 스스로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선도적으로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죠."

- 청년정의당을 '창당'한다고 표현하잖아요? 그럼 일반적인 정당조직과 유사한 형태가 되는 거예요? 

"법적으로 다른 정당을 창당하는 건 아니지만, 청년정의당 안에 중앙도 있고 지역 시·도당이나 지역위원회도 있고 의제별 기구도 갖추는 형태가 될 거예요. 당을 완전히 모사한 축소판은 아니겠지만 청년들의 눈높이와 관심사에 맞는 구조를 가진 독립된 공간인 거죠."

- 음, 그러니까 그동안 여러 식구가 사는 집에 청년들이 쓰는 방 한 칸이 있었다면 앞으로는 별도 출입구와 거실, 침실, 화장실을 갖춘 미니 2층에 입주하게 된다... 뭐 그런 뜻인가요?

"그렇게 볼 수 있겠네요. (웃음)"

- 그럼 따로 당 강령 같은 것도 만들어요?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개인적인 바람으론 청년당원들이 대거 참여하는 몇 개월간의 토론을 통해서 청년정의당 강령을 만드는 과정이 되면 좋겠어요. '진보정치의 새로운 세대는 무엇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가?' '우리는 무엇을 정의롭다고 하는가?' 같은 질문들을 통해서, 이미 만들어진 정의당의 가치를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게 아니라 청년들 스스로 기준을 만들고 결정하도록 하고 싶어요."

- 실제로 그게 가능한가요? 그동안 정치권에서 '청년'이라는 간판만 씌워주고 당 주류인사들이 좌지우지하는 경우를 많이 봐와서. (웃음) 당내당으로 자율성, 독립성을 가진다면 청년정의당이 당 중앙과 다른 목소리를 낼 수도 있나요?

"그런 독립된 권한을 가질 수 있도록 구조를 짜고 있어요. 예를 들어, 지난 조국 사태 때와 같은 논란이 다시 벌어진다면, 청년정의당은 청년들의 시각에서 별도의 입장을 낼 수 있는 거죠. 물론 당 내부적으로 충분히 소통하고 조율하는 게 기본이겠지만."

"청년정치는 영역이 아니라 관점의 문제"

- 21대 총선을 앞두고 정당마다 청년 물갈이를 이야기했는데 이번에 당선된 국회의원 평균연령이 54.9세예요. 정당별로 보면 열린민주당이 59세, 통합당(국민의힘)은 56세, 민주당 54세, 국민의당 53세. 그에 비해 정의당이 45세니까 평균연령이 50대 중반인 다른 정당에 비해서 확 낮아진 건 분명해요. 이렇게 낮아진 데에는, 작은 의석 수에 비해 2명이나 청년 비례후보가 들어갔다는 게 가장 큰 이유일 텐데, 정의당에서는 청년비례 후보를 비례대표 순번 1, 2번에 배치하는 굉장히 파격적인 조치를 취했잖아요. 총선 8개월이 돼 가는 이 시점에  청년 후보에게 앞 순번을 할당하는 일종의 우대조치에 대해서 당내 평가는 어떤 것 같아요? 

"최근에 와서는 류호정·장혜영 의원이 의정활동에서 성과를 보이고 화제도 모으고 해서, 그렇게 함부로 얘기를 하진 않지만 불편하게 여기는 시선도 분명히 있죠. 특히 박원순 시장 조문 관련해서 당내에서 논쟁이 발생했을 때 조문 거부 입장을 낸 사람이 청년의원들이라는 점 때문에 청년할당을 준 것 자체가 도마에 오르기도 했고요."

- 강 위원장님 생각은 어떤데요?

