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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공유제? 국가가 로빈후드인가"

[스팟인터뷰]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쓴소리... '사회연대기금' 대안 제시

등록 2021.01.14 07:21수정 2021.01.14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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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또 다시 뜨거운 토론 주제를 던졌다. '코로나 양극화 시대' 해법으로 제안한 이익공유제다. (관련 기사 : '현실성 없다' 비판에도 이낙연 "자발적 이익 공유가 원칙" http://omn.kr/1rkms) 

야당은 보수, 진보 가릴 것 없이 '반대'다. 다만 주장의 결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이 힘든 상황 속에서 살아남은 기업에게 '돈 좀 내라'고 압력을 가하나? 준조세나 다름 없다"라고 비판한다(최형두 원내대변인). 반면 정의당은 "지금 필요한 것은 보다 과감하고 적극적인 국가의 역할"이라고 말한다(김종철 대표). 

민주당 안에선 이용우 의원이 처음으로 이익공유제를 공개 비판했다. 그는 12일 페이스북글에서 "문제의식에 공감하지만 그리 좋지 않은 프레임에 갇히는 결과를 가져온다"며 '이익공유제 동참기업은 착하고, 불참기업은 나쁘다'식의 구도가 짜이는 상황을 우려했다. 또 "이익공유제는 자발성을 강조하지만 실제 그리 될지 의문"이라며 "이 경우 논란만 증폭된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의 대안은 '사회연대기금 조성'이다. 그는 "정공법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재원 일부는 국채 발행, 나아가 한시적 사회연대세, 기업이 기금에 기부하면 법인세 세액공제, 개인은 소득세 세액공제 등으로 지원하는 것으로 하자"고 했다. 다만 "세목 신설은 최후의 것으로 보면 된다"며 반드시 '증세'를 주장하는 의미는 아니라고 부연했다.

이 의원은 다음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도 "이익공유제는 (부자들의 재물을 훔쳐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준) 로빈후드 얘기"라며 "국가가 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민주당이 부동산, 공공의료와 마찬가지로 자꾸 '선악 구도'로 접근하면 안 된다는 '쓴소리'를 남겼다. 이익공유제 자체도 국가의 역할을 미루는 것이고, 당장 민생 문제가 시급한데 자꾸 '한국판 뉴딜' 등 미래비전을 강조하느라 민심과 멀어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민주당에서 이익공유제, 소상공인 휴업보상 등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양극화 대책을 내놓은 것도 "늦었다"고 봤다. 다만 "늦었어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3일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홍익표 정책위의장을 단장으로 하는 '포스트코로나 불평등 해소TF' 설치를 의결했다. 이용우 의원도 위원으로 참여한다. 

"코로나 불평등 극복은 국가의 일... 노무현이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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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 남소연

   
- 12일 페이스북에 '이익공유제는 프레임 자체가 그리 좋지 않고, 자발성만 강조해선 효과도 의문'이라고 글을 남겼다. 계기가 궁금하다.

"제가 가진 인식 중 하나가 선과 악의 구도로 경제를, 시장을 보면 안 된다는 것이다. '선한 임대료'라는 말도, 그걸 안 한 사람은 나쁜 사람으로 만든다. 아니, 상가 갖고 있는 사람도 빚져서 할 수 있잖아요? 마찬가지로 이익공유제를 말하면 로빈후드 얘기가 된다. 그건 국가가 할 일이 아니죠. 국가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 '정공법이 아니다'라고 한 까닭 역시 같은 맥락인가.

"항상 국가 재정이 문제다. 2007년 태안 기름유출사고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기름 확산 막을 수 있냐'고 물었더니 공무원들이 주저주저하니까 나중에 '이거 돈 문제라고 하는데, 그러면 안 된다. 필요한 자원을 총 동원하라'고 했다. 마찬가지다. 이 경우엔 지도자가 이러이러한 문제가 있으니까 다 같이 극복하자고 솔선수범하는 게 정치권의 도리라고 본다."

-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지면서 국민들도 점점 더 국가의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처음에는 '국가가 무슨 돈이 있어서 (재난지원금을) 다 줘?' 했다. 그런데 2차, 3차 주니까 '다 어려운데 왜 안 주냐', '왜 우리만 고통 분담하냐'고들 말한다. 사회 전체에 (개인이 먼저라는 분위기가) 상당히 심각하다. '의료진 덕분에' 캠페인만 해도, 그렇게 말하는데 과연 우리 (사회)가 의료진을 어떻게 지원하고 있는지는 가려졌다."

