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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일 새 주일대사 "위안부 문제 제3국 중재 가능"

부임 앞두고 기자간담회서 정부 입장과 배치된 답변... 논란될 듯

등록 2021.01.17 20:52수정 2021.01.17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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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일 신임 주일대사가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역사디자인연구소에서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강창일 신임 주일본대사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 "제3국 중재에 응할 수도 있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강 대사는 17일 오후 외교부 출입기자들과의 화상 간담회에서 '일본이 위안부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직접적인 답변은 피하면서도 "한일 협정문에, 문제가 있으면 제3국에 문제를 맡길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고 말했다. 또 "만일 응하게 되면 여기에 응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의 발언은 '(이 문제에 관해) 다툼이 없다'며 ICJ행이나 제3국 중재에 반대해온 정부의 기존 입장과 배치돼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실제 정부는 지난 2019년 일본 정부가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반발하며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 근거해 중재위 설치를 요청하자, 이에 응하지 않고 '1+1안'(양국 기업의 자발적 출연에 따른 위자료 지급)을 제안한 바 있다.

"역사문제 대응과정에서 지난날의 오류 반복하면 안돼"

강 신임 주일대사는 '최악'이라고까지 일컬어지고 있는 한일관계의 복원이라는 과제를 안고 오는 22일 부임할 예정이다. 강 대사는 부임 후 2주간의 자가격리를 거친 뒤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경제협력, 안보협력, 한미일 삼각공조체제 강화, 코로나19 공동대응, 도쿄올림픽 성공적 개최, 저출산 인구감소, 지역균형발전 문제 등 두 나라가 협력해야 할 일들을 열거하고 "이제 역사갈등 문제는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의논하여 정치적 해결책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재작년 일본측의 일방적인 수출 규제를 가리키는 듯 "역사문제가 경제문제와 뒤엉키게 되면 한일 모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그에 대한 대응 과정에서 지난날의 오류를 다시 반복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사로서 미래지향적 관계구축이라는 소명감을 갖고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강 대사는 양국간 관계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묻는 질문에 대해 "여러가지 명분과 원칙을 지켜주면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많이 있다"며 "내가 파악한 것만 12건"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자산 현금화 문제에 대해서는 "삼권분립으로 사법부가 할 일이 있고 정부가 할 역할은 따로 있다"면서도 "실제로 압류까지 가려면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며, 최악의 상황까지 가지 않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스가 총리의 남관표 전임 대사 이임 면담 거부는 결례"

바이든 새 행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미국이 한미일 삼각동맹을 구실로 우리에게 압박을 가해올 가능성에 대해서는 "바이든 당선인은 위안부 문제에 대해 잘 알고 계신 분"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위안부 문제에) 일본 편을 많이 들었고 지소미아도 일본 측 입장을 받아 졸속으로 운영됐는데 바이든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은 삼각동맹을 중시하기 때문에 화해에 엄청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알고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강 대사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남관표 주일 대사의 이임 면담을 거부한 것과 관련 "개인 사정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그건 결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이임하는 도미타 고지 주한대사를 30분간 면담하고 "한일 양국은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조기에 복원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강 대사는 문 대통령이 "한일관계 정상화와 양국 협력체제 강화에 애써달라고 당부했다"며 "도쿄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해 필요하면 어떠한 역할도 마지 않을 것이며 스가 총리를 만나 진솔한 대화를 나누겠다는 의지도 보였다"고 전했다.

4선 의원(더불어민주당)인 강 대사는 도쿄대학에서 동양학 박사를 하고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지내는 등 '일본통'으로 알려졌지만, 일본 측에서는 그가 과거 러시아가 지배하고 있는 '북방영토'를 방문해 "북방영토는 러시아 영토"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곱지 않게 보는 시각도 있다.
#강창일 #주일대사 #스가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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