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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가 받은 뇌물은 모두 158억 8081만 원

[14일 대법원 선고] 파기환송심 확정할 경우, 사면 둘러싼 논란 이어질 듯

등록 2021.01.13 16:48수정 2021.01.1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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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들어서는 박근혜씨. (자료사진) ⓒ 사진공동취재단


158억 8081만 원.

2020년 7월 박근혜씨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이 산정한 뇌물액수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박근혜씨)은 대기업 총수들과 단독 면담이라는 은밀한 방법을 통해 롯데·삼성그룹으로부터 150억 원이 넘는 뇌물을 수수하였고, SK그룹에 대해서는 89억 원의 뇌물을 요구하였다"라고 지적했다.

파기환송심은 박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하면서 뇌물죄와 그 밖의 범죄를 분리해 선고했다. 뇌물죄 형량은 15년이었다. 각 사안마다 뇌물 액수가 커 단순 뇌물죄(형법 130조)가 아닌, 뇌물죄의 가중처벌을 규정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이 적용됐다. 수뢰액이 1억 원 이상인 경우에는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파기환송심 판결이 이뤄진 만큼, 14일 대법원은 파기환송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할 가능성이 높다. 이후 그의 사면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래 파기환송심이 판단한 박씨의 뇌물죄를 정리했다.

[뇌물 ①] '국정농단의 핵심' 삼성 뇌물 86억

박씨 뇌물죄의 핵심은 박근혜·최서원(최순실씨의 개명 후 이름)씨가 최씨 딸 정유라 승마지원과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 명목으로 삼성으로부터 받은 뇌물이라고 할 수 있다. 파기환송심에서 산정한 삼성 뇌물액수는 모두 86억 8081만 원이다. 이는 크게 정유라씨 승마 지원(70억 5281만 원)과 최씨 소유 영재센터 지원(16억 2800만 원)으로 나눌 수 있다.

특히 영재센터 지원을 두고 대법원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계작업과 관련이 있다고 강조했고, 파기환송심도 이를 따랐다. 아래는 파기환송심 판결문의 '다시 쓰는 판결 이유' 부분이다.
 
피고인은 2015. 7. 25 안가에서 (중략) 영재센터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요구하였다. 이재용은 위와 같은 피고인의 요구를 들어줄 경우 자신의 승계작업 등 현안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피고인과 정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 자리에서 위 피고인의 요구를 승낙하였다. 이로써 피고인과 이재용 간에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뇌물을 수수하기로 하는 합의가 이루어졌다.
 
이후 이 부회장의 지시로 삼성은 영재센터에 지원금을 보냈다. 2016년 2월 15일 만남에서도 박씨는 이재용 부회장에게 영재센터 지원을 요구했고, 이 부회장은 재차 지원금을 보냈다.


영제센터 지원과 관련해 박씨에게는 뇌물죄뿐만 아니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도 적용됐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요구형 뇌물의 경우 특히 공무원의 요구가 직무상 권한을 배경으로 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행위를 동반하는 때에는 공무원인 피고인(박근혜씨)에 대한 비난이 공여자에 비하여 훨씬 가중될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뇌물 ②] 롯데그룹으로부터 받은 70억 원

2016년 3월 14일 박근혜씨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박근혜씨는 롯데그룹의 최대 관심 사안이 월드타워 면세점 특허 취득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박씨는 신 회장에게 K스포츠재단 지원을 요청했고, 이후 롯데그룹은 K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을 보냈다. K스포츠재단은 박근혜씨 지시에 따라 청와대 주도로 설립된 곳이다. 설립·운영 과정에서 박씨와 최서원씨는 긴밀하게 연락을 취했고, 최씨는 재단에서 "회장님"이라 불리며 운영에 깊숙이 관여했다.

2018년 4월 박씨 국정농단 1심 재판부는 "K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을 지원한 롯데그룹의 행위는 그 지원이 월드타워 면세점 특허와 관련된 대통령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라는 점에 관한 공통의 인식 또는 양해 하에 이루어진 것으로 보기 충분하고, 피고인(박근혜씨)과 신동빈 사이에 부정한 청탁이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라고 판시했다.

롯데그룹은 문제가 불거진 후 70억 원을 돌려받았지만, 박씨는 뇌물죄 적용을 피할 수 없었다. 1심 법원의 판단 이후 항소심, 상고심, 파기환송심에 이르기까지, 롯데그룹 뇌물과 관련한 법원의 유죄 판단은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뇌물 ③] SK그룹으로부터 약속받은 89억 원

박근혜씨는 2016년 2월 16일 안가에서 최태원 회장을 만났다. 최태원 회장에게는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 등의 현안이 있었고, 박씨는 이를 알고 미르·K스포츠재단 지원과 최서원씨의 가이드러너 사업 지원을 요구했다. 1심 법원은 롯데그룹의 사례처럼 묵시적인 부정한 청탁이 있음을 인정했다.

SK그룹은 89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실제 지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박근혜·최서원씨에게는 제3자 뇌물요구죄가 적용됐다. 이와 관련한 법원의 유죄 판단 역시 재판 과정에서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

[뇌물 ④] 국정원장으로부터 받은 2억도 뇌물

박근혜씨가 남재준·이병기·이병호 국가정보원장으로부터 받은 특별사업비 35억 원이 뇌물인지를 두고 재판 과정에서 치열한 다툼이 벌어졌다. 1, 2심 모두 뇌물이 아니라고 봤다. 국정원에서 청와대에 국정원 자금을 전달하는 관행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박씨가 이를 지시하거나 보고받지 않았다는 게 그 이유였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 가운데 이병호 국정원장으로부터 받은 2억 원만큼은 뇌물이라고 봤다. 파기환송심도 이에 따랐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피고인(박근혜씨)은 국정원 자금 교부를 중단하라고 지시한 상태에서 이병호가 피고인의 지시 없이 자발적으로 교부한 이 부분 돈을 별다른 이의 없이 받았다"면서 "이 부분 돈을 피고인이 직접 사용한 것은 (국정원장들로부터 특별사업비로 받은 33억 원과 이병호 국정원장으로부터 받은 2억 원의 성격은 다르다는) 피고인의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판시했다.

또한 "국정원장이 자신의 지휘·감독 및 인사권자로서 당시 사정이 어려운 대통령에게 자발적으로 거액의 돈을 교부하는 것은 사회일반으로부터 대통령의 국정원장에 대한 직무집행에 관하여 공정성을 의심받기에 충분하다"라고 밝혔다.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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