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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이분들이 두려워하는 건 평화예요"

노회찬하면 떠오르는 것, 여덟 장면: 기록으로 톺아보기 ⑦-4 : 자유인 문화인 평화인

등록 2020.12.28 06:51수정 2020.12.28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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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재단은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과 함께 공동기획으로 12월 7일부터 31일까지 4주 동안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에 8편의 이야기 글('노회찬하면 떠오르는 것' 여덟 장면: 기록으로 톺아보기)을 선보인다.[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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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 노회찬 의원의 어머니 원태순 여사가 국회의원회관 의원실 방문했을 당시 모습. ⓒ 노회찬재단

 
[지난 기사] "자해하듯 우리만 피해"... 그러나 개성공단은 아직도 에서 이어집니다

이산가족 상봉, 위성지도를 활용한 이산가족 고향 찾기

노회찬은 북한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 하지만 형제와 조카들을 찾는 어머니를 위해 한 차례도 생사 확인을 북측에 부탁한 적은 없었다. 지위를 빌어 '청탁'을 하는 건 그로선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산가족 사이에서는 상봉 추첨을 '로또'라고 부른다. 2000년부터 시작돼 2015년까지 스무 차례 진행된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는 운이 좋은 몇십 명만 뽑힌다. 노회찬의 어머니는 1990년대 초 통일부에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했다. 어머니 원태순도, 아들 노회찬도 "순서가 오겠지" 하며 '로또 당첨'을 기다린 게 어언 25년 됐다(황성기, [서울광장] 이산가족 노회찬의 유감, 서울Pn, 2017.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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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18일 실향민 2세 출신의 국회의원 원혜영(평남), 노회찬(함남), 진선미(함남) 의원이 '위성지도를 활용한 이산가족 고향 찾기 과제와 지원방안'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공동주최했다. ⓒ 노회찬재단

 
2017년 9월 실향민 2세 출신의 국회의원 원혜영(평남), 노회찬(함남), 진선미(함남) 의원은 '위성지도를 활용한 이산가족 고향 찾기 과제와 지원방안'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공동주최했다(2017.9.18.). 

1부 개회식에서 원혜영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제 아버님은 평안남도 중화군 출신으로 저 역시 실향민 가족"이라고 밝히고 "북한개발연구소에서 개발한 고향 찾기 프로그램이 70년간 고향을 그리며 분단의 고통을 겪어온 이산가족과 실향민의 아픔을 치유하는 동시에 꿈에 그리던 고향에 좀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진선미 의원도 "저의 아버지는 함남이 고향이며 생전에 북에 두고 온 홀어머니를 늘 그리워하셨던 이산가족 이었다"면서 "현재 이산가족들을 위한 지원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에서 이산가족 고향 찾기 사업과 지원방안에 대한 이번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경청해 이산가족문제가 해결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의정활동을 펼쳐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노회찬은 "이산가족상봉이 중단된 상태에서 위성지도를 활용한 이산가족의 고향 찾기는 실향민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보듬고 위안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시도가 될 것으로 확신하며 오늘의 세미나를 통해 실향민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풍부하게 논의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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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개발연구소가 만든 고향 찾기 프로그램 '엔케이파인더'. ⓒ 노회찬재단북한개발연구소

 
이 자리에서는 위성지도를 활용해 이산가족·실향민 고향집의 현재 모습을 확인하는 프로그램인 '엔케이-파인더(NK-Finder)'가 소개되고 지원방안이 논의됐다. 탈북민 석·박사를 주축으로 활동하고 있는 북한개발연구소(소장 김병욱)는 "이산가족 상봉은 북한의 협조가 없이 불가능하지만, 고향집 찾기는 프로그램만 있으면 남한의 힘으로 가능하다"며 "이산가족·실향민들에게 탈북민들이 드리는 선물"이라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실향민이 기억하고 있는 주소를 실마리로 한다. 옛 방식의 좌표로 제작한 북한 지도를 지금의 구글 지도로 변환해 정확한 지점을 찾아준다. 이렇게 찾은 위치를 바탕으로 그동안 고향집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확인한다. 
   
한반도 평화와 주한미군의 역할, '전략적 유연성'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이 2014년 11월 30일 예결특위에서 윤광웅 국방부장관 등에게 질의하고 있는 모습. ⓒ 이종호

 
한편 노회찬은 오랫동안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주한미군의 제대로 된 역할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대표적인 것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strategic flexibility)'의 문제였다. 

2004년 11월 30일 노회찬은 2003년 7월에 열린 제3차 미래한미동맹정책구상회의(FOTA)에 앞서 한국측 협상팀(NSC·외교부·국방부·기획단 포함)의 사전준비회의에 제출된 문서(주한미군 지역역할 수행 대비책)를 공개하며 "현재 미국이 한반도에서 추진하고 있는 '주한미군 지역 역할'은 북한과 중국에 대한 선제 군사 개입을 위한 것"이라며 "미국은 중국, 북한을 표적으로 하는 주한미군 지역 역할을 구상하면서 한국군 참여도 요구했다"고 밝혔다.

