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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여자화장실 '불법촬영' 교사, 징역 3년 선고

창원지법 형사3단독 "교사 신뢰 실추, 배신감 갖게 해... 최근 판례 살펴보고 양형 수위 정해"

등록 2021.01.05 15:40수정 2021.01.05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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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지방법원. ⓒ 윤성효

 
학교 여자화장실에 불법촬영 카메라를 설치했던 전직 교사 ㄱ씨가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5일 오후, 창원지방법원 형사3단독 조현욱 판사는 건조물칩입죄, 성폭력특별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ㄱ씨에 대해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3년과 성폭력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기관 등 7년 취업 제한을 선고했다.
 
조 판사는 ㄱ씨가 죄를 인정한다면서 양형에 대해 설명했다. 조 판사는 "판결 전날까지 고민이 컸다. 판례도 다 찾아보고 불법촬영 관련 논문도 참고했다"며 "불법촬영 범죄는 증가 추세다. 인터넷 기사가 원룸에 카메라를 설치한 사례가 있다. 대학생, 심지어 공무원까지 불법촬영을 한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조 판사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범죄다보니 피해자들이 더 큰 고통을 받는다. 피해자들은 모두 '우리는 불안하게 살고 싶지 않습니다'고 말한다"고 강조했다.
 
ㄱ씨에 대해, 조 판사는 "이번 사건의 피고인은 교사이자 스승이다. 교과 내용 외에도 학생들에게 생활면에서도 지도해야 할 책임감 있는 지위"라고 말했다.
 
범행 장소와 관련해, 조 판사는 "이번 사건의 범행 장소는 배움의 터전이었다. 어떤 사람에게는 집보다 오래 머무는 곳이었다. 이런 곳을 피고인은 단순 성적 호기심으로 추악한 범행의 장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조 판사는 "교사와 학부모, 시민들에게 교사에 대한 신뢰를 실추했고 배신감을 느끼게 했다"며 "동일 범죄라도 누가 했는지에 따라 사회적 지위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달라져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양형과 관련해, 조 판사는 "불법촬영 범죄로, 전파 가능성이 있는 디지털범죄이고, 피고인은 범행을 위해 카메라를 준비하고 미리 설치하는 등 치밀하게 계획했고 상당 시간 지속했다는 점에서 극히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범행 대상자가 인적 신뢰가 있는 학생과 교사들이었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높다"며 "피해자들은 정신적 고통이 크고 엄벌을 탄원하고, 깊은 배신감과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는 점에서 극히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조 판사는 "최근 2~3년간 판례를 모두 살펴보고 수위를 정했다"며 선고했다.
 
지난 결심 공판 때 검찰은 ㄱ씨에 대해 징역 4년을 구형했다.
 
ㄱ씨는 자신이 근무하던 경남지역 한 고등학교 여자화장실에 불법촬영 카메라를 설치했고, 이같은 사실이 2020년 6월 24일 발견됐다. 경찰이 CC-TV 분석 등을 통해 ㄱ씨를 유력한 혐의자로 보고 수사해 구속 기소했던 것이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ㄱ씨는 전임했던 경남지역 다른 고등학교에서도 불법촬영 카메라를 설치한 혐의가 드러나기도 했다. 해당 학교 학생과 졸업생들은 '교사 불법촬영 사건 대응모임'을 결성해 활동하기도 했고, 재판부에 엄벌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내기도 했다.
 
경남도교육청은 사건 발생 직후 ㄱ씨에 대해 직위해제하고 '성폭력사건 신속처리절차'를 적용해 징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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