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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해하듯 우리만 피해"... 그러나 개성공단은 아직도

노회찬하면 떠오르는 것, 여덟 장면: 기록으로 톺아보기 ⑦-3 : 자유인 문화인 평화인

등록 2020.12.28 06:51수정 2020.12.28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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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재단은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과 함께 공동기획으로 12월 7일부터 31일까지 4주 동안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에 8편의 이야기 글('노회찬하면 떠오르는 것' 여덟 장면: 기록으로 톺아보기)을 선보인다.[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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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2일,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이 강원도 철원을 방문, 철원~내금강 구간 금강산 전기철도를 복원하자고 제안했다. 노 의원 뒷편으로 끊어진 금강산 철교가 보인다. ⓒ 노회찬의원실

 
[지난 기사] "모나리자가 비싸도 보는 건 싸야죠", 노회찬의 '문화' 에서 이어집니다

'평화인 노회찬'의 '평화' 엿보기... "정치 문제 이전에 가족 문제"

10여 년 전 어느날, "현 단계에서 남북관계의 문제점을 풀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김정진 변호사의 물음에 노회찬은 이렇게 말한다(김정진, '익숙한 것들과의 결별', 노회찬 외, '진보의 재탄생-노회찬과의 대화', 꾸리에, 2010, 253쪽).

"저는 남북관계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평화에 대한 관점이라고 봅니다. 통일문제도 통일지상주의여서는 안되고 평화지상주의여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2018년 2월 창비에서 주최한 '지혜의 시대' 연속 특강 시간에 노회찬은 묻고 답한다(노회찬, '우리가 꿈꾸는 나라', 창비, 2018, 80~81쪽).

"과연 전쟁이 해결책일 수 있을까요? 전쟁에서 이기면 평화가 찾아올까요?" 
"안보, 안보 부르짖는 사람 중에는 전쟁이 나면 보이지 않을 사람이 태반... 어쨌든 전쟁에는 너무나 큰 댓가가 따르기 때문에 어렵더라도 반드시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켜야... 전쟁은 결코 선택지가 될 수 없습니다."


생전에 분단 문제를 극복하고 한반도 평화 실현을 위해 노력해온 노회찬은 아이러니하게도 분단 '덕에'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노회찬에게 평화와 통일이란 정치 문제 이전에 가족 문제였다. 노회찬의 부모님 두 분 다 함경남도가 고향이다. 1.4후퇴 때 흥남을 떠나 거제를 거쳐 부산에 정착한다. 실향민 2세대인 노회찬은 그래서 이산가족 상봉 소식이 나올 때마다 가슴이 설레고 아프다. 2017년 7월 17일 대한적십자사가 추석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회담을 제의했을 때도 그랬다(황성기, [서울광장] 이산가족 노회찬의 유감', 서울Pn, 2017.7.22.).

"제 어머니가 우리 나이로 89세입니다. 기억이 희미하고, 치매 초기예요. 주변에 계시던 친구 분들도 대부분 돌아가셨고요."

노회찬의 말은 이어진다. 

"북에 유감이 많습니다. '몇 사람 만나는 게 중요하냐, 통일이 중요하지'라는 북의 인식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핵·미사일과 제재라는 상황이 있지만 정치와 인도적 문제는 분리돼야 합니다. 이산가족 상봉이 남북 화해의 상징인 양 이벤트처럼 돼서도 안 되고요. 상봉은 인권이자 휴머니즘의 문제입니다. 어머니 같은 분들에게는 시한부 사안이에요. 개인들이 무슨 잘못입니까. 혈육끼리 만나겠다는데 그걸 정치가 가로막는 꼴입니다."

노회찬의 'P+1코리아 구상' : "평화가 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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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2일,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이 강원도 철원군에 소재한 월정리 전망대에서 금강산 철도 연결계획과 비무장지대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노회찬의원실