"비례대표 청년할당은 '누구의 자리를 뺏고 뺏기는' 대결적 구도로 볼 일이 아니에요. 새로운 세대가 정치적인 주체로 나서게끔 노력해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그들이 청년문제의 당사자라는 점 때문만은 아닙니다. 새로운 세상에 대한 비전과 계획을 만드는 데 청년적 시각과 관점이 적극적으로 반영돼야 하기 때문이죠. 청년정치인을 후배나 아랫사람으로 보고 가르쳐줘야 하는 대상으로 볼 게 아니라 가까운 미래를 대변할 수 있는 존재로 보는 인식이 필요해요."
 

왼쪽부터 정의당 류호정 의원, 강민진 위원장, 장혜영 의원. ⓒ 정의당

 
- 그래서인가요? 여러 인터뷰에서 '청년정치는 분야가 아니라 관점의 문제'라는 표현을 쓰셨던데.

"청년정치라고 하면 대개 몇 세 이하 청년들에게 어떤 지원을 해준다, 복지를 해준다 하는 청년대상 정책으로만 생각을 하는데, 우리가 정치를 하는 더 큰 이유는 10년 후, 20년 후 대한민국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청년들의 관점으로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는 거예요.

그런 관점으로 보지 않으니까 비례할당 문제에 있어서도 '청년이 약자냐? 여성이 더 약자다' '장애인이 더 약자다' '이주민이 더 약자다'... 이런 논의가 되는 거죠. 정규직이라는 게 한 번도 당연한 적이 없었던 세대, 내가 오늘 이 일을 하고 있는데 이 직업이 내일도 있을지 알 수 없는 시대의 주인공들, 그런 역사적 위치성에서 우리 사회의 모든 것을 바라보는 관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 지금 당원 가운데 청년당원의 비율이 얼마나 됩니까?

"10% 정도? 35세 이하 당원들이요."

- 그것밖에 안 돼요? 그 숫자로 청년정의당이 자기 독자성을 가지고 중앙당을 견인하거나 변화를 촉구할 수 있을까요? 정치에서 중요한 건 뭐니 뭐니해도 '쪽수'인데.

"우리 당이 지금까지 부족했다고 느끼는 게 청년 시민들의 삶에 대해서 제대로 몰랐어요. 그들의 삶에서 길어 올린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지 못했죠. 청년시민들이 '이 당이 나의 대안이 될 수 있겠다' 여길 만한 적극적 계기를 만들어내지 못했단 뜻인데,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진보정당이라면 더 신속하게 그 변화에 맞춰 업데이트돼야 하잖아요. 이런 때일수록 '청년들이 뭘 할 수 있겠어?' 하면서 미리 재단하지 말고, 기회와 공간과 자원을 제공하고 청년들이 뭔가를 주체적으로 만들어 낼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게 필요해요."
 

“정규직이 한 번도 당연한 적이 없었던 청년세대의 관점에서 미래를 설계해야 해요.” 사진은 청년정의당 창당준비위원장 경선시 강민진캠프 멤버들. ⓒ 강민진

 
- 와글에서 낸 <듣도 보도 못한 정치>를 한번 읽어보세요. (웃음) 해외에서 성공적이었던 신생 혁신정당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제가 신선하게 본 점은 '선 조직, 후 활동'이 아니고 '선 활동, 후 조직'이란 거였어요. 다시 말해서 입당을 해야 활동할 수 있는 게 아니라 폭넓게 이슈그룹을 만들고 당원이든 비당원이든 참여하게 하는 거죠. 심지어 당헌 당규를 정할 때에도 비당원이 참여할 수 있게 정당을 개방하는 사례가 있어요. 요즘은 마트에 가도 시식을 해봐야 물건을 사는데. (웃음)

"맞아요. 과거에는 대학 캠퍼스가 학생운동의 공간이면서 조직적인 입당의 풀이 되었는데, 지금 청년들은 개별입당이 많아요. 이것은, 정의당이 청년들을 당원으로 조직할 때 관점이나 전략이 완전히 달라야 한다는 걸 뜻하죠. 청년들의 마음에 와닿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의제들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는 계기들을 만들어내는 일이 청년정의당이 할 일입니다."

