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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기 금지, 채식의날 운영... 이런 구청 본 적 있나요

[인터뷰 ①] 환경운동가 출신 박정현 대전 대덕구청장의 '넷제로' 실험

등록 2021.01.14 12:16수정 2021.01.14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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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에 맞선 '모범 넷제로도시'를 만들기위해 노력하고 있는 박정현 대전 대덕구청장 ⓒ 대덕구

 
'탄소인지예산제', '넷제로 10만양병설'... 생소한 용어를 행정정책으로 구현하려고 하는 기초단체장이 있다. 환경운동가 출신 박정현 대전 대덕구청장(더불어민주당)이 그 주인공이다.
 
탄소인지예산제는 정책예산을 세우기 전 그 정책이 탄소중립에 얼마나 기여할 것인지를 먼저 따져보고 반영하는 정책이다. 또한 '넷제로 10만양병설'은 대덕구민 10만 명을 누구나 '탄소중립(넷제로)'에 대해서 5~10분은 이야기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포부다.
 
실현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지만, 어렵고 힘들어도 지구를 위해, 미래를 위해 박 구청장이 반드시 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추진하는 정책들이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8일 오후 대덕구 '미호동 넷제로도서관'에서 박 구청장을 만나 인터뷰했다. 이날 인터뷰에는 양흥모 에너지전환해유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이 함께 참여해 질문을 하고 의견을 나눴다.
 
인터뷰가 진행된 미호동 넷제로도서관은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 경비초소로 사용되던 공간이다. 청남대가 개방되면서 미호동 마을쉼터가 됐다가 1층 '미호동 넷제로 공판장'과 2층 '미호동 넷제로 도서관'으로 탈바꿈했다. 대덕구와 에너지전환해유 사회적협동조합, 미호동복지위원회가 함께 만들어낸 기후위기 대응 혁신 플랫폼이다.
 
이날 박 구청장은 2021년 대덕구정의 핵심이 '그린뉴딜'이라고 했다.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었던 지난해를 보내고 맞는 올해는, 새로운 100년을 맞는 우리 사회가 앞으로 어떤 사회로 나아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해가 될 것이고, 그 고민의 핵심이 문재인 대통령이 선언한 '탄소중립 사회로 나아가는 것'이라는 것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대덕구는 올해 지역에너지계획을 수립해 실천하고, 탄소인지예산제를 시행하겠다고 했다. 또 'RE100포럼(기업이 2050년까지 사용 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국제 캠페인)'을 만들어 기업들과 함께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고민할 예정이다.
 
또한 혁신도시로 지정된 연축지구를 '친환경 에너지자립 스마트 혁신도시'로 조성하고, 새롭게 조성되는 금영산업단지를 '재생에너지 100% 사용 산업단지'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지구를 살리는 작은 실천도 빼놓지 않고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이메일 지우기, 채식하는 날 운영, 나무 칫솔 사용하기, 쓰레기 배출 부서 실명제, 일회용 용기 들고 청사 출입금지 등 구청장과 공무원 모두가 작은 것 하나에서부터 솔선수범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태블릿 회의를 시작했다. 불필요한 종이 한 장이라도 줄이자는 의지가 담겨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대덕구는 지난해 '2020한국정책학회 정책대상', '대한민국 자치발전대상', '대한민국헌정대상' 등 온갖 상을 휩쓸었다. 이에 대한 소감을 묻자 박 구청장은 "대덕구는 안하는 일은 있어도 못하는 일은 없다"라는 말로 대신했다.
 
끝으로 박 구청장은 올해 대덕구가 선정한 '마고소양(麻姑搔痒, 전설에 나오는 마고할미가 긴 손톱으로 가려운 데를 긁는다는 뜻으로, 일이 뜻대로 잘됨을 이르는 말)'이라는 사자성어를 언급하며, 코로나19로 지친 구민들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서 해결하는 행정을 하겠다고 새해각오를 밝혔다.
 
다음은 박 구청장과 나눈 일문일답 내용이다.
 
"전국 지자체 최초로 탄소인지예산제 도입"
  

- 2021년 새해가 시작된 지 일주일이 지났다. 올해 대덕구가 추진하는 주요 정책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달라. 
 

"크게 다섯 가지로 말씀 드릴 수 있다. ▲ 기후변화에 대응한 '그린뉴딜' 본격 추진 ▲ 지역경제 활성화와 사회적 경제 생태계 조성 ▲ 인구구조(가구)변화에 대응한 행정 혁신 ▲ 민관협력을 강화해 연대와 협력의 거버넌스 구축 ▲ 정책의 모든 과정에서 '주민행복'을 기준으로 한 결정과 실행이 그것이다."
 
- 그린뉴딜, 탄소중립, 넷제로 등 용어가 다소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사전적으로만 보면 탄소중립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양 만큼 이산화탄소 흡수하는 나무를 심거나 청정에너지를 사용해 실질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든다'는 뜻이고, 넷제로(Net Zero)는 영어식 표현이다. 
 
