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개악, 소도축 금지... 브레이크 없는 인도 극우의 폭정

[주장] 힌두 극우주의와 신자유주의의 폭력적 연합

등록 2020.12.17 10:41수정 2020.12.17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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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인도에서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정부와 농민간 대치가 장기화되고 있으며, 노조와 학생단체들도 농민들의 파업에 동참하고 있다.

한국의 일부 매체는 인도의 대규모 시위 확산을 코로나19 확산과 엮어 보도하면서 부정적인 시각으로 다룬다. 그러나 이들이 왜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었는지 알게 된다면 시각이 달라질 것이다. 이들은 왜 거리로 나섰을까? 인도에선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파업하는 인도 농민들 모디 정부의 농업개혁안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 wiki commons

 
농업 유통 민영화와 농민 파업

올해 9월, 힌두 극우주의 성향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여당인 인도 인민당은 그 동안 농민들을 보호했던 제도들을 무력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골자는 농민들의 생존을 위해 최저가격제를 보장해주던 주립 도매시장 대신 농민과 구매자 간 직거래 중심으로 돌리는 민영화 정책이었다.

이로 인해 인도 농민들은 최저가격 보장이 사라지는 것에 반발하며 인도 전역에서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인도는 인구의 60%가 농민이며, 낮은 생산성과 전근대적인 토지제도 때문에 농업경제가 왜곡돼 있는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농산물 가격의 주도권이 시장으로 넘어간다면 대형 농기업들에 의해 좌지우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9월부터 시작된 시위는 12월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다. 참여 인원은 이미 2억 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상 최대의 파업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정부가 시위대의 수도 뉴델리 진입을 막자 이들은 뉴델리 근처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모디 정권은 이 사태를 야당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 야당은 모디 정권에게 지금이라도 농업개혁을 철회하라고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좌파 정당들도 모디 정권에게 신자유주의 정책을 폐기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랑할 자유와 소고기를 먹을 자유도 막는 법


이렇듯 인도 극우 정부는 신자유주의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인도 극우세력은 인도의 사회문화에서도 반민주적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2018년 말에 가임기 여성들이 케랄라 힌두교 사바리말라 사원에 들어갈 권리를 보장한 대법원 판결 때 힌두교도들이 폭동을 일으킨 것은 익히 알려진 사례다. 이런 일들은 현재진행형이다.

인도 인민당이 여당인 우타르 프라데시 주에선 최근 '러브 지하드 방지법'이 통과됐다. 앞으로 이 주에서는 결혼하기 2개월 전에 관할 치안감에게 알려서 허락을 받아야 한다. 극우세력은 무슬림 남성이 힌두교 여성과 기독교 여성을 개종시킬 목적으로 결혼을 한다고 보고 있으며, 이 행위를 일종의 지하드(성전)으로 판단한다. 

똑같이 인도 인민당이 집권한 카르나타카 주에서는 소 도축을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되었다. 소 도축 자체를 범죄로 규정한 것.

위 법들은 철저히 인도 인민당이 내세우는 힌두 극우주의에 입각하면서 개인의 자유를 직접적으로 침해하는 법안들이다. 종교의 자유, 신체의 자유,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해당 주에서는 현재 이 법안들에 반발하는 시위와 파업이 일어나고 있으며, 인도 시민사회단체에선 위헌 소송을 거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인도는 극우세력의 폭주를 멈출 수 있는가? 

인도 극우세력은 힌두 극우주의와 신자유주의라는 두 가지 흐름의 연합으로 요약 가능하다. 사회문화적으로는 무슬림과 소수종교, 여성을 탄압하고 정치 및 경제적으로는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인도 재벌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

또한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는 힌두교인들이 인도 인민당을 지지하고 있다. 이 모습은 나치당이 1930년대 독일에서 보여줬던 모습과 매우 흡사하다고 보여진다. 나치 또한 인구 대다수였던 게르만인들의 지지를 얻고 집시 등 소수민족을 학살했다.

인도 인민당의 이러한 행태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2002년 구자라트 주에서 일어난 무슬림에 대한 힌두교도들의 학살 또한 현재 총리인 모디 총리가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

문제는 인도의 야당들이 인도 극우세력들의 행태를 전혀 막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간디와 네루의 정당으로 알려진 인도 국민회의는 간디 가문의 당수 세습 문제와 여당 시절의 실정으로 외면받고 있고, 인도 마르크스주의 공산당 등 좌파 정당들도 과거에 비해 당세가 축소됐다.

인도 인민당은 선거 때마다 각종 포퓰리즘 공약과 힌두교 친화 공약을 통해 당세를 더욱 공공히 하고 있다. 여러 정치적 위기도 파키스탄과의 충돌을 통해 돌파했다.

인도 극우세력들의 폭정을 막을 수 있는 세력은 아직까지 보이지 않는다. 과연 인도 극우세력의 폭정을 막을 수 있을까?
#인도 #극우 #민영화 #힌두 극우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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