- 개인의 희생에만 의지했다는 뜻인가.

"공공병원 문제를 보자. 제가 대정부 질문에서도 얘기했는데, 공공병원이 필요하다면 과연 몇 개가 필요하며 실태가 어떤가를 파악해야 한다. 기획재정부가 정말 잘못하고 있고, 그뿐 아니라 청와대에서도 잘못하는 거다. 공공병원은 사회를 지탱하는 일종의 보험이다. 그런데 보험이란 게 개별사건으로 편익비용분석(Benefit-Cost Analysis)하면 전부 적자다. 그러면 국가가 무언가를 해야 한다. 

재정을 함부로 쓰면 안 되죠. 하지만 지금 당장 우리 공공의료 체계가 상당히 취약하다는 게 보이지 않나. 그러면 어느 지역에 몇 개가 필요하다고 접근하는 게 맞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공공의료를 말하며 의대 정원 확대를 얘기했다. 우리 당 지도부가 제일 잘못한 점이다. 그 중요한 걸(재정의 역할) 빼먹었다."

- 사회연대기금 제안하면서 국채를 재원으로 하고 기업이나 개인이 기부할 때 세액공제 등으로 지원하자고 했다. '최후의 것'이라고는 했지만 증세도 언급했는데.

"저는 증세보다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서 '아, 이게 필요한 것이구나' 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싶다. 가령 요즘 주식시장이 굉장히 활성화했으니 증권거래세에서 0.5% 정도를 떼어서 코로나19 상황 끝날 때까지 기금 조성에 쓰는 식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아직 구체적이진 않다.

재난지원금도 처음에는 (전국민의 공감대가 형성된 것은) 아니었지만 지금은 '이런 게 필요한 것이구나, 국가가 해야 할 일이구나'라고들 한다. 국민들이 국가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 원래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 실감했다. '국가는 이럴 때 이걸 하는구나, 공동체가 유지되려면 이런 것들은 서로 나서서 해줘야 하는구나'라는 인식이 생기면, 다음 경우를 대비해 돈을 좀 비축했다가 쓸 수 있도록 하자고도 할 수 있다. 인식의 전환이 우선이다."

"국민들은 '지금 무엇을 할 거냐'고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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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내린 12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 연합뉴스

 
- 공동체의 복원이 중요하니까 국가가 그만큼 더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말인데, 이와 정반대가 아까 언급한 '선악프레임'이다. 그런데 사실 민주당이 부동산 정책도 이 프레임으로 접근해오지 않았나.

"맞다. '1가구 1주택은 실수요자, 다주택자는 투기수요자라 투기를 잡으면 집값이 잡힌다'는 프레임 자체가 아주 잘못됐다. 사람들은 내가 1주택이더라도 내 집값이 오르길 원하고, 더 좋은 집과 더 좋은 위치로 가길 원한다. 그 욕망은 누구나 다 있고, 자본주의체제에선 그 욕망이 있어야 경제활동을 한다. 그 욕망을 부정하고 '욕망을 가지면 나빠'라는 것을 달리 말하면 '전 국민이 나쁜 사람'이다. 사람들의 욕망은 당연함을 전제하고 집값 문제를 풀어야 한다."

- 반면에 '이익 공유는 선하다'는 것 역시 선악프레임이고?

"로빈후드잖아요."

- 어쨌든 민주당에서 이익공유제, 소상공인 휴업보상 등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피해 지원책 이야기가 연일 나오는데, 다소 늦은 감이 있다.

"늦었죠. 지금 대통령 신년사도, 민주당에서 하는 것도 큰 주목을 못 받는 이유가 있다. (한국판 뉴딜을 강조하는데) 뉴딜은 3R이다. Relief(안정), Recovery(회복), Reform(개혁). 그런데 당장 내 발등에 불이 떨어졌는데, 하루 살아 하루 먹기도 힘든데 (당·정·청이) 먼 미래 이야기를 하고 있다. Relief를 얘기 안 한 채로 Recovery와 Reform을 말한다. 국민들은 '그 방향은 맞지만, 지금은 무엇을 할 건데?'라고 질문하는데, 정확한 답을 못하고 있다. 그래도 늦었지만,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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