"그렇다. 탄소중립이나 넷제로 이러한 용어는 사실 저도 어렵다. 이게 행정용어도 아니고, 어찌 보면 학술용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대체할 적절한 용어가 없는 상황에서 여기저기에서 계속 나오다보니 그렇게 사용할 수밖에 없다. 아마도 주민들께서 이 용어를 가지고 쉽게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래서 저희는 지난해 '그린뉴딜 정책'을 발표하면서 부제로 '빙하만들기'라는 말을 사용했다. 그렇게 하면 훨씬 주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주민들과 더 많은 논의를 통해서 대덕구의 '넷제로'는 어떤 이름으로 할 것인가를 더 고민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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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30일 '대덕e 시작하는 그린뉴딜'을 발표하고 있는 박정현 대전 대덕구청장. ⓒ 대덕구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올해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 '넷제로 원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미 대덕구에서는 넷제로 정책을 많이 시행해 왔다. 히트상품이라고 할 수 있는 '넷제로 카페', '넷제로 도서관', '넷제로 지킴이', 그리고 지금 우리가 와 있는 이곳도 그러한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대덕구의 넷제로 정책에 대해 소개해 달라.
 
"대통령께서 시정연설을 통해 이제부터 탄소중립 사회로 나아가겠다고 말씀하셨는데, 경제 이야기는 무려 43번 하셨다. 사실 이 두 가지는 배치되는 말이기도 하다. 그것을 동시에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그렇게 하겠다는 것은 우리 경제시스템을 바꾸겠다는 말씀이다.

지난해가 3.1운동 100주년이면서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이었다. 그렇다면 이제 올해는 새로운 100년을 시작하는 첫 해이다. 앞으로 대한민국 사회가 어떤 사회로 나아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해이다. 그런 의미에서 '탄소중립 사회로 나아가겠다'는 선언은 매우 중요하다.
 
그렇게 중요한 올해, 우리 대덕구는 그럼 어떻게 할 것인가, 이게 문제인데, 이미 우리는 지난 해 10월 7일 '대덕e 시작하는 그린뉴딜'을 발표했다. 5대 분야 40개 사업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 등 기후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간다는 게 그 핵심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2030년까지 ▲ 온실가스 50% 감축 ▲ 도심권 녹지비율 15% 확대 ▲ 친환경차량 보급률 30%로 확대 ▲ 신재생(친환경)에너지 보급률 30% 이상 높이기 ▲ 재활용비율 80% 확대 ▲ 에너지자립마을 개수 12개로 확대 등이다. 또 2050년까지는 연축지구를 '친환경 에너지자립 스마트 혁신도시'로 조성하고, 주민과 함께하는 '기후위기 대응'을 통해 '지속가능한 행복도시'를 만들겠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것을 실제 실현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하고 있는 '지역에너지계획'을 올해 수립하고 실행할 것이다. 특히 이 계획을 수립하면서 지역주민들과 만나 주민이 참여하여 함께 만들도록 하려고 한다. 우선은 코로나 상황 때문에 어렵지만, 2월말 쯤 지나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두 번째 중요한 실행계획은 '탄소인지예산제'다. 성인지예산처럼 예산을 세울 때 이 정책이 탄소중립의 기능을 하는지, 얼마나 가능한 것인지를 미리 컨설팅하는 것이다. '탄소인지예산제'는 저희가 처음인 것 같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아직 내용이 나온 것은 아니다. 우리 직원의 아이디어였고, 참 좋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부적 검토를 거쳐서 선언을 해 놓은 상태다. 올해 용역을 해서 만들어가야 한다. 이게 잘 만들어지면, 2022년 예산을 세울 때는 전체는 다 못하더라도 건축 같은 분야에서라도 먼저 시행하려고 한다."
 
- 탄소인지예산제는 정말 획기적인 아이디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실행이 좀 어려울 것 같기도 하다.
 

"저희가 이것을 하겠다고 하니까 환경전문 연구원께서 '왜 이렇게 어려운 걸 하시려고 하느냐'고 말씀하기까지 했다. 그렇지만 우리의 발표를 보고 경상남도 같은 데에서도 연락이 와서 '참 좋다. 우리도 하겠다'고 하시고, 화성시에서도 관심을 보이셨다. 어려운 일이기는 하다. 그렇지만 해야 하는 것이니까 우리가 가장 앞장서서 하려고 한다."
 
또한 'RE100포럼'을 만들어서 기업들과 함께 논의해 보려고 한다. 대덕구에는 산업단지가 많으니까 거기에 있는 기업 중에 100% 재생에너지를 쓰겠다고 하는 기업, 또는 그렇게 가야 하는 기업들을 설득해서 참여시키고, 거기에서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기술적으로는 무엇이 필요한지, 국가와 지방정부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이 있는지 등을 듣고, 논의하려고 한다.
 
그와 동시에 대덕구 평촌동에는 지금 대전시가 금영산업단지를 만들고 있다. 그래서 저희가 대전시에 건의해서 새롭게 만드는 산업단지에는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하는 산업단지로 만들어보자고 했다. 그랬더니 허태정 대전시장이 좋다고 하셨다. 기존의 산업단지는 어려움이 있지만, 새로 시작되는 곳이니까 상징적인 모델로 만들어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2편에 계속)

[다음 기사 -인터뷰②] "주민 90% 이상 기후위기 공감... 탄소중립 정책 기반 있다" http://omn.kr/1rg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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