 
2007년 5월 2일 민주노동당 대선 예비후보 노회찬은 'P+1 코리아(Peace Korea & One Korea) 현장대장정'의 첫 행보로 강원도 철원 민통선 지역을 방문한다. 노회찬은 "평화가 밥이다"라고 역설하며 "평화가 밥 먹여주느냐고 질문하는데, 평화만이 양질의 밥을 제공한다는 것을 증명해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해 금강산선을 복원, 2012년 서울에서 내금강으로 수학여행을 갈 수 있게 하겠다"며 "남쪽에서는 관광 수익을 올리고 북쪽에서는 (철원 평야로) 밥 만드는 기회를 제공해 개성공단처럼 서로 경제적 이득을 누리는 동시에 평화를 앞당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P+1코리아' 구상이란 평화와 통일의 역사를 돌이킬 수 없는 현실로 만들고자 하는 노회찬의 평화·통일구상이다. 그 출발은 '평화 없이 통일 없고, 통일 없이 평화 없다'는 것으로, ①'국가안보'에서 '인간안보'로 ②그 어떤 충격에도 깨지지 않는 '돌이킬 수 없는 평화체제'로 ③남과 북이 주도하는 평화체제를 3대 원칙으로 하고 있다.
'P+1 평화체제'는 한반도 비핵지대화를 지향하며, 평화체제와 한반도 비핵지대화가 돌이킬 수 없는 지속성을 갖기 위해서 세 가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①북미관계 차원에서는, 북한의 핵무기 포기 및 미국 북한체제 보장, 남북미 평화협정 체결 및 북미수교 ②남북관계 차원에서는, 전면적 남북경제협력, 남한의 선도군축 및 남북의 상호군축 ③동북아 차원에서는, 한미동맹의 점진적 해체 및 주한미군의 단계적 감축, 동북아평화공동체 구축 등이다. 

이어 노회찬은 철원~내금강을 잇는 금강산 철도 복원과 DMZ(비무장지대) 내 남북 병력을 2km씩 완전 철수하는 등 DMZ 절대평화지대 계획을 발표한다. 즉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은 어떤 속도로 실현되는지만 남았다. 조속한 군비축소로 경제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며 ▲남북정상 합의 등을 통해 DMZ 내 모든 병력을 군사분계선으로부터 2km씩 완전철수 ▲DMZ 내 지뢰제거 및 생태 복원 ▲남북UN 공동 관리기구 및 UN 세계자연유산 등재 추진 등의 3단계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박근혜, 이명박 후보를 겨냥해서는 "북핵위기 당시 국지전 불사, PSI 찬성 등의 정책을 내놓은 데 대해 해명하고 사과해야 한다"며 "전쟁주의자에서 평화주의자로 전향을 선언하지 않는 한 이들의 평화정책은 기만적인 선거용 술책이라는 의심을 거둘 수 없다"고 말했다.

노회찬의 북한 방문... 2000년 첫 번째 방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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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10월 9일~14일 노회찬의 북한 방문 당시 모습. ⓒ 노회찬재단

 
2000년 10월 9일~14일 북한 정부정당단체합동회의 초청으로 노회찬은 조선로동당 창건 55돐 기념행사 참관단(42명)에 민주노동당 방북대표단장으로 참가한다. 평양을 다녀와서 "역사의 기록을 위해, 경험의 공유를 위해" 민주노동당 기관지 '진보정치' 26호와 27호에 '평양을 다녀와서①, ②'라는 글을 기고했다. 내용을 간략하게 살펴보자. 

▲<진보정치> 26호, 2000.10.20.~10.26.

- "42명의 방북대표단 대다수가 남쪽 체제와 정부에 대항하여 감옥을 마다 않고 싸워온 투사들이었다. 2000년 10월 9일 이 투사들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고려항공 비행기를 타고 남에서 북으로 가는 최초의 남쪽 사람들이 되었으며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기념행사를 합법적으로 참관하는 최초의 남쪽 사람들이 되었다. 세상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변하고 있었다."

- "평양까지 비행거리는 31km. 오후 2시 54분 비행기는 순안비행장에 착륙했다. 남쪽 대표단은 기내에서 한완상 상지대 총장을 단장으로 선출했다. 그러나 순안비행장에 도착하자 북측이 새롭게 짠 명단이 전해졌다. '민주로동당'이 1순위였다. 벤츠승용차도 1호차였고, 숙소, 연회장의 테이블 배치 등 모든 의전에서 민주노동당 대표단은 정당 우선의 예우를 충분히 받았다."

- "식사 후 자기소개와 방북 소감을 밝히는 시간에 이렇게 말했다. '좋은 식사와 숙박시설은 고맙지만 부담스러운 것 또한 사실이다. 우리는 관광하러 온 것이 아니다. 평양에 와서 평양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서울 생각이 더 많이 난다. 모두 돌아가서 해야 할 일이 많은 사람들이다. 그 일을 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들을 여기서 만들어 가지 않는다면 이번 방북은 관광으로 끝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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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치' 26호(2000.10.20.~10.26.)와 '진보정치' 27호(2000.11.10.~11.16.)에 실린 노회찬 민주노동당 부대표·당 방북대표단장의 기고. ⓒ 진보정치

 
▲ <진보정치> 제27호, 2000.11.10.~11.16.

