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출의 아픔을 극복하고 KIA 필승조에 안착한 홍상삼
ⓒ KIA 타이거즈
KIA는 2020 KBO리그를 6위로 마감하면서 가을 야구 문턱을 넘지 못했다. KIA의 실패 요인 중 첫손에 꼽히는 것은 부상 선수 속출이다. 투수진과 야수진을 통틀어 부상자가 끊이지 않아 '완전체'로 치른 경기가 거의 없었다.
KIA의 불펜 필승조 역시 마찬가지였다. 2019년 구축된 '박전문 필승조' 박준표, 전상현, 그리고 마무리 문경찬에 올해 큰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세 선수 모두 돌아가며 부상을 당해 이탈했다. 문경찬은 내야수 류지혁의 부상 이탈을 메우기 위한 NC 다이노스와의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되었다.
그런 가운데 KIA 불펜의 버팀목 역할을 한 이는 뜻밖의 선수였다. 2019시즌 종료 뒤 두산 베어스에서 방출된 홍상삼이었다. 공황 장애에 시달렸다고 고백한 그는 KIA의 부름을 받아 4000만 원의 저연봉으로 두 번째 야구 인생을 시작했다.
▲ KIA 홍상삼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 KIA 홍상삼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홍상삼은 4승 5패 17홀드 평균자책점 5.06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0.732를 기록했다. 5점대 평균자책점을 비롯한 세부 지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57경기에 등판하며 팀 내 최다 등판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홀드 역시 팀 내 최다였다. '마당쇠' 노릇을 한 홍상삼을 영입하지 않았다면 KIA 불펜은 필승조의 구색 맞추기조차 어려웠을 것이다. 그의 연봉을 감안하면 '가성비'가 두드러졌다.
홍상삼의 장점은 좌타자 상대에 있었다. KIA는 이준영을 제외하면 좌완 불펜 요원이 거의 없었다. 게다가 이준영은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0.295로 인상적이지 못했다. 하지만 홍상삼은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0.149로 탁월한 가운데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 0.214보다 좋았다.
kt 위즈의 주권과 더불어 홍상삼은 좌타자를 주로 상대하는 우완 불펜 요원이었다. 윌리엄스 감독의 홍상삼 기용 방식은 소위 '좌우놀이'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KBO리그 일부 지도자들에게 모범적인 본보기가 되었다. 기록을 중시하며 선수의 장점을 살려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 많은 볼넷 허용이 약점인 홍상삼(출처: KBO야매카툰/엠스플뉴스) ⓒ 케이비리포트 야구카툰
2021년을 앞두고 홍상삼은 과제를 안고 있다. 그는 2020시즌 패스트볼 평균 구속 144.5km/h로 상대를 윽박지르며 힘으로 찍어누르는 투구를 선보였다. 48이닝 동안 61개의 삼진을 솎아내 9이닝당 탈삼진이 11.44개로 리그 최정상급의 탈삼진 능력을 뽐냈다.
하지만 볼넷도 54개를 내줘 9이닝당 평균 볼넷이 무려 10.12개였다. 이 때문에 상대 타자들이 빠른 카운트에서 공략하지 않고 공을 골라내기 시작하면 홍상삼이 위기에 빠지는 상황이 종종 연출되고 말았다.
제구 난조는 두산 시절부터의 고질적 약점이지만 개선하지 않으면 2021년에는 올해보다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 상대도 KIA 필승조의 일원인 홍상삼을 분석하고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 2021년 제구 약점의 극복 여부가 주목되는 KIA 홍상삼 ⓒ KIA 타이거즈
2021년 윌리엄스 감독 2년 차를 맞는 KIA는 가을야구를 목표로 부상할 것이다. 공황 장애와 방출 설움을 이겨내고 재기에 성공한 홍상삼이 제구 약점을 극복하고 KIA 불펜의 믿을맨으로 롱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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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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