즉 "결국 주한미군의 지역 역할이 단순히 대테러전에 한정되지 않고 중국 등 잠재적 패권국가와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 의혹이 있는 북한에 대한 군사적 개입을 명시한 것"이라는 것이다.
 

2004년 11월 3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이해찬 국무총리 등 관계 국무위원들이 출석한 모습. 가운데 윤광웅 국방부장관이 답변하고 있다. ⓒ 이종호

 
2004년 12월 6일 노회찬은 보도자료를 통해 "그동안 한국 정부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합의는 없었다고 했지만, 이 보도(중앙일보, 2004.12.6.)에서 미 국방부 관계자는 미국은 GPR(해외미군재배치계획)에 따라 해외주둔 미군을 유사시 어디로든 이동시킬 수 있는데 이는 양국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강화 원칙'에 합의했기 때문이라고 분명히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미국 관계자가 협상내용 공개를 문제삼은 것에 대해 "한미간 협상내용은 모두 비밀에 부쳐야 하고, 미국이 허락하지 않는 한 공개되지 말아야 한단 말이냐. 외교를 포함한 정부의 활동이 국익에 도움 되는지 철저히 감시하는 것이 국회 입법부의 권한이자 의무"라고 반박했다. 이어 "한국민의 반발을 의식해 이를 숨긴 채 지역역할 확대를 협상하려는 미국이야말로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어기고 있는 것"이라며 미 국방부 관계자의 '협상내용 폭로는 한미상호방위조약 위반'이라는 주장을 반박했다.

노회찬은 "'전략적 유연성에 대해 합의된 것이 없다'는 것이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면, 미국 측에 이 뜻을 명확히 전달하고 지역역할 확대를 용인치 않을 국민의 뜻을 협상의 지렛대로 삼아라"고 요구했다.

논란이 된 '전략적 유연성'이란 미국이 '해외주둔미군재배치계획(GPR)'에 따라 세계 어디서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해외주둔 미군을 유연하게 배치하려는 전략을 말한다. 공식적으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 처음 언급된 것은 2003년 한미연례안보회의(SCM) 공동성명에서다. 이 성명에서 한미 양측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 지속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본격적인 전략적 유연성의 본격적인 협상은 2005년 2월 시작됐다. 2005년 3월 노무현 대통령이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우리의 의지에 관계없이 동북아 분쟁에 휘말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은 그후 우리 측의 입장이 됐다. 협상은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모두 열두 차례 열렸다. 2006년 1월에 한국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존중하되 미국은 한국민의 의지와 관계없이 한국이 동북아 지역 분쟁에 개입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한국의 입장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주한미국의 전략적 유연성에 합의했다.

보수야당·보수언론에 말하다 : "평화란 의견이 갈릴 수 없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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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2018년 2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 노회찬 의원 페이스북

 
2018년 초 보수야당과 보수언론이 전세계를 상대로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이라고 홍보하고 나서기 시작했다. 평창을 평양으로 뒤엎으려는 그들의 노력은 집요했다. 평창겨울올림픽 조직위원인 나경원(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은 "평양올림픽"을 거론하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남북한 단일팀 반대 서한을 보내기까지 했다.

평창군민들은 지난 10년, 삼수 끝에 겨우 올림픽을 유치했다. 그런데 남한 보수정치인들의 도움으로 평양이 거저 23번째 겨울올림픽 유치 도시로 국제사회에 홍보되고 있는 것이었다.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2018.1.24.)에 출연한 노회찬은 특유의 풍자로 반박했다. 평양냉면을 특별히 좋아하는 노회찬, 그로서는 어쩌면 혼신의 힘을 다 쏟은 비판이었을지도 모른다. 

"올림픽 정신이 추구하는 게 평화예요. 그리고 '평양올림픽'이 뭡니까? 아니 뭐, 평양에 콤플렉스 있어요? 올림픽이 '평양올림픽'으로 변질됐다 그러면 평양냉면도 문제 삼아야죠. 왜 냉면은 다 평양 아니면 함흥이냐, 서울냉면, 수원냉면은 왜 없느냐, 대한요식업협회에 이거 완전히 정치적으로 중립이 깨진 거 아니냐고 항의를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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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노회찬. ⓒ tbs 갈무리

 
2018년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위장평화 회담'으로 격하시키자, 노회찬은 페이스북(2018.4.29.)을 통해 자칭 보수 정치세력에게 촌철살인의 쓴소리를 던졌다.