- "2000년 10월 평양에서 확인한 것은 남북관계, 조미관계 등 대외관계의 '급변'과 기본 경제정책의 '불변'이었다. ... 평양 시내에선 최근 도입된 이층버스가 승객을 가득 채운 채 달리고 있었고, 생맥주 집 앞에는 긴 줄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더 큰 변화는 남북관계와 조미관계의 변화가 만들어내는 것들이었다. 평양에서 북측 관계자들로부터 수없이 듣게 된 말 중의 하나는 '6월 남북정상회담 이전에는 꿈도 못꾸던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그들의 감회였다. 6월 이후 조성된 새로운 남북관계를 역전시키지 않으려는 의지가 역력해 보였다."

- "민주노동당의 방북 목적은 무엇보다도 통일논의 당국 독점 현실을 타파하고, 정당교류의 확대 등을 통해 통일의 기초를 아래로부터 쌓아 올리는 데 있었다. 이 점에서 민주노동당은 소중한 첫 단추를 끼웠다. 사회민주당사를 공식 방문한 자리에서, 민주노동당의 여러 제인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김영대 위원장은 '시작이 반이다'며 만남 자체의 의미를 크게 평가하였다."

- "방북단을 처음부터 끝까지 밀착 안내한 안내원들은 외국 방문의 경험도 많았고 남쪽 사정에 대해서도 밝은 펀이었다. 첫 대면에서 필자가 작년에 발표한 글 중 일부 구절을 인용하며 '인상적이었다'고 말한 어느 안내원은 지난 4.13 총선에서 신생 민주노동당이 과연 울산에서 한 석을 얻을 것인가를 놓고 노심초사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2%를 득표하지 못하면 자동해산되는 정당법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북쪽의 모든 사람들이 이 안내원처럼 남쪽 사정을 잘 알고 또 남쪽의 모든 사람들이 그만큼 북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이해한다면 아마도 통일은 우리 코앞에 다가와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들었다."


2005년 두 번째 방북

2005년 10월 17일 (사)남북어린이어깨동무가 북녘 어린이들에게 볼펜과 샤프펜슬 등 학용품을 공급하기 위해 설립한 '평양 어깨동무 학용품공장'(평양 중구역 소재)이 현지에서 준공식을 갖는다. 이 공장은 낙원무역 총회사 계열사업소로 1983년 12월 24일 설립됐지만, 시설이 낡고 낙후돼 북한 어린이들에게 학용품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고 있었다. 어깨동무 학용품공장은 2005년 안에 빨강, 파랑, 검정 3가지 색깔의 볼펜(북한말로는 원주필)과 샤프펜슬(수지연필) 각 500만 자루와 중성펜 50만 자루를 생산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준공식 행사에는 권근술(남북어린이어깨동무 이사장)과 변형윤(한겨레 통일문화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후원회원 100여 명과 남쪽 어린이 20명이 함께 참석했다. 노회찬과 이기범(남북어깨동무 사무총장, 숙명여대 교수)과 장석(이우학교 이사장)도 이 가운데 있었다. 셋은 경기고를 함께 나온 친한 친구들이었다.

이기범은 공장 준공의 의의에 대해 "과거 밀가루, 콩기름 등 일회성 구호물품 제공을 뛰어넘어 북한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개발사업으로 전환'을 모색한 게 중요하다. 북측이 필요한 자본과 기술을 남측이 제공하여 대량으로 필기구를 생산, 어린이들이 교육환경을 개선하게 해준 것은 큰 가치를 지닌다"고 말한다(박태상, '북한 어린이 손에 '남한 볼펜' 쥐어주다', 오마이뉴스, 2005.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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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27일 이정미 정의당 의원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 ⓒ 이정미 페이스북 갈무리

 
북한 방문 둘째 날인 17일, 방문단 일행은 경치 좋기로 유명한 대동강변 옥류관에서 쟁반냉면과 일반 평양냉면으로 점심식사를 한 뒤 평양 중심가 고려호텔 바로 옆에 위치한 '평양 어깨동무 학용품 공장'으로 향한다. 노회찬의 평양냉면 신기록 수립이 아마도 이 날이 아닐까 싶다. 

"나도 평양을 몇 차례 가봤는데 옥류관 냉면집에서 기록을 세운 사람이다. 한 그릇 시킨 뒤 사리를 다섯 번 시켜 먹었더니 지배인이 특별방문록을 들고 와서 서명하라고 하더라."

