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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숙 복직' 외치며 스님들은 오체투지, 시민들은 단식 선택

"한진중공업 대표, '해결방안 모색' 약속했지만... 움직임 없어"

등록 2020.12.22 17:37수정 2020.12.22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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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숙 지도위원의 복직을 요구하며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소속의 스님들이 22일 오후 오체투지를 진행했다.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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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숙 지도위원의 복직을 요구하며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소속의 스님들이 22일 오후 오체투지를 진행했다. ⓒ 김종훈

  
김진숙, 1981년 대한조선공사(현 한진중공업)에 입사한 대한민국 최초 조선소 여성 용접공이다. 스물여섯이던 1986년 2월 노조 집행부의 어용성을 폭로하는 전단을 배포했다가 대공분실에 끌려가 고문을 당했다. 그해 7월 해고됐다. 

그러나 해고자 김진숙은 2011년 한진중공업의 구조조정에 맞서 높이 35m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에 올라 309일 동안 고공농성을 벌였다. 그 사이 전국에서 1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희망버스'를 타고 영도조선소에 내려와 해고자 김진숙을 응원했다. 김진숙의 희생과 시민들의 연대로 구조조정의 칼바람은 멈췄다. 동료들이 조선소에 남아 역할을 할 때 김진숙은 여전히 해고자 신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020년 6월, 김진숙은 정년을 반년 앞두고 '복직 투쟁'을 선언했다. 김진숙은 "불온하고 불순해서 유배된 35년, 내일이라도 부르면 달려와야 하니까 멀리 가지도 못하고 책임 있는 자리도 애써 피해왔던 35년"이라면서 "스물여섯, 검은 보자기에 덮어씌운 채 눈매가 무섭던 낯선 남자들에게 대공분실로 끌려가 다시 돌아가지 못한 공장을 내 발로 걸어 나오고 싶다"라고 편지로 밝혔다. 

김진숙의 정년까지 정확히 9일이 남은 22일 오후, 김진숙의 복직을 외치며 그의 동료들과 시민들은 청와대 앞에서 단식을 선택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소속의 스님들은 승복을 입고 차가운 겨울 바닥에 죽비를 들고 오체투지를 했다. 그들의 가슴과 등에는 '김진숙 원직복직!', '문재인 정부 해결'이라는 자보가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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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숙 지도위원의 복직을 요구하며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소속의 스님들이 22일 오후 오체투지를 진행했다.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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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광장에서 정홍영 리멤버 희망버스 집행위원장, 서영섭 신부, 성미선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송경동 시인 등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과 한진중공업 김진숙 해고자 복직을 촉구하는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 권우성

 
단식 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소장인 박승렬 목사는 "김진숙의 해고된 35년은 과거 정부의 반노동 정책의 희생이며,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과 노동자 보호를 위한 투쟁이었다"면서 "우리들은 김진숙에게 빚을 지고 있다. 이제 우리는 그의 헌신에 답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해고자 김진숙은 2018년 암에 걸렸다. 수술 후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와중에도 지난해 12월 영남대 의료원에서 복직을 요구하며 180여 일이 넘게 농성 중이던 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을 돕기 위한 도보 행진을 펼쳤다. 그러나 지난 11월 김진숙의 암이 재발했다. 김진숙은 해고 후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으로 지내왔다.

한진중공업 대표 '해결방안 모색' 약속했지만 움직임 없어

35년 만에 이뤄지는 김진숙 지도위원의 복직 투쟁 움직임, 당연히 난관이 예상됐다. 그러나 지난 10월 26일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 출석한 이병모 한진중공업 대표이사는 김진숙의 복직을 묻는 말에 "1986년에 일주일간 무단결근으로 해고가 된 것이고 이 부분은 중노위와 지노위 판결에 따른 것이다. 복직이 결정되면 퇴직금 지급 등으로 인한 배임으로 해석이 될 수 있다"라고 말하면서도 "해결할 수 있는 창조적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같은 현장에 있던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은 한 걸음 더 나아갔다. 그는 "대표이사가 안 된다고 말하면 안 되는 일인 것이고, 된다고 생각하면 풀 수 있는 문제"라면서 "여야 모두가 김진숙 지도위원을 아름다운 노동자로 보내드리자. 여야가 그렇게 해주시면 제가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이후 문 위원장은 김진숙 지도위원의 복직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 대표로 역할을 맡았다. 

같은 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여야 의원들은 김 위원의 복직을 권고하는 특별결의안을 발표했다. 결의안에는 "한진중공업은 해고노동자 김진숙씨가 조속히 회사에 복직하여 명예를 회복하고 일할 수 있도록 할 것, 한진중공업은 법률에 따라 심의, 결정한 정부 권고를 받아들여 조속한 복직과 더불어 관련 제반 사항을 성실히 협의할 것, 한진중공업의 주 채권단인 한국산업은행은 김진숙씨 복직이 원만하게 결정될 수 있도록 조치, 협조할 것"이 명시됐다.

하지만 김진숙 지도위원의 복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진숙을 위해 단식을 결정한 '김진숙 희망버스 기획단'은 "대통령과 정부, 한진중공업의 법정관리사인 산업은행 측이 부당해고에 따른 사측 책임의 주요한 문제 중 하나인 부당해고 기간 내 임금 부분에 대해 '업무상 배임'이라는 논리를 펴며 문제를 풀지 않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진중공업의 법정관리사인 산업은행은 100% 정부 출연 국책은행이다.

이날 함께 단식을 결의한 송경동 시인은 "대통령과 정부가 '사측'과 다름없다"면서 "'업무상 배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조계 소견도 지난 12월 11일 민변을 비롯한 법률 5단체가 내주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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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광장에서 정홍영 리멤버 희망버스 집행위원장, 서영섭 신부, 성미선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송경동 시인 등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과 한진중공업 김진숙 해고자 복직을 촉구하는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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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광장에서 정홍영 리멤버 희망버스 집행위원장, 서영섭 신부, 성미선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송경동 시인 등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과 한진중공업 김진숙 해고자 복직을 촉구하는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 권우성

 
기획단의 기자회견이 끝난 뒤 정홍영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수석부지부장과 송경동 시인 등 5명은 청와대 앞 분수대에 앉아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지난 6일 부산에서 김진숙 지도위원의 복직을 위해 오체투지를 진행한 김득중 쌍용차지부장과 서영섭 꼰벤뚜알프란치스코 수도회 신부도 단식에 합류할 예정이다. 

기획단은 영남대병원 해고자였던 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의 청와대 앞 1000배 행동과 연내 희망버스 2차 집중행동 등 김 위원의 복직을 촉구하기 위한 행동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19일 전국 각지에서 자발적으로 모인 400여 대 차들이 부산 영도조선소 앞에 모여 '김진숙 희망버스'를 진행한 바 있다. 앞서 김 위원의 복직 투쟁이 시작된 뒤인 지난 9월 '민주화 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심의위원회'는 지난 2009년에 이어 두 번째로 한진중공업에 김 위원의 복직을 권고했다.

현재 한진중공업의 주채권단인 한국산업은행은 한진중공업 매각을 추진 중이다. 연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거쳐 내년 2~3월쯤 본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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