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은 사람이 하지만, 걸음을 이끄는 건

[디카시로 여는 세상 시즌3 - 고향에 사는 즐거움 72] 서설

등록 2021.01.05 10:25수정 2021.01.05 10:35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연화산 ⓒ 이상옥

   
2020 경자년을 뒤로 한
2021 신축년 아침
너에게로 가는 길
- 이상옥 디카시 <서설>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시작해서 코로나19로 마감했다. 코로나 팬데믹은 2021년 신축년에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마지막 날에도 고향 인근 연화산 산행을 했고 신축년 새해에도 연화산을 올랐다. 연화산에는 눈이 하얗게 덮여 있었다. 지난해의 온갖 아픔과 슬픔과 고뇌들을 덮어버리는 상서로운 눈이었다.

지난 3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를 통해 올해 세계 경제 방향을 좌우할 이슈로 7가지를 꼽았다. 코로나 백신 상용화, 바이드노믹스(Bidenomics) 본격화, 기후변화 관련 국제적 대응 노력 강화 등은 긍적적 요인으로, 글로벌 패권 경쟁 상시화, 유럽 내 경제 불균형 및 정치 갈등 심화 가능성, 글로벌 경기 회복 불균형 등은 부정적 요인으로 꼽았다.  

코로나19는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 팬데믹이기 때문에 집단면역이 생성돼야 진정한 의미의 일상이 회복되는 것이다. 미국 영국 등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올 하반기 중 '집단 면역' 상태에 가까워질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세계 경제도 활기를 띨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은행의 전망도 따지고 보면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은 반반이다. 낮이 있으면 밤이 있듯이 세상사가 다 그렇다. 절대적 희망, 절대적 절망이라는 것은 없다. 희망 속에 절망이 내재해 있고 절망 속에 또 희망이 내재해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정말 해외에 자주 다녔다. 가고 싶으면 세계 어느 나라도 갈 수 있는 한국여권 소지자로서의 자부심과 함께 말이다. 당시는 그게 그렇게 소중한 일임을 미처 몰랐다.

중국 정주경공업대학교에 2016년 3월부터 2년간 재직하다가 예상치 못하게 당국에서 비자 연장을 안 해주는 바람에 2018년 봄학기에 수업 시간표까지 짜 놓은 상태에서 중국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대학에서 비자 연장을 위해서 중국 하남성 교육당국과 계속 접촉을 하는 사이, 2018년 봄학기에는 중국에는 들어가지 못하고 홍콩, 필리핀 세부 등을 여행하는 좋은 기회를 가졌다.


비장 연장하는데 시간도 너무 많이 소요돼서 결국 중국 체류는 포기했다. 중국 취업비자 대신 중국 관광 복수 비자로 바꿔서 중국 청도, 상해, 연길 등을 자유롭게 다니며 청도대학에서 특강도 하고, 상해와 연길에서도 조선적 대상으로 특강도 했다. 한국에서는 고성문화원 부설 디카시연구소를 독립기관인 한국디카시연구소로 확대 개편하고, 제2 디카시집 <장산숲>도 출간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한국디카시인협회 창립 등 주요한 일들을 어느 정도 마무리한 시점인 2019년 말 베트남 호치민 소재 메콩대학교 초청으로 2020년 3월부터 베트남에 체류하기로 돼 있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아직까지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코로나 집단면역이 생겨 여행도 자유로워지면 메콩대학교로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2021년 신축년 정초 고향집 인근 서설로 덮힌 연화산을 오르며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을 돌아보고 또 새해는 어떤 길이 펼쳐질 것인지를 사뭇 두렵고도 설레는 마음으로 예측 아닌 예측해 보면서도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라는 잠언의 한 구절이 새삼 떠올랐다.
덧붙이는 글 디카시는 필자가 2004년 처음 사용한 신조어로, 디지털카메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을 포착하여 찍은 영상과 함께 문자를 한 덩어리의 시로 표현한 것이다.
#디카시 #서설 #신축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로서 계간 '디카시' 발행인 겸 편집인을 맡고 있으며, 베트남 빈롱 소재 구룡대학교 외국인 교수로 재직 중이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특혜 의심' 해병대 전 사단장, 사령관으로 영전하나
  2. 2 "윤 대통령, 달라지지 않을 것... 한동훈은 곧 돌아온다"
  3. 3 왜 유독 부산·경남 1위 예측 조사, 안 맞았나
  4. 4 '파란 점퍼' 바꿔 입은 정치인들의 '처참한' 성적표
  5. 5 총선 참패에도 용산 옹호하는 국힘... "철부지 정치초년생의 대권놀이"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