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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쫓겨난 유족들... '누더기' 중대재해법, 법사위 통과

'5인 미만 사업장 배제' 관련 수정 논의 있었지만 국민의힘 반대로 그대로 의결

등록 2021.01.08 12:54수정 2021.01.08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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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법 후퇴에 항의하는 이한빛 아버지 고 이한빛 PD의 아버지 이용관씨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중대재해에 대한 기업 및 책임자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해 발언하려 하자 관계자가 막아 서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고 이한빛PD의 아버지 이용관씨가 8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장 밖으로 내쫓겼다.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은 복도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 여야 합의 과정에서 정부·재계의 요구를 수용해 전방위적으로 후퇴했다는 논란을 빚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소위의 여야 합의안 그대로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처리된 직후였다. 

회의장 밖으로 내쫓긴 이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위해 국회 앞에서 29일째 단식농성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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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 참관 중 후퇴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대해 발언하려다 제지당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김종철 대표를 비롯한 정의당 의원들은 이날 전체회의 개의 직전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법안소위 심사 과정에서 후퇴한 ▲5인 미만 사업장 처벌대상 제외 ▲50인 미만 사업장 대상 3년 유예기간 적용 ▲인과관계 추정 조항 삭제 등을 다시 법안 취지에 맞게 반영해 달라는 호소였다.

특히 심상정 의원은 "무조건 처벌을 강하게 해야 한다는 게 아니다. 이 법은 사실상 산업재해를 철저히 예방하라는 법"이라며 "5인 미만 사업장 배제가 그 사업장을 위하는 것처럼 말하는 건 오히려 (산재 예방을 위한)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정부·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사실상 배제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사위원인 더불어민주당 박주민·신동근·소병철·최기상 의원과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도 회의 개의 후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서 빠진 5인 미만 사업장 배제 부분을 다시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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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5인 미만 사업장이 대상에서 빠진 중대재해에 대한 기업 및 책임자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이 통과되자 괴로워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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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혜련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법률안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그러나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들은 법안보다 서울 동부구치소 내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를 놓고 추미애 법무부장관을 집중 추궁했다. 그 탓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관련 논의는 집중되지 못하고 흩어졌다.

"아까 의견이 나온 것을 반영한 다음에 의결을 해야 하지 않겠냐(최강욱 의원)"는 지적이 나왔지만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여야 간사가 노력했지만 (5인 미만 사업장 배제 등과 관련) 동의가 안 된다"면서 의결을 진행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김도읍 의원도 "6일 동안 여야가 치열하게 토론했고 아쉬운 점 남을지 모르지만 그런 결론을 낸 것이다. 최강욱 의원이 그렇게 주장하면 민주당이 밀어붙여서 날치기를 하든 지금까지 했던대로 하라. 갑론을박하지 말고"라며 앞서 제기된 의견들을 수용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결국,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그대로 의결됐다. 이 법은 8일 오후 본회의에서 최종 처리될 예정이다.


"유족들은 허용할 수 없다... 10만 명 김용균 우롱한 것"   
 

[현장영상] 결국 주저앉아 눈물흘린 고 김용균 어머니 김미숙 ⓒ 박소희

한편, 김미숙 이사장은 회의장 밖에서 "국민의힘이 5인 미만 사업장 포함을 반대하고 나섰다. 5인 미만 사업장에서 한해 400명이 죽어나간다. 계속 죽어나가게 하겠다는 것"이라며 "절대로 유족들은 (이런 후퇴를) 허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용관씨도 "대다수 의원들이 (5인 미만 사업장을) 제외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발언했고 정부부처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대통령령으로 정하자고 동의했는데 마지막에 국민의힘 김도읍 간사가 반대해서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위해) 국민동의청원을 제기했던 김미숙님의 발언권을 요청했는데 무시하고 가결 방망이를 두드렸다"라며 "(국민동의청원에 참여한) 10만 명의 김용균을 우롱하는 거다. 이게 국민을 위한 국회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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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한빛 PD의 아버지 이용관씨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5인 미만 사업장이 대상에서 빠진 중대재해에 대한 기업 및 책임자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이 통과되자 유감을 표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법사위 #이한빛PD #김용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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