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정적' 나발니, 독극물 테러 5개월만에 귀국... 바로 체포

비행기 타고 가다가 의식 불명... 독일 의료진 "노비촉 중독"

등록 2021.01.18 05:09수정 2021.01.18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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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귀국을 보도하는 BBC 갈무리. ⓒ BBC

 
독극물 공격을 당해 의식 불명에 빠졌던 알렉세이 나발니가 러시아로 돌아왔다. 나발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7일(현지 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치료를 받아온 나발니는 항공편으로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독극물 공격을 당한 지 5개월 만이다.

그는 러시아 정부가 예고한 대로 공항에 내리자 곧바로 체포됐다. 러시아 교정 당국은 나발니가 집행유예 의무를 여러 차례 위반한 혐의로 수배 상태였다고 밝힌 바 있다.

나발니는 지방 정부 고문을 지내던 2014년 프랑스 유명 화장품 회사 '이브 로셰'로부터 3100만 루블(약 5억9000만 원)의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징역 3년 6개월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그러나 나발니는 체포되기 직전 공항에 있던 지지자들과 기자들을 향해 "내가 옳다는 것을 알기에 어떤 것도 두렵지 않다"라며 "나에 대한 형사 사건은 조작됐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의 장기집권과 부정부패 의혹을 비판하며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주도해온 야권 운동가인 나발니는 지난해 8월 러시아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가던 중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그는 독일 인권단체의 지원에 따라 베를린의 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고, 사건 발생 후 18일 만에 깨어났다.


푸틴, "죽일 의도였다면 죽였을 것" 암살 의혹 부인 

나발니를 치료한 의료진과 독일, 프랑스, 스웨덴 등 서방 국가들의 수사 당국은 그가 옛 소련이 개발한 군사용 신경작용제인 '노비촉' 계열 독극물에 중독됐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암살 시도 의혹을 제기했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누군가 나발니를 침묵시키려고 했다"라며 "러시아가 이번 사건의 진상 규명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유럽연합(EU)과 경제 제재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나발니는 2017년에도 괴한이 얼굴에 화학물질을 뿌리고 도망가는 테러를 당해 안구를 다친 적이 있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는 서방 국가들의 주장에 근거가 없을 뿐더러 이번 사건에 러시아 정보요원들이 연루됐다는 나발니 측의 수사 요청도 거부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20년 12월 기자회견에서 "만약 죽일 의도가 있었다면 정말 죽였을 것"이라며 "치료를 위해 독일로 옮겨달라는 나발니 측 요청도 받아들였다"라고 강조했다.
#알렉세이 나발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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