'특이한 듯 평범한' 강민진이 정치를 하는 이유 

청년정의당은 2021년 2월 창당을 목표로, 이달 중에는 전체 청년당원을 대상으로 하는 전수조사를 벌이고 내년 1월 16~17일에는 청년정치 컨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이다. "2월 창당 때 청년정의당 대표로 나갈 생각이냐?"고 물으니 "창준위 몇 개월 하자고 선거했겠어요?" 하며 씩 웃는다. 

- 언제부터 정치에 뜻을 뒀어요?

"17살? 진보신당 때부터 활동을 시작했죠."

- '중2 때 학교폭력에 불만을 품고 자퇴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학교를 그만둘 정도로 불가피한 사정이었나요?

"남들 보기에 조용한 모범생이었어요. 성적도 그리 나쁘지 않았고 학생 간 폭력문제가 있다거나 특정 교사와 갈등이 있었던 것도 아녜요."

- 근데 왜?

"교사에 의한 체벌을 전 도무지 견딜 수 없었어요. 2009년 울산은 체벌이 심했어요. 완력의 차이가 아니라 권력의 차이로 사람이 사람을 때리고, 맞는 사람은 저항도 못한 채 몸을 내맡길 수밖에 없는 상황... 엄청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고 매일매일 그런 광경을 지켜보는 게 너무 끔찍했어요. 저한테는 깊은 우울과 절망의 시간이었죠." 

학교를 그만두고 학원에 갔다가 친구 소개로 청소년인권운동과 진보정당 활동에 참여하게 되었다. 진보신당 '성정치위원회'와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에서 활동하면서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위한 주민발의운동을 위해 뛰었고, 2017년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으로 18세 선거권운동을 벌였다.

'지구지역 행동네트워크'에서 반상근을 하면서 페미니즘학교를 운영하기도 했다. 정의당에는 2019년 8월 입당해서 당대변인, 정의당 혁신위원을 맡아왔다. 중학교 동기들보다 한 해 늦게 성균관대 아동청소년학과에 입학해서 현재 재학 중이다.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 시절, ‘정치, 사회, 학교운영에서 청소년 참여권을 보장하라’ 기자회견 (2019.7.29.) ⓒ 강민진

 
- 80년대 세대가 운동할 때 키워드는 '민중' '민족' '통일' 같은 단어들이었는데, 위원장님 세대가 거쳐온 길에서는 '인권' '섹슈얼리티' '페미니즘' 같은 키워드들이 중요하군요. 시민사회나 정치영역에 탈학교 청소년 출신이 유독 많다고 느껴지는데, 저만의 착시현상일까요?

"글쎄요, 다양한 분야에서 자기 길을 가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불만이 있는 사람들이잖아요. 그러니까 학교도 나왔을 테고, 순응하는 사람들은 아니죠. (웃음)"

- 정당활동을 일찍부터 하셨고 지난해부터는 정당 당직자로 자리를 옮기셨어요. 정치를 통해서 이루고 싶은 게 뭐죠?

"학교에 있을 때는 내가 어떤 생각을 하든 아무 의미가 없었잖아요. 어떤 영향력도 발휘할 수 없고, 주어진 조건에 순응하거나 거기를 떠나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죠. 제가 정치를 하는 이유는 주어진 조건에 무의미하게 따라가는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뭔가를 바꿔내는 데 역할을 하고 싶어서예요. 우리 앞에 펼쳐진 미래가 내가 지금 무엇을 하느냐에 달려있다는 능동적인 느낌이 좋아요. 이런 느낌을 더 많은 사람들이 실감하면서 살면 좋겠어요."

- '세상이 어떻게 굴러갈지, 지금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사실 흔치 않아요. 오히려 위원장님보다 더 높은 권력적 위치에 있는 사람도 '내가 뭘 한들 세상이 크게 바뀌겠어?' 하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을 걸요. 