노회찬 등 실향민에게 평양냉면은 '실향'과 '이산', 그리움의 음식이었다(음식 관련한 노회찬의 기록을 찾아가다보면, "기억 속의 음식은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 "맛은 함께 나눌 때 추억이 된다" "맛의 끝은 사람이다" "음식은 상처받은 영혼과 마음을 치유해준다"는 허영만 화백의 '식객 II'의 글귀가 가끔씩 떠오른다).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의 남북정상 간의 만남을 본 노회찬은 정의당 당직자들에게 "오늘 점심은 제가 평양냉면으로 쏩니다"라고 하면서, 마포 '을밀대'에서 평양냉면을 산다. 남북정상회담을 기념하기 위한 이 자리의 성격은 "평화, 새로운 시작"이다. 점심 대접을 받은 이정미(정의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다.

"오늘 점심은 노대표님이 쏜 을밀대 냉면. 그 보답으로 다음 점심은 평양 옥류관 냉면 내가 쏘기로. 옥류관 냉면, 멀다고 말하면 안되겠기에~^^"

2006년 세 번째 방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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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치' 297호(2006.11.06.~11.12.)에 실린 민주노동당 방북대표단 사진. ⓒ 진보정치

 
"평화를 위해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북의 핵실험으로 한반도 정세가 얼어붙은 가운데, 2006년 10월 30일 민주노동당 방북대표단 15명은 평양으로 출발한다. 그 가운데 한 명인 노회찬은 "평화가 위협받는 상황일수록 '평화만이 살 길'이라는 메시지를 확산시켜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4박5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한다(10월 30일 중국 베이징에서 하루를 보낸 뒤 다음날 고려항공 편으로 방북, 공식적인 평양방문 일정 진행).

조선사회민주당과의 공식 회담 그리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의 면담 과정에서 방북대표단은 북한 핵실험에 대한 '유감'의 뜻을 전달했다. "금기시되는 한반도 문제에 대해 겁내지 않고 명확한 주장을 펼치는 것이야말로 진보정당의 설립 취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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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치' 297호(2006.11.06.~11.12.)에 실린 민주노동당 방북대표단 사진. ⓒ 진보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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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치' 297호(2006.11.06.~11.12.)에 실린 민주노동당 방북대표단 사진. ⓒ 진보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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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현, 권영길, 노회찬 등 민주노동당 방북단이 2006년 11월 3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다음날인 11월 1일 열린 조선사회민주당과의 공식회담에서 권영길 의원단 대표는 "어떤 일이 있어도 한반도 비핵화의 원칙은 지켜져야 하는 것인데 심각한 것은 지금 그 원칙이 깨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부시정권과 보수세력 의도에 말려들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노회찬은 '지금 조성된 국면을 좋아하는 것은 반통일세력밖에 없다"며 "핵 시험 이후 한반도 긴장이 조성되었고 남녘 동포들은 불안해하고 있는데, 우리는 이 우려와 불인을 해소하면서 이 사태가 어떻게 조성된 것인지 해명해야 하고 평화적 해결방안을 마련해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안전판' 개성공단, 개성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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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1월 27일 개성공단을 방문한 노회찬 의원. ⓒ 노회찬재단

 
2006년 11월 27일 노회찬은 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 김기수 최고위원 등 당직자 16명과 함께 궂은비를 맞으며 개성공단을 방문했다. 6자회담 재개를 앞두고 개성공단이 갖는 의미를 재확인하기 위한 방문이었다. 개성공단은 핵실험의 후폭풍과는 상관없이 활기찬 분위기였다. 

노회찬은 "개성(開城)은 '성을 열다', 즉 남북이 각자의 성을 연다는 뜻"이라며 "(남북한이) 법률혼 이전 실험동거를 하고 있는 것이 바로 개성공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이후 인도적 지원과 이산가족 상봉이 중단된 초긴장 상태에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은 그대로 유지됐다"며 "남쪽에서는 여러 가지 말들이 많지만 개성공단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안전판이라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라고도 했다. 

"겉은 눈으로 덮여 있지만 속에는 싹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개성공단을 찾은 노회찬이 밝힌 방문 소감이다. 한 달 전 북핵실험 이후 악화돼 있는 남북관계가 '눈'이라면 개성공단은 '싹'이라는 것이다. 노회찬은 "미국에서 개성공단 사업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사정도 모르고 떠들어대는 게 오히려 미국 정책의 신뢰를 떨어뜨린다"고 지적하고 "개성공단만큼은 남북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서울신문, 2006.11.28.).

2007년 4월 4일에는 민주노동당과 민족화합운동연합 등이 주최하는 '남북 청소년 평화통일의 숲 가꾸기' 행사가 있었다. 이날의 행선지는 개성시 봉동. 개성공단이 아닌, 개성시 외곽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는 금강산이나 개성공단구역이 아니라 개성시로 가는 경우는 매우 드문 편이었다.