"완전한 비핵화와 돌이킬 수 없는 평화의 길로 들어서는 것을 두려워하는 자들이 있다. 수십 년간 전쟁위기와 이념대결로 권세를 유지해온 세력들이다."

노회찬은 "그들은 '비핵화와 평화의 길에 나라를 통째로 넘기겠습니까?'라고 절규한다"면서 자유한국당이 채택한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라는 6월 지방선거 메인 슬로건을 빗대어 일갈했다. 그리곤 이내 "예상 밖의 진전에 어처구니없어 하는 그들에게 단호하게 대답한다"며 "그렇다"라는 답을 내놨다.

노회찬은 자유한국당이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짚었다. 그것은 바로 '평화' 그 자체였다(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2018.1.24.). 

"이분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제가 볼 때는 평화예요. ... 남북간에 늘 군사적으로 긴장되어 있고 전쟁이 언제 일어날지도 몰라야 자기들이 그나마 살 틈이 생기는데 그런 게 평화로, 대화로 하면 그렇잖아요. 핵무기 달라고 (미국 가서) 구걸하고 다니고 이랬는데 평화 시절이 오면 골치 아프잖아요. 그러니까 자신들이 서식하고 번성할 기회가 점점 적어지는 거죠. 북한은 핑계인 것이고 자신들이 궁색하게 되는 처지, 불우한 처지가 원망스러운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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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 2일, 정의당 경남도당이 창원노동회관에서 연 '지방선거 승리 전진대회'에 이정미 대표와 노회찬 국회의원, 강기갑 전 의원 등이 함께 하고 있는 모습. ⓒ 윤성효

 
이런 문제의식의 연장선 위에서, '자유한국당을 넘어 경남 제1야당으로!'를 내건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정의당의 '경남지방선거승리전진대회'에서 노회찬은 강조한다.

"지금 한반도와 대한민국에서 없어져야 할 것이 두 개입니다. 한반도에서는 핵무기가 없어져야 하고, 대한민국에서는 자유한국당이 없어져야 합니다. ... 자유한국당을 없애기 위해 정의당이 만들어졌습니다."

남북간의 군사적 대결과 한반도의 긴장을 조장하는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한국의 '얼치기 보수'가 앞세우는 것은 애국, 애국심이었다. 이들은 '애국심'을 마치 보수의 전유물로 생각한다. 이런 '박제된 애국심'에 대해 노회찬은 일침을 가했다(노회찬·구영식, '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 비아북, 2014, 215; 217쪽). 

"20세기의 세계사적 갈등 속에서 배웠듯, 자기 나라가 살기 위해 다른 나라를 희생시키는 애국에는 여전히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 함께 잘살 수 있는 애국이어야 하고, 애국이란 이름하에 자신들의 권력욕을 합리화시키는 일도 있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진정한 애국은 그 사회 공동체가 자부심을 갖고 갈등 없이 잘살게 만드는 것이다. 삶의 질을 높이고, 공동체의 평화를 보장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애국이다."

"국민들이 자기 나라에 자부심을 갖는 순간 애국심은 저절로 나온다. 애국심은 강요하거나 교육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좋은 나라로 만드는 것은 누구의 역할인가? 그건 정치인들의 역할이다. 그러라고 존재하는 것이 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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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 만남에 환하게 웃은 정의당 2018년 4월 27일,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노회찬 원내대표 등이 국회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첫 만남을 생중계로 지켜보고 있는 모습. ⓒ 남소연

 
노회찬의 유고집 '우리가 꿈꾸는 나라'(창비, 2018.9., 84~85)에는, '전쟁은 선택지가 아니다'는 제목의 글이 수록돼 있다. "엄밀히 말해 우리 앞에 놓인 길은 전쟁 또는 평화뿐입니다"로 시작하는 노회찬의 글 마지막 부분을 소개하며 오늘의 이야기를 마친다. 

"평화란 어디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저 멀리서 오지요.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겠지만 빠르고 편한 지름길은 없습니다. 평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만한 노력과 각오가 필요합니다.

저는 그 누구도, 보수라 할지라도 전쟁을 부추겨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건 보수가 아닙니다. 가짜지요. 극우라면 모를까 건강한 보수라면 절대 전쟁을 고려해서는 안 됩니다. 보수든 진보든 평화와 안전을 추구해야 합니다. 예컨대 유럽에서도 보수와 진보의 의견이 갈리는 문제는 경제나 복지입니다. 전쟁도 불사하자는 주장은 나라를 망가뜨리자는 것일 뿐 보수라는 이름으로 용인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 기억했으면 합니다. 평화란 의견이 갈릴 수 없는 문제입니다."

기록연재 | 조현연 노회찬재단 특임이사


[노회찬하면 떠오르는 것, 여덟 장면: 기록으로 톺아보기 ⑧]로 이어집니다(12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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