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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2015년 경남개발공사 채용비리 '유죄' 판단 근거는?

창원지법 "면접업무 적정성, 공정성 저해", 구속 박재기 '사장 권한 주장' 했지만...

등록 2021.01.14 11:47수정 2021.01.14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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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지방법원. ⓒ 윤성효

 
경남개발공사 직원 채용 비리에 대해 법원은 어떤 판단으로 '유죄'라고 했을까. 박재기(구속) 전 경남개발공사 사장은 직원 채용이 사장 귀속이고 면접위원들을 '위계의 상대방'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이다.
 
창원지방법원 조현욱 판사는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박 전 사장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해 법정 구속했던 것이다. 판결은 지난 12일에 있었고, <오마이뉴스>는 14일 판결문을 살펴보았다.
 
경남개발공사 직원 채용 비리 사건은 2015년 벌어졌다. 박재기 전 사장은 2014년 7월부터 2016년 3월 사이 사장으로 재직했고, 이때는 홍준표 전 지사 때다. 경찰·검찰은 박 전 사장을 포함해 7명을 기소했다.
 
박 전 사장은 2014년 9월, 당시 경남도 정무부지사(전 국회의원)로부터 비정규직 ㅈ씨를 정규직으로 전환시켜 달라는 부탁을 받고, '2015년 상반기 정규직 내부채용'과정에서 ㅈ씨를 비롯한 일부 전환 대상자들한테 시험문제를 미리 알려준 혐의다.
 
박 전 사장은 채용업무 담당자인 ㅇ씨에게 시험문제와 답안을 사전 입수하도록 지시했고, ㅇ씨는 시험출제업체 담당자 ㅂ씨로부터 '일반상식 과목 객관식 110문항'의 문제와 답안을 전달 받아 박 전 사장한테 전달했다.
 
ㅈ, ㅂ, ㅎ씨를 포함한 4명은 시험문제와 정답을 미리 열람했고, 이들은 응시에서 1~4등으로 합격했다. 이후 외부 면접위원 2명은 이들에 대한 면접시험을 진행했던 것이다.
 
재판 과정에서 박 전 사장을 비롯한 관련자들은 "직원 채용 업무는 사장한테 귀속"되고, "면접위원들에 대한 위계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면접 업무의 방해를 발생할 염려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면접업무의 적정성 또는 공정성이 저해"
 
그러나 법원은 판단이 달랐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 문제되는 업무방해, 즉 외부 면접위원들의 공정하고 적정한 면접업무 방해의 구성요건적 행위는 '사전에 유출된 문제를 이용하는 등의 부정한 방법으로 필기시험을 통과해 그러한 사정을 모르는 외부 면접위원들의 면접에 응시'하는 것"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공정한 절차에 따라 필기시험에 합격하지 않은 지원자로 하여금 면접에 응시하게 하는 행위는 면접위원들에 대하여 위계에 해당하고, 해당 면접위원이 그와 같은 행위를 공모 또는 양해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그 위계에 의하여 면접위원들이 수행하는 면접업무의 적정성 또는 공정성이 저해됐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또 재판부는 "불공정한 과정을 거쳐 필기시험을 통과한 지원자를 상대로 면접에 임하게 되었다는 사실 자체로 외부 면접위원들의 면접업무의 적정성 또는 공정성이 저해됐다"고 했다.
 
'업무방해를 공모하지 않았고, 업무방해 결과 발생의 염려가 없다'는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일반적으로 각종 시험이나 평가절차에 있어 시험주체 측에서 필기시험 직전에 지원자들에게 개별 연락을 하여 예상문제 등 참고자료를 보내주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며 "경남개발공사의 경우 이 사건 외에 그러한 사례가 있었다는 자료가 전혀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필기시험 직전에 제공받아 풀어본 예상문제가 사전에 유출된 것이라거나 그 중 일부가 실제 시험에 그대로 출제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거나 최소한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사전에 받은 예상문제를 필기시험 이전에 풀어본 다음 그 문제와 정답을 숙지해 시험에 응시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범행의사를 실행에 옮긴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필기시험에 응시해 합격한 후 면접에 응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업무방해의 추상적 위험이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박 전 사장의 양형에 대해 "경남개발공사의 채용, 승진 등 인사 업무에 관하여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인사 업무를 담당하던 부하 직원과 공모해 부당한 방법으로 피고인이 원하는 대로 채용 합격자를 결정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실제로 경남개발공사의 2015년 상반기 정규직 내부채용 절차에 응시하였다가 떨어진 지원자들은 위와 같은 부당한 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을 모른 채 큰 상실감과 아픔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죄질에 있어 통상의 업무방해 행위와 같이 평가할 수 없고, 피고인의 죄가 매우 무겁다"고 했다.
 
직원 ㅇ씨에 대해 재판부는 "채용 비리에 가담하여 범행의 중요한 부분을 수행하였다"며 "지위와 전체 범행 과정에서 분담한 구체적인 역할 등에 비추어 피고인의 죄도 무겁다"고 했다.
 
ㅇ씨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고, 응시자였던 ㅂ, ㅈ, ㅎ씨는 각 벌금 200만원, 응시자 ㅇ씨는 선고유예를 받았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시험출제업체 담당자 ㅂ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채용 내정자가 있고, 그들에게만 이 사건 예상문제를 제공한다는 점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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