행사에는 노회찬, 단병호, 심상정, 현애자 등 민주노동당 국회의원들과 경기도당 위원장, 인천시당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식수행사를 마친 후 방북단은 식사를 하면서 여흥을 즐겼다. 노회찬은 북한 가요인 '심장에 남는 사람'을 열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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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2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1층 로비에서 열린 '개성공단 우리기업 상품전시회' 당시 노회찬 의원이 축사하는 모습. ⓒ 노회찬재단

 
2016년 12월 2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1층 로비에서 '개성공단 우리기업 상품전시회'가 열렸다. 노회찬(정의당 원내대표)은 축사를 했다. 축사 내용을 옮겨 적어본다.

"이 자리에 와서 개성공단의 우리 기업들이 만든 물건들을 보면서 정말 감회가 새롭습니다. 저는 이 물건들이 만들어지는 그 현장을 본 경험이 있습니다. 남과 북이 군사적으로 대립하고 있는 그 현장의 북측에서 남쪽기업들이 자리를 잡고, 그곳에서 북쪽 주민들이 일하고 있는 그 모습 자체는 남과 북, 그리고 한반도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평화와 통일의 모습을 먼저 실현해주는 광경이었습니다.

이처럼 뜻깊은 개성공단이 정부의 오판과 잘못된 정책 채택으로 인해 작년에 폐쇄됐습니다. 개성공단이 폐쇄된 이후 벌어진 모든 상황은 개성공단 폐쇄가 잘못된 정책임을 입증해주고 있습니다. 북한의 추가 핵실험을 막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북한에게 크게 타격을 주지도 못했습니다. 오히려 마치 자해하듯이 우리 기업만 피해를 보고, 여전히 그 피해가 보상도 되지 않는 상태로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번 촛불광장에서 확인된 민심의 하나는 개성공단과 관련한 것입니다. 개성공단 폐쇄 자체가 탄핵을 받은 정책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의 뜻깊은 상품전시회가 개성공단이 다시 정상 재가동되는 그 날을 앞당기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이라 봅니다.

특히 오늘 이 자리에 와주신 개성공단 기업협회 소속 여러 기업인들, 그리고 그 곳에서 일하시는 분들 그동안 노고가 참 많았습니다. 여러분들이 아직도 보상받지 못한 여러 피해들에 대해서 제대로 피해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국회가 앞장서서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스무살, 어깨동무의 약속' 행사 : "안녕?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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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 20일 서울시청 시민청 태평홀, 어린이어깨동무 20주년 기념 및 이사장 이취임식 '스무살, 어깨동무의 약속' 행사에서 축하하고 있는 노회찬. ⓒ 노회찬재단

 
2016년 6월 20일 서울시청 시민청 태평홀. 어린이어깨동무 20주년 기념 및 이사장 이취임식 '스무살, 어깨동무의 약속' 행사가 진행됐다. 160석의 자리가 꽉 찬 것도 모자라 급하게 좌석을 마련할 만큼 많은 분들이 모였다. 노회찬(정의당 원내대표)도 그 가운데 한 사람으로 축사를 했다. 

2006년 어린이어깨동무는 북녘 친구들을 향해 '안녕? 친구야!'를 외치며 활동을 시작했다. 이때 진행한 '안녕? 친구야!' 캠페인은 수해로 어려움에 처해있던 북녘 친구들을 걱정하며 안부를 묻는 인사인 동시에, 남과 북의 친구들이 만나 함께 정답게 뛰노는 것에 대한 염원이 담긴 표현이었다.

권근술 이사장(전 한겨레신문사 사장)은 이임사에서 "처음 평양을 방문한 것이 1998년 초겨울 50대 후반이었는데, 이젠 머리가 허연 일흔다섯의 노인이 됐습니다. ... 지난 20여 년, 여러 분야 전문가들과 후원자들의 눈물과 사랑이 오늘의 어깨동무를 있게 한 것이지요. 앞으로 어깨동무가 하는 일에 온 국민이 환호 가운데 남북화합의 시대가 열리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통일이 된 후에도 남과 북의 주민들이 다 같이 어린이 문제만 생기면 맨 먼저 찾아오는 어린이어깨동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인사를 전했다.

기록연재 | 조현연 노회찬재단 특임이사

[노회찬하면 떠오르는 것, 여덟 장면: 기록으로 톺아보기 ⑦-4]로 이어집니다(바로 읽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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