"그런 생각은 대단한 권력이 있어야만 가질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봐요. 내가 뭔가를 바꾸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존재라는 걸 의식적으로라도 자각하고, 그에 맞는 책임감을 느끼면서 살아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세상이 안 바뀌는 것처럼 보여도 10년 전보다는 바뀌어 있는 거잖아요. 우리가 기대하는 이상이 높기 때문에 많이 바뀌지 않는 것 같고, 겹겹이 쌓인 부조리가 거대하게 느껴지는 건 당연하나, 그럼에도 지금 내가 뭔가를 하지 않을 때보다는 뭔가를 할 때 이 사회가 달라진다는 믿음을 가지고 살아야죠."

"종으로 그으면 다른 편이지만, 횡으로 그으면 같은 편"

- 여러 언론에서 20-30대 청년정치인들을 정당별로 모아놓고 비슷비슷한 토론을 벌이곤 합니다. 공정성, 취업난, 주거난, 흙수저론, 성인지 감수성... 솔직히 너무 뻔한 이야기들이어서 식상할 때가 있습니다. 기성세대를 향한 불만 토로가 대부분인데, 더 새롭고 전복적인 비전이나 포부를 기대하는 건 과욕일까요? 

"저도, 청년 당사자의 위치로 호명되는 것을 넘어서면 좋겠어요. 2050년에 기후대재앙이 온다는데 그때 제가 55세거든요. 55세로 그때를 살아내야 하는 사람들의 관점에서,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서 어떤 미래를 만들 것인가. 그걸 제시할 수 있는 청년 리더들이 등장해야죠."
 

청년은 구호의 대상이 아니라 새로운 개혁의 잠재적 주체이다 ⓒ 강민진

 
- 지금 청년들에게 그런 잠재력이 있다고 보세요?

"흠... (한참 생각) 있어야죠! 그러려면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어내고 새로운 사례를 만드는 게 필요해요. 지금의 거대양당 정치처럼 적과 나를 갈라서 대화 불가능한 대결적 구조로 정치하는 방식은 우리가 답습하지 말아야 할 기성의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현재 우리 사회가 정의롭지 못하다고 판단한다면 그 부조리를 없애기 위해서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 것인가 다양한 해답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대화하면서 최선의 방안을 찾아가는 정치가 돼야죠."

- 그게 어쩌면 지금까지의 정치개혁보다 더 어렵고 지난한 일일 수 있어요. 

"그래도 느리지만 변해온 것들이 있거든요. 지금도 민주당이나 국민의힘 청년정치인들을 만나 대화할 기회가 있는데, 관점도 다르고 해법도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동의하는 지점들이 있어요. 비정규직 문제를 이대로 방치할 순 없다, 우리 미래에는 지금과는 다른 복지제도와 안전망이 필요하다, 기후위기에 대한 생각도 비슷하고요. 경쟁하고 갈등할 것들은 해야 하지만 대화하며 풀어갈 수 있는 문제들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런 말이 있잖아요. 종으로 그으면 다른 편이지만 횡으로 그으면 공통분모가 많을 수 있다고. 지금 청년정치가 그렇다고 생각해요." 

- 2020년이 저물어 가는데 10년 후 2030년에는 어디서 뭐하고 계실까요? 그때 다시 과거를 돌아보면서 '아, 그래도 내가 이건 이뤘구나' 뿌듯해할 만한 게 뭐였으면 좋겠어요?

"지금으로서는 청년정의당이죠. '내가 시작을 잘했지!' 그렇게 돼야죠. 그때엔 청년당원 숫자가 20배로 늘어나 있으면 좋겠어요. (웃음)" 
덧붙이는 글 이 글을 쓴 이진순씨는 재단법인 와글 이사장으로, 와글 간행 <듣도 보도 못한 정치>, 인터뷰집 <당신이 반짝이던 